롯데쇼핑 주식을 단 1주라도 갖고 있으면 11월 1일부터 백화점과 마트에서 쓸 수 있는 할인쿠폰을 받는다. 롯데쇼핑은 13일 롯데쇼핑 주주우대 제도인 '엘.아너스 클럽'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배당금 대신 쇼핑 혜택을 주는 일본식 주주 우대를 국내 대기업이 시행하는 첫 사례다.
◆1주 주주가 받는 것
1주 이상 주주에게는 가입할 때 한 번 10~20% 할인쿠폰을 '웰컴 기프트'로 준다. 쿠폰은 백화점, 마트·슈퍼, e커머스 등 롯데쇼핑 채널에서 정해진 한도 안에서 쓸 수 있다.
쇼핑을 많이 할수록 적립도 붙는다. 구매 실적이 100만원, 200만원, 300만원에 이르면 각각 1%, 2%, 3%의 엘포인트를 추가로 쌓아 준다. 사전 신청은 15일 엘포인트 앱에서 시작된다.
◆라운지·발렛은 1000주 1년 보유해야
프리미엄 혜택의 문턱은 따로 있다. 1000주 이상을 1년 넘게 보유한 상위 1% 주주에게만 백화점 라운지와 발렛 주차 이용권을 준다. 1주 주주와 장기 대량 보유자의 체감 혜택은 그만큼 갈린다.
혜택 대상은 분기 말 주주명부를 기준으로 3개월마다 다시 정한다. 첫 수혜자는 9월 말 기준 주주이고, 올해 말 기준 주주는 내년 2월 1일부터 혜택을 쓴다. 지금 주식을 사면 다음 분기 명단에 오르는 구조다.
◆알뜰 소비자의 셈법
소비자 입장에서 따져 볼 대목은 세 가지다. 첫째, 20% 쿠폰은 가입 시 한 번만 준다. 분기마다 되풀이되는 혜택이 아니어서 지속적인 절약 효과는 제한적이다.
둘째, 쿠폰 한 장의 최대 할인 금액과 제외 품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15일 앱이 열려야 확인할 수 있다. 셋째, 추가 적립은 300만원을 써야 3%에 닿는다. 평소 롯데 매장을 자주 찾지 않는 사람이라면 주식 매입비와 혜택을 저울질해야 한다.
◆일본에선 상장사 열에 넷이 운영
이 제도의 원조는 일본이다. 일본증권업협회가 2025년 낸 연구회 보고서를 보면 일본 상장사 4400여 곳 가운데 약 1500곳, 열에 넷꼴로 주주 우대를 운영한다. 도쿄 디즈니랜드 입장권이나 국내선 항공권 할인을 주는 회사도 있다.
효과도 수치로 확인된다. 이 자료에서 주주 우대 도입사의 하루 주가 변동폭은 미도입사보다 22% 낮았다. 도입사 열에 일곱은 개인주주가 늘었다고 답했다. 대형 유통업체 이온은 주주카드로 결제액의 일부를 돌려주고 라운지를 열어 주주를 단골로 묶어 둔다. 회전초밥 체인 구라스시는 제도를 없앴다가 개인주주 반발과 주가 급락에 두 달 만에 되살렸다.
◆국내도 중소형사 중심 15곳
국내에서도 낯선 제도는 아니다. IR큐더스의 지난해 집계로 증권사 앱에서 주주를 인증해 혜택을 주는 상장사가 약 15곳이다. 더네이쳐홀딩스는 1주 이상 주주에게 자사 의류 20% 할인쿠폰을, 오뚜기는 자사몰 20% 할인을 준다. 다만 중소·중견기업이 대부분이었다.
더 거슬러 가면 1985년 대우전자가 전 주주에게 제품 할인을, 신세계가 상품우대권을 준 전례도 있다. 롯데쇼핑의 이번 도입은 그 흐름을 대기업 규모로 끌어올린 것이다.
◆쿠폰이 배당을 대신할 수 있나
논란도 따라온다. 핵심은 상법상 주주평등의 원칙이다. 한 법률 전문가는 "대다수 우대제도는 지분에 비례하지 않는 방식으로 혜택을 일괄 지급해 소액주주에게 유리하고 대주주나 기관투자자에게 불리한 왜곡을 낳는다"고 지적했다. 국내 매장 쿠폰을 쓸 수 없는 외국인·기관 투자자는 현금 배당과 자사주 소각을 선호한다.
현금 배당이 줄고 자사 매장 판촉으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도 증권가와 소액주주 사이에서 나온다. 롯데쇼핑은 "주주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고 주주 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국내 대기업 최초로 주주 우대 제도를 시행하게 됐다"며 장기적 신뢰 관계 구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롯데쇼핑이 2024년 기업가치 제고계획에서 약속한 최소 주당 배당금은 3500원이다.
주가 평가에서도 격차가 확인된다. 같은 보고서에서 주주 우대 시행 기업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14.32배로 미도입 기업(13.17배)보다 9% 높았다. 개인주주가 늘고 주가 흔들림이 줄어드는 데 그치지 않고 시장이 매기는 값 자체가 달랐다.
스튜디오삼익은 지난해 1월 IR큐더스의 주주 인증 서비스를 통해 주주에게 프리미엄 매트리스 할인쿠폰을 지급했다. 주주환원의 한 방식으로 자사 제품을 내건 것이다. 의류와 식품에 이어 가구까지, 혜택의 모양은 회사가 파는 물건을 그대로 따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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