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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카드 재환전 수수료 1%…'환전 0원' 뒤 남은 외화 바꿀 땐 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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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로그·트래블월렛 1%, 쏠트래블 0.5%, 토스뱅크만 0원 ATM 한도·현지 기기 수수료 별도…무료 환전 프로모션 연말 만료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해외여행에서 쓰려고 100만원어치 외화를 트래블카드에 넣었다가 고스란히 남겨 돌아왔다고 치자. 하나카드 트래블로그 앱에서 원화로 되돌리면 1만원이 사라진다. '환전 수수료 0원'을 내걸고 가입자 1천만명을 넘긴 카드가 남은 돈을 바꿀 때는 1%를 뗀다. 가을 연휴에 트래블카드를 들고 나간 여행객이 귀국 뒤 가장 먼저 마주치는 트래블카드 재환전 수수료다.

◆살 땐 0원, 팔 땐 0.5~1%

주요 트래블카드 4종의 약관을 보면 '무료'는 외화를 살 때 이야기다. 하나카드 트래블로그는 외화 하나머니를 원화로 재환전할 때 1%를 차감하고 돌려준다. 트래블월렛 트래블페이도 잔액을 원화로 환불할 때 1% 수수료, 또는 매매기준율로 역산한 차액을 뗀다.

신한 쏠트래블 체크카드는 재환전 때 환율 우대를 절반만 적용한다. 실제 부담은 0.5% 안팎이다. 네 곳 가운데 살 때와 팔 때 모두 수수료가 없는 곳은 토스뱅크 외화통장 하나뿐이다.

다만 토스뱅크는 바꿀 수 있는 통화가 17종에 그친다. 트래블로그의 58종과 견주면 세 배 넘게 차이가 난다. 트래블월렛은 달러·유로·엔화가 아닌 통화를 충전할 때부터 수수료가 붙는데, 통화에 따라 0.5~2.5%다.

◆ATM '수수료 무료'의 조건

현지 ATM 출금도 '무료'라는 말 뒤에 조건이 따라붙는다. 트래블월렛은 한 달 500달러까지만 수수료를 면제하고, 넘는 금액에는 2%를 물린다. 토스뱅크 체크카드는 면제 혜택을 월 다섯 번, 700달러까지로 끊어 놓았다.

KB국민 트래블러스 체크카드는 횟수로 제한한다. 월 열 번까지만 수수료를 면제한다. 트래블로그는 한 번에 1천달러, 하루 6천달러, 한 달 1만달러까지 뽑을 수 있다. 쏠트래블의 월 출금 한도도 1만달러다.

카드사 면제와 별개로 돈이 새는 곳이 하나 더 있다. 현지 ATM 운영사가 자기 기기에 매기는 이용료다. 여신금융협회가 지난 8월 안내한 해외 카드 이용 유의사항을 보면 이 수수료는 카드사 면제 대상이 아니며, 제휴하지 않은 기기를 쓰면 건당 1~5달러 안팎이 따로 청구된다.

◆2조원 시장이 만든 틈

여신금융협회가 지난 5월 집계한 자료를 보면 올해 1분기 국내 9개 카드사의 해외 체크카드 결제액은 1조9천816억원이다. 분기 기준 역대 최대이고, 1년 전보다 17% 넘게 늘었다. 협회가 지난 4월 발표한 결제 현황에서 전업 카드사의 연간 해외 체크카드 이용액은 2022년 2조원 남짓에서 6조5천억원대로 세 배가 됐다.

시장을 키운 건 '무료 환전' 간판이다. 트래블로그는 누적 가입자 1천117만명에 환전액 7조원을 넘겼다. 쏠트래블은 출시 2년여 만에 발급 300만장, 환전액 4조원을 넘어섰다. 은행연합회가 지난해 7월 공시한 외환 수수료 비교 자료에서 공항 환전소의 달러 환전 수수료율이 최대 4.25%에 이르는 것과 비교하면 소비자가 이쪽으로 몰린 이유는 분명하다.

◆카드사 "환투기 막는 최소 장치"

카드업계는 재환전 수수료가 역마진을 막는 장치라고 설명한다. 사는 쪽도 파는 쪽도 공짜로 열어 두면 환율이 오를 때 외화를 사뒀다 되파는 차익거래에 이용된다는 것이다. 결제망 운영 비용을 메우는 최소한의 부담이라는 주장도 편다.

반론도 있다. 금융소비자단체와 자본시장연구원은 카드사들이 무료 환전만 크게 알리고 되돌릴 때 떼는 0.5~1%는 소극적으로 고지한다고 지적한다. 금융감독원과 여신전문금융업계는 선불전자지급수단에 기반한 핀테크 카드가 분실·도난 때 부정사용 보상 범위가 은행·카드사 상품보다 좁다는 점도 짚는다.

◆남은 외화, 어떻게 두나

되팔지 않고 두는 선택지도 있다. 신한은행 쏠트래블 외화예금은 달러 잔액에 연 2.0% 이자를 준다. 트래블로그는 외화 하나머니를 원화 기준 300만원까지만 보유할 수 있다. 각 사가 내건 무료 환전 프로모션은 올해 말 만료를 앞두고 있어 내년 조건은 다시 정해진다.

한 대학 경영학부 교수는 혜택 남용을 경계했다. 그는 "일부 고객이 여러 트래블카드를 활용해 현금을 대량 인출하는 등 혜택 남용 사례가 발생할 경우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남용 방지를 위해 한도 제한, 혜택 축소 등 추가 관리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른 대학 경영학부 교수는 무료 환전의 셈법을 이렇게 풀었다. "수수료 면제 등 파격적인 혜택으로 단기적으로 보면 카드사의 수수료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고객을 자사 플랫폼에 묶어 두는 '락인 효과'를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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