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는 지난해보다 싸졌는데 무와 새우젓은 비싸졌다. 올해 김장 장바구니는 그렇게 엇갈린다. 정부는 전통시장에서 국산 농축산물을 사면 구매액의 최대 30%를 돌려주는 온누리상품권 환급행사를 11월 김장철에 다시 연다. 여기에 15% 특별할인으로 충전한 모바일 온누리상품권을 겹치면 체감 할인은 절반에 가깝게 올라간다. 다만 그 셈법은 영수증을 들고 환급 창구에 줄을 서야 완성된다.
◆ 배추는 내리고 무·새우젓은 올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지난 8일 집계한 소매가격으로 배추 상품 한 포기는 5833원이다. 지난해 이맘때보다 열에 하나 넘게 내렸고 평년과 견주면 낙폭이 더 크다. 도매가는 한 달 새 40% 가까이 뛰었지만 1년 전보다는 여전히 낮다.
부재료는 반대로 움직였다. 무 상품 한 개는 2292원으로 1년 전보다 10% 가까이 올랐다. 새우젓은 더 가파르다. 1kg 소매가가 1만8984원으로 1년 새 4분의 1 가까이 뛰었다. 김장 비용을 가르는 변수가 배추에서 양념과 젓갈로 옮겨 간 셈이다.
◆ 15% 깎아 충전하고 30% 돌려받는다
중소벤처기업부는 모바일형과 충전식 카드형 온누리상품권을 특별할인 기간에 15% 할인해 판다. 종이 상품권의 통상 할인율은 5%다. 개인이 한 달에 충전할 수 있는 한도는 200만원으로, 선물하기로 받은 보유분까지 포함한 숫자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전통시장 온누리상품권 환급은 구매액에 따라 두 단계다. 국산 신선 농축산물을 3만4000원 이상 사면 1만원을, 6만7000원 이상 사면 2만원을 온누리상품권으로 돌려준다. 행사 기간 한 사람이 받을 수 있는 한도는 2만원이다.
두 혜택을 겹치면 이렇다. 15% 할인으로 충전하면 6만7000원어치 상품권에 실제로 들어가는 돈은 5만6950원이다. 여기서 환급분을 빼면 쓴 돈은 3만6950원으로 떨어진다. 할인율로 치면 45%에 가깝다.
◆ 수산물까지 겹치면 1인 4만원
해양수산부도 같은 구조로 국산 수산물 환급행사를 연다. 농축산물과 수산물 환급을 같은 시장에서 함께 운영하면 각각 돌려받아 한 사람이 최대 4만원까지 손에 쥘 수 있다. 농산물과 수산물을 따로 6만7000원어치씩 사서 4만원을 받아 간 사례를 해수부가 안내 자료에 실었다. 젓갈 같은 수산 가공식품은 원물의 70% 이상이 국내산이어야 환급 대상에 든다.
연말정산 혜택도 따로 붙는다. 전통시장에서 온누리상품권으로 쓴 돈에는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라 40%의 소득공제율이 적용된다.
◆ 환급 안 되는 영수증이 있다
모든 영수증이 통하지는 않는다. 수입 농수산물과 가공식품, 일반 음식점 결제액은 30% 환급에서 빠진다. 제로페이 앱에서 30% 선할인으로 발행하는 농할상품권이나 수산대전상품권으로 결제한 금액도 현장 환급 대상이 아니다. 선할인과 현장 환급은 겹쳐 받을 수 없다.
절차도 단순하지 않다. 상인이 결제할 때 소비자의 휴대전화 번호를 전산에 직접 입력해야 환급소에서 인증이 확인된다. 환급 부스에서는 영수증과 신분증, 구매 품목의 국산 여부를 일일이 확인하고 전산에 등록한다. 비가맹 점포에서 산 물건은 영수증이 있어도 소용없다.
◆ 줄서기 1시간, 선착순 마감
대구 번개시장에서는 온누리상품권 환급 행사 이틀 동안 1900명이 몰려 1시간 넘게 줄이 늘어섰고 현장 혼선이 빚어졌다. 시장별로 하루 환급 예산이 정해져 있어 장을 다 보고도 창구에서 선착순 마감을 만나 헛걸음하는 소비자도 적지 않았다. 인천시는 지난해 김장철 관내 9개 전통시장에 8억1000만원어치 환급 상품권을 선착순으로 풀었다.
규모는 작지 않다. 부산시가 관내 99개 전통시장에서 연 1차 환급행사에는 이틀간 6만4천여 명이 참여해 71억원의 매출을 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추석 할인 기간 대형마트가 28일 동안 결제 시 자동 할인을 받은 반면 전통시장은 닷새만 환급 부스를 운영해 줄서기 혼잡을 겪었다고 짚었다. 스마트폰 조작이 서툰 고령층이 충전 앱과 환급 절차에서 소외된다는 지적도 소비자단체에서 나온다.
정부는 지난 1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온누리상품권 개편안을 보고했다. 종이 상품권의 부정유통을 막기 위해 온누리상품권 환급 혜택을 디지털 상품권에 집중하고, 기본 선할인율은 5%로 낮추는 대신 전통시장에서 쓰면 5%를 더 돌려주는 차등 환급을 도입한다.
◆ 전통시장 몫은 13.7%
환급 행사의 바탕이 되는 농축산물 할인지원 예산은 전통시장으로 많이 가지 않는다. 신장식 의원실이 13일 공개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올해 1~9월 할인지원액 3880억원 가운데 전통시장 배정액은 13.7%다. 대형마트 비중은 열에 넷을 넘었고, 전통시장 비중은 1년 전보다 11%포인트 넘게 줄었다.
그마저 명절에 몰렸다. 전통시장 지원액의 84% 가까이가 설과 추석 두 달에 집행됐다. 명절이 아닌 일곱 달 동안 대형마트에는 1096억원이 들어간 반면, 전통시장에 돌아간 할인지원액은 85억원에 그쳤다.
11월 1일 김장철 온누리상품권 환급행사 본기간이 시작된다. 같은 날 정부 비축 무가 풀리고 김장재료 수급안정대책반도 가동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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