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해킹으로 인한 대규모 고객 정보 유출 사태로 인해 5대 시중은행장들이 4년 만에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했다. 은행장들은 늑장 대응과 부실한 보안 예산 집행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19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감에 5대 시중은행장이 나란히 증인석에 섰다. 이환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강태영 NH농협은행장 등 시중은행장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2022년 10월 이후 4년 만이다.
김재섭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신한은행을 비롯해 각 은행의 부실한 대응 조치를 추궁했다. 김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외부 해킹을 인지하기까지 15시간 26분이 소요됐으며 피해 고객은 2만5천729명에 달했다.
하나은행은 사태 파악에 41시간 44분이 걸렸다. 유출된 정보에는 이름과 전화번호, 연소득은 물론 하나은행의 경우 주민등록번호까지 포함돼 보이스피싱 등 2차 범죄 악용 우려가 제기됐다.
김 의원은 "이 정보만 있으면 보이스피싱으로 피해를 보게 하는 건 아주 쉽다"고 지적했다.
피해 보상 방식과 보안 예산 집행 실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신한은행 전체 피해자 중 정보 유출을 직접 조회한 비율은 22%에 불과한 상황에서, 신한은행이 내세운 '피해 발생 시 보상' 방침은 사실상 피해자에게 입증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또한, 2024년 기준 정보보호 예산 집행률이 국민은행 58%, 농협은행 53%로 절반 수준에 그친 점을 두고 김 의원은 "돈을 모아 놓고도 투자하지 않은 것"이라며 "이 때문에 해킹 피해가 발생했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시중은행장들은 일제히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지적 사항을 공감하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환주 국민은행장은 "신뢰를 기본으로 하는 금융기관에서 이번 사건이 발생해 고객과 국민 여러분께 염려를 끼친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예산과 인력을 충분히 확보하고, AI로 해킹한다는 전제 아래 보안 시스템도 AI 기반으로 갖추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피해 배상에 대한 구체적인 다짐도 나왔다. 이호성 하나은행장은 "피해가 생기면 보상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며 "보상 문구가 없었던 것은 정리하는 과정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현재까지는 피해가 없지만 피해가 발생하면 전체를 반드시 배상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강조했다.
정보 유출 피해를 피한 정진완 우리은행장과 강태영 농협은행장 역시 선제적인 방어 체계 고도화를 약속하며 감독기관과의 긴밀한 공조를 다짐했다.
한편, 해킹 사태 외에도 은행 점포 축소로 인한 금융 취약계층의 접근성 저하 문제도 거론됐다. 이에 대해 5대 은행장들은 과거에 비해 점포 폐쇄를 크게 줄이고 유지하는 추세라며, 향후 포용금융 취지에 맞춰 점포 운영 전략을 재검토하고 취약지역 고객의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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