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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장 고쳐라…중대한 흠결" 재판 시작부터 잇달아 체면 구기는 2차특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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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특검 이후 남은 의혹을 수사해 온 권창영 2차 종합특별검사가 24일 경기도 과천 특검팀 사무실에서 최종 수사결과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3대 특검 이후 남은 의혹을 수사해 온 권창영 2차 종합특별검사가 24일 경기도 과천 특검팀 사무실에서 최종 수사결과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권창영 2차 종합특별검사팀이 재판부로부터 공소장 내용과 혐의 적용을 지적받는 사례가 반복되면서 특검 자질론이 재점화하는 모양새다. 감사원 전 간부 사건에서는 허위공문서 혐의 성립 여부와 죄명 누락이 문제로 떠올랐고, 앞선 다른 사건에서도 법조항 누락과 불명확한 공소사실 등이 잇따라 지적됐다.

2차 종합특검은 출범 당시 약 97억9천만원의 예산을 배정받았다. 두 차례 법정 연장시한을 모두 소진한 뒤에는 특검법 개정까지 강행한 끝에 이례적으로 세 번째 연장 기회를 얻어 수사기간이 역대 최장인 180일로 늘어났다. 국회예산정책처는 3차 연장에만 운영비와 인건비, 사무실 임차료 등 약 27억9천만원이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처럼 적잖은 예산과 시간을 투입해 수사를 마무리한 2차특검이지만, 재판 시작부터 각종 사건에서 공소장 기재와 혐의 적용을 둘러싼 재판부의 지적이 이어지며 체면을 구기는 양상이다.

◆"이게 왜 허위공문서?" 재판부 어리둥절…특검, 혐의 누락하기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20일 감사원 전 간부 최모 씨와 손모 씨의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혐의 사건 속행 공판준비기일에서 특검팀이 허위작성공문서로 지목한 확인서의 성격에 의문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이게 왜 허위공문서 작성인가. 개인이 적어서 보내는 문서 아닌가"라고 물었다.

해당 확인서는 사인이 작성한 데다 공무원의 서명이나 날인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감사 과정에서 작성된 확인서의 경우 공무원 서명이 없더라도 수사기관의 피의자 신문 조서와 같은 공문서라는 취지로 해명했다.

이에 재판부는 "그렇다면 이런 식으로 사인이 자기 명의로 쓴 문서가 공문서로 취급된 판례가 있는지 제출해달라"고 요구했다.

공소장에 일부 혐의가 빠진 점도 도마에 올랐다.

재판부는 특검팀에 "직무유기는 기소가 된 것인가"라고 물었다. 공소사실에는 피고인들이 직무유기 혐의를 받는 것처럼 적혀 있지만 정작 '죄명'과 '적용 법조'에는 해당 죄목이 없었던 탓이다.

특검팀은 "착오로 누락돼 있다"고 답했다. 이에 재판부는 공소장을 보완토록 지시했다.

재판부는 "조금 많이 의문스러운 부분을 물어봤고, 오늘 준비기일을 끝낼 순 없을 것 같다"며 오는 12월 1일 공판준비기일을 한 차례 더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최씨와 손씨는 윤석열 정부 당시 대통령 관저 이전 특혜 의혹을 감사하는 과정에서 감사보고서를 조작한 혐의 등으로 지난 8일 재판에 넘겨졌다.

비슷한 지적은 전날 열린 종합특검 기소 사건 재판 도중에서도 나왔다.

김건희 여사와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 등이 재판에 넘겨진 대통령 관저 이전 부당개입 의혹 사건에서는 같은 사건 피고인인 21그램 김태영 대표에게 적용된 조세범처벌법 위반 혐의를 두고 재판부가 의문을 드러냈다.

특검팀은 김 대표가 관저공사 과정에서 원담종합건설 등의 명의를 빌려 공사계약을 체결하고, 이에 대한 세금계산서를 발급하지 않았다며 조세범처벌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그런데 재판부는 "이런 사건들은 이 조목을 적용한 건 경험하지 못했다"면서 "보통 허위 세금계산서는 경험상 탈세하려고 자료만 만들어 놓고 용역을 제공한 사건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찾아보겠지만 (혐의 적용이) 안 되지 않겠나. 좀 다른 것 같다"고 했다.

그러자 특검 측은 "검토하고 공소 제기를 했다"며 "법리적으로 필요하다면 의견을 내겠다"고 답했다.

이날 특검은 증거목록 작성 방식에 대해서도 재판부 지적을 받았다. 윤 의원 측 변호인이 증거목록에 입증 취지를 구체적으로 밝혀달라고 요구하자 특검 측은 "추후 검토해서 필요한 부분을 반영하겠다"고 답했다.

이를 본 재판부는 "검토가 아니고 기재를 하셔야 한다. 공소사실 네글자만 적으면 어떡하느냐"며 "어느 항목에 관련된 내용인지 알아볼 수 있는 정도는 돼야 한다. 참조 사항으로 보충 기재하라"고 지시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1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입구에서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이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1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입구에서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이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장 어색해·선후관계 안맞아"…"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는 판사도

같은 날 이른바 '계엄버스'에 탑승한 혐의로 기소된 김상환 전 육군본부 법무실장의 재판에서도 특검이 작성한 공소장 문장이 재판부 지적 대상에 올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7-1부(장성훈 오창섭 류창성 부장판사)는 김 전 실장의 내란부화수행 혐의 첫 공판기일에서 "버스에 탑승했고, 버스가 계엄사 구성을 위해 합동참모본부에서 출발했다 복귀했다고 하는 문장이 어색하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버스 탑승이 먼저 나오고 뒤에 상황이 구성되면 이해가 쉽지 않을까 한다"며 "'계엄사 구성을 위해서'가 주된 공소사실 같은데 선후 관계가 안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전 실장은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이 가결된 뒤에도 계엄사 법무처장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충남 계룡대 육군본부에서 계엄상황실로 향하던 이른바 '계엄버스'에 탑승한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 13일 국민의힘 의원들의 윤석열 전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방해 사건 첫 공판에서는 재판부가 공소장에 '중대한 흠결'이 있다고 직격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포착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백대현 부장판사)는 나경원·김기현·윤상현·권영진 국민의힘 의원의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공소사실에 중대한 흠결이 있어서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특검팀이 형법 144조상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적용하고도 그 전제가 되는 형법 136조상 공무집행방해 성립 요건과 관련한 내용을 공소장에 제대로 기재하지 않은 점을 문제삼았다.

재판부가 공무집행방해 성립 요건인 '공무원에 대한 폭행·협박'이 없었는지 묻자, 특검 측은 '물리력을 가지고 집행을 저지한 부분을 유형력 행사로 봤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에 "그 부분을 왜 기재 안 하셨나. 읽어보셨나. 어떻게 144조 1항만 단독으로 기재할 수 있나"라고 지적했다.

특검이 의원들을 각각 단독정범으로 기소하면서도 공소장에는 '공동하여'라는 표현을 사용한 점 또한 재판부의 질문을 피해갈 수 없었다.

조성현 전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의 내란중요임무종사 사건에서도 공소사실을 보다 명확하게 특정하라는 재판부 주문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8-1부(장성진 정수영 최영각 부장판사)는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공소장에) '국헌문란 목적을 인식하고 공유했다고 하는데 '공유'의 의미가 이해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피고인 방어권 행사에 지장이 없도록 피고인이 국헌문란 목적을 가지게 된 시기를 특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또 "조 대령이 직접 국회 담을 넘으라고 지시했다는 부분이 있고, 공소장 다른 부분에는 어떤 지시 관계인지 특정하지 않아 서로 안 맞는 부분이 있다"며 지시와 보고 경로를 명확히 해달라고 요구했다.

이 밖에도 목차에 적힌 내용이 본문에 없거나 국회의원을 끌어내라고 지시한 시간이 잘못 기재된 부분 등이 지적됐다.

종합특검팀은 180일 동안 최대 271명을 투입해 7명을 구속기소하고 51명을 불구속기소했다. 지난 18일 기준 기소한 28개 사건 가운데 재판 심리가 시작된 사건은 7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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