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가 23일 국내에 정식 출시된다. 하지만 출시일에 매장을 찾아가도 제품을 살 수 없다. 사전예약 30분 만에 배송 예정일이 석 달 뒤로 밀렸고, 중고거래 플랫폼에는 출고가에 90만원 넘게 얹은 매물이 올라왔다. 역대 가장 비싼 아이폰이 역대 가장 구하기 어려운 아이폰이 됐다.
◇ 출시는 23일, 받는 건 내년 1월
이동통신 3사 기준 아이폰 듀오의 정식 출시 시각은 23일 오전 8시다. 국내 출고가는 256GB 329만원, 512GB 359만원, 1TB 419만원, 2TB 509만원으로 아이폰 역사상 최고가다.
비싼 값에도 예약은 순식간에 마감됐다. 지난 16일 오후 9시 국내 사전예약이 시작되자 30여 분 만에 애플 공식 온라인스토어의 배송 예정일이 2027년 1월로 밀렸다. 색상과 용량에 관계없이 전 모델이 같았다.
현장 구매 길도 막혔다. 애플은 한국과 일본 애플스토어 홈페이지에 아이폰 듀오의 현장 구매가 불가능하다고 안내했다. 온라인으로 주문해 배송받거나, 온라인 주문 후 매장에서 찾아가는 방식만 가능하다. 통신사 대리점과 파트너사 매장에서도 판매는 하지만 매장마다 재고 사정이 달라 출시일에 바로 살 수 있다고 장담하기 어렵다.
◇ 한국 배정 3만대…통신3사 '이틀 치' 개통량도 안 돼
품귀의 원인은 수요보다 공급에 있다는 분석이 많다. 통신업계가 파악한 한국 초기 공급 물량은 약 3만대다. 통신 3사의 하루 평균 스마트폰 개통량이 약 2만대인 점을 감안하면 이틀 치에도 못 미친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다른 플래그십 단말의 10분의 1 정도 물량이 들어왔다고 전했다.
생산 차질도 겹쳤다. 애플 전문매체 맥루머스는 중국 매체를 인용해 지난달 중순 기준 아이폰 듀오의 최종 조립 수율이 60%를 조금 넘었다고 보도했다. 열 대를 만들면 네 대가 품질 기준을 통과하지 못한다는 얘기다. 여기에 애플이 당초 미국과 중국에 먼저 출시하려던 계획을 바꿔 70여 개국에서 동시에 사전예약을 시작하면서, 적은 물량을 여러 나라에 쪼개 나누는 구조가 됐다.
통신사들도 난감하다. 일부 통신사는 예약을 차수별로 나눠 받으며 3차 예약까지 진행 중이다. 예약이 확보 물량을 넘어서도 정해진 일정까지는 계속 받고, 추가 물량이 들어오면 순서대로 공급하겠다는 입장이다. 사실상 '언제 받을지 모르는 예약'을 받고 있는 셈이다.
◇ 359만원짜리가 450만원…되팔이 판친다
물건이 귀해지자 웃돈 시장이 곧바로 열렸다. 당근과 중고나라 등에는 출고가 359만원인 512GB 모델을 91만원 비싼 450만원에 팔겠다는 글이 올라왔다. 실제 거래 성사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해외도 마찬가지다. 미국 이베이에서는 정가 3199달러(약 428만원)인 2TB 모델이 5000달러(약 690만원)에 판매 완료로 표시됐다.
애플은 사재기를 막기 위해 미국 온라인스토어에서 1인당 구매 수량을 최대 2대로 제한했다. 중국·싱가포르·홍콩 등은 예약 초기부터 같은 제한을 뒀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공연·스포츠 입장권과 달리 휴대전화 같은 일반 상품의 웃돈 재판매를 막을 법적 장치가 없다. 빨리 갖고 싶은 소비자의 조바심이 고스란히 되팔이의 수익이 되는 구조다.
◇ 한국만 80만원 더 비싸다?…'애플식 환율' 논란
가격 책정을 둘러싼 불만도 크다. 부가세를 뺀 세전 기준으로 비교하면 애플이 국내 가격을 매길 때 적용한 환율은 달러당 1450~1500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경쟁 제품과 비교하면 차이는 더 도드라진다. 삼성전자 갤럭시 Z 폴드8 256GB의 국내 출고가는 227만8100원으로, 삼성은 오히려 미국보다 국내 가격을 낮게 책정했다.
통신사들은 단말기 반납 프로그램, 중고폰 보상, 제휴카드 할부, 에어팟 프로 증정 등을 내걸고 실구매가 낮추기에 나섰다. 다만 할인 조건이 제휴카드 실적, 반납 기종, 요금제마다 달라 단순 비교가 어렵고, 일부 혜택은 24개월에 걸쳐 나눠 주는 방식이어서 계약 전 총비용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 '흥행'인가 '공급 착시'인가
시장 평가는 엇갈린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아이폰 듀오 판매량이 기존 예상치 1400만 대를 넘어 매출 280억 달러(약 37조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공급량 자체가 워낙 적어 소수의 구매자만으로도 매진되는 '공급 제한에 따른 착시'라는 시각도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일시적 품귀와 대중적 확장성은 구분해서 봐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결국 관건은 출시 이후 실사용 평가다. 공급망 수율이 정상화되기까지 최소 6개월에서 1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화면 주름과 힌지 내구성 같은 실사용 품질이 300만원대 가격을 정당화하지 못하면 초기 열기가 빠르게 식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그럼에도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은 아이폰 듀오가 '없어서 못 사는' 상징적 제품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나빌라 포팔 IDC 스마트폰 시장 담당 수석연구원은 "이 제품이 중국에서 스마트폰계의 '에르메스 버킨백'이 돼도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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