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은 문을 두드려라…항공사 승무원 취업 가이드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대졸자들의 취업문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하지만 오히려 예년보다 더 많은 인력충원을 하는 분야가 있다. 바로 항공사 분야다. 초대형 항공기의 도입과 노선확장 준비 등으로 양대 항공사가 지난해 사상 최대의 승무원을 채용한데 이어 올해에도 외국항공사 등에서 지속적으로 한국인 승무원을 채용하고 있다. 특히 많은 인력을 모집하는 곳은 저가항공사와 항공지상직이다.

◆이래서 좋다

지난해 대구대를 졸업한 김소민(25·여)씨는 현재 인천국제공항에서 근무하고 있다. 전씨는 서비스업무를 하고 있다. 몸이 불편한 사람을 위해 휠체어 대여를 하고 어르신 고객에게 길안내를 하고 있다. 전씨는 "길안내를 받은 고객들이 고맙다고 인사할 때마다 보람을 느낀다"면서 "외국 여행객과의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외국어 공부의 필요성을 느낀다"고 말했다.

영남대를 졸업한 이민정(23·여)씨는 지난 3월부터 서울지역 한 항공사의 예약센터에서 일하고 있다. 김씨는 이곳에서 예약과 상담, 수하물, 스카이패스 등 항공업무를 맡고 있다. 공항과 달리 직접 고객과는 만나지 않기 때문에 체력소모가 적고 결혼 후에도 일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김씨는 "예전엔 항공사 업무가 다양하다는 것을 몰랐다"면서 "지상직도 적성에 맞다면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지상직 채용문 '활짝'

인천국제공항의 제2탑승동과 3활주로가 6월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됨에 따라 수천명의 고용창출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순수한 항공사 업무, 공항 지원업무와 부대업무 등에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

또 대한항공이 100% 출자하는 저가항공인 에어코리아가 8월부터 본격 취항하게 됨에 따라 에어코리아에서 신입사원과 경력사원 채용공고를 냈으며, 이미 운항중인 한성항공과 제주항공도 노선확충에 따라 지속적으로 인력을 모집하고 있다. 영남지역의 저가항공인 영남에어도 상당수의 인력공채를 했다.

이밖에 설립과 취항을 준비하고 있는 저가항공사로는 아시아나 항공이 1대 주주로 참여하는 에어부산과 중부항공, 서울항공, 이스타항공, 대양항공, 인천타이거항공, 대청항공 등이 있다.

올해말쯤 국내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 외에 저가항공사만 5, 6개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항공업계는 인력수급이 매우 절실한 상황이다. 대부분의 신설 저가 항공사는 기존 대형항공사 출신의 경력사원과 신규사원을 모집하고 있으며, 지상직 등 일부 분야는 헤드헌터 등을 통해 인력을 모집하고 있다.

올해 항공사의 정규직인 대졸공채 일반관리직은 수백대 1의 경쟁률인 데다 합격자들의 토익점수가 평균 900점이 넘는 등 취업이 매우 어려웠다. 하지만 최근에 모집한 한 저가항공사도 4년제 대학에 전공제한과 토익 700점 이상의 자격 해당자만 대상으로 채용공고를 냈다.

◆눈 높이를 낮춰라

저가항공사의 입사도 만만치 않지만 눈높이를 조금만 낮추면 길이 보인다. 항공사의 아웃소싱업체가 모집하는 공항지상직이나 항공사의 예약부서인 콜센터 직원, 의전실, 안내데스크, 보안업체 등 공항 및 항공사와 관련된 다양한 업체에 취업할 수 있다. 이런 업무는 항공사나 공항공사로부터 업무위탁을 받아서 하는데 위탁업체의 정규직 신분으로 근무하게 된다.

대형항공사들은 공항안내, 예약, 발권 등의 현장부서 업무 경우 선진국과 같이 아웃소싱업체를 통해 업무를 대행하는 추세이므로 아웃소싱에 대한 항공사 지상직의 인력확충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항공업계의 귀띔이다.

항공지상직 채용대행 전문학원인 ICA 에어라인 아카데미 최재화(47) 대표는 "21세기 유망한 전략산업인 항공산업은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며 다양한 복리후생, 직업의 안정성과 전문성이 있어 매우 유망한 업종"이라면서 "대형항공사 취업이 어려우면 저가항공사나 항공사 지상직을 공략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또 "외국어 능력, 항공사 근무에 반드시 필요한 예약, 발권 시스템(TOPAS) 자격증, 서비스 직종에 요구되는 품성과 자질을 보유하고 해당업체의 취업공고와 관련한 정보입수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항공지상직 취업을 위한 사전준비

▷토익, JPT, HSK 등을 준비하면서 외국어 능력을 길러라.

▷CRS 등 항공관련 자격증을 취득하라.

▷자기소개서 작성과 이미지메이킹, 모의면접을 준비하라.

▷공채 외에 다양한 형태의 채용에 따른 사전정보가 필요하다.

▷업체에 대한 사전지식은 철저히 알아두자.

▷자신의 능력과 적성에 맞는 업체에 지원하자.

▷필요하면 관련 학원을 통해 입사준비와 정보를 얻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