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가를 이루다]스카이 아카데미 원장 최해련씨

최해련(49) '스카이 아카데미(053-424-0052)' 원장은 그야말로 항공사 승무원 양성 사관학교 교장을 19년째 해오고 있는 셈이다. 스카이(SKY) 아카데미는 '스튜어디스'로 불리는 항공사 승무원 전문 입시학원이다. 그가 학원 설립 이래 19년 동안 배출한 승무원 수가 무려 300명에 가까울 정도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

항공사 승무원 입시철을 맞아 눈코뜰새 없이 바쁜 그녀는 올해도 홍콩의 항공사 케세이퍼시픽 승무원시험에 3명을 합격시킨 가운데 중동의 카타르항공 승무원 채용시험 1차 면접시험(20일) 대행 등 국내'외 항공사 승무원시험 대비로 바쁜 표정이다.

그녀는 외국 여행 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 시절이었던 1982년 5명 선발에 2천여명이 몰린 케세이퍼시픽 승무원 채용시험에 거뜬히 합격했다. "국내 항공사 채용기준에 못미치는 키로 인해 국내 항공사 취업이 어렵다고 판단, 외국 항공사를 선택했죠. 외국에 나가기가 그리 쉽지않았던 당시 대졸 여성들은 외국여행이라는 '로망'을 이루기 위해서는 항공사 승무원의 길을 택할 수밖에 없었죠. 그래서 영어방송을 들어가며 영어공부에 매진했고 결과가 좋았던거죠." 당시엔 전문학원은 물론 영어학원도 없어 스스로 목표를 정해 고군분투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한다.

8년간 승무원 생활을 하면서 항공사의 빡빡한 스케줄에 따른 서비스교육을 철저히 받은 그녀는 "이런 괜찮은 직업을 후배들에게 소개하고 또 꿈을 펼칠 수 있도록 해 주어야하겠다는 일념으로 결혼과 함께 항공생활을 청산하고서는 전국 처음으로 항공기 승무원 전문학원을 '수도스튜어디스센터'라는 이름으로 대구 동구 신암동에 개설했다. 현재의 중구 사일동 지하철1호선 중앙로역 근처로 옮겨온 것은 99년 12월. 동시 1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강의실까지 갖췄다.

"승무원 지망생들에게 방향을 제시하고, 지침이 될만한 지식과 현장의 상황을 알려줘 직업 선택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전문학원을 열기로 하고 당시엔 전무했던 관련 자료나 교과커리큘럼을 만들기 위해 밤을 새우고, 일본 등 외국을 다니면서 벤치마킹을 한 것이 지금까지 지탱하게 해온 바탕이 된 것이라 생각해요."

항공사 승무원의 매력에 대해 묻자 ▷한 달동안 세계일주를~ ▷짭짤한 보수와 비행수당 ▷빵빵한 휴일 ▷외국에서 머무를 수 있는 시간 3일 ▷적금통장 3개 ▷결혼 후도 쭉~ ▷서비스 받으면서 여행을~ ▷퇴직후 취업도 유리 등을 열거했다.

외국 항공사의 경우 본래 연령 제한이 없었지만 국내에서는 지난해부터 연령 기준이 사라져 이젠 기존 직장 여성들의 도전도 있따르고 있고 결혼 후에도 하나의 전문 직업인으로 고액 연봉을 받아가며 당당하게 일 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라고 말한다.

국내외 항공사에서 뽑는 승무원은 연간 3~4천명 가량. 지방대생이라는 핸디캡을 뛰어넘어 도전할 수 있는 분야라는 점도 강조했다.

인재를 양성하는 쪽에 종사하는 사람이 다 그렇듯이 취직 후 찾아오거나 고맙다는 인사말을 건네올 때 가장 보람을 느끼게 된다고 말하는 그녀는 "한 사람이 인생에서 취업이란 큰 획을 긋는 데 도움 줄 수 있다는 것 자체에 대해 큰 보람을 느끼고 이 일을 계속하게 만드는 원동력이다"고 말한다.

"항공사 승무원도 누구나 할 수 있는 서비스 직종 중 하나일 뿐입니다." 대구의 4년제 대학을 대상으로 한 학기에 한차례씩 승무원 취업설명회를 갖는 그는 항공사 문턱이 생각만큼 높지 않다는 점을 강조한다. 토익점수 550점 이상으로 1차 면접, 2차 인'적성검사, 3차 체력테스트, 4차 임원면접 등에서 합격하면 된다는 것. 면접 때는 용모가 단정한 가를 보는 데 서비스직인 만큼 깔끔하고 단정한 차림으로 고객들에게 호감을 줄 수 있는지 여부를 살핀다는 것. 또 복장, 걸음걸이, 헤어스타일도 중요한 요소라고 귀띔했다. 무엇보다도 '하겠다', '할 수 있다'는 의지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승무원 후배 양성이라는 한 우물만 파온 최 원장은 '친절'을 사회 각계각층으로 확산시키는 일로 '서비스 아카데미(공무원 및 기업체를 대상으로 한 친절교육 프로그램)'를 추가로 개설, 10년을 맞았다. 아울러 면접이 대졸생 취업의 중요 관문이라고 판단, 스피치'영어면접'한국어면접 등의 능력을 키우는 취업특강 프로그램(대학출강아카데미)도 운용하고 있다.

이처럼 승무원 양성소에서 '서비스 아카데미'로 영역을 확대한 것은 사람 대하면서 20년에 가까운 세월동안 쌓은 노하우와 인적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예비 취업자 및 사회 초년생들을 대상으로 기본을 가르치는 데 대해 확신을 가진 때문이다.

"항공사 근무당시 서비스가 힘 들어 6개월간 그룹수습 과정을 거치면서 그만둘까하는 생각도 여러 번 해봤지만 첫직장에서 좌절하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미친듯이 활동하며, 스트레스를 풀고 또 유니폼을 입고서는 웃는 등으로 고비를 넘긴 뒤 동남아노선에서 유럽노선으로 옮겨가서는 일에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회상했다. "승무원요. 직업을 통해서 외국 여행을 할 수 있다는 점은 가히 흥분할 정도의 매력이지 않을까요."

황재성기자 jsgold@msnet.co.kr

사진 정재호기자 newj@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