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형 TIP TOP 스타트업] <1> 메디커넥터, 구미시 지원 발판 삼아 세계 의료기기 시장 '정조준'

클린룸부터 자동화 설비까지, 구미시의 실질적 지원이 만든 혁신 성장

유정현 메디커넥터 대표가 구미시의 팁탑 사업으로 지원받은 품질 검수 장비에서 제품 테스트를 하고 있다. 이 같은 고가의 자산성 장비는 소규모 스타트업에게는 큰 부담이 되는데, 구미시의 지원 덕분에 이 회사는 초기 비용 부담을 덜고 필수 장비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조규덕 기자

경북 구미에 있는 신생 의료기기 기업 ㈜메디커넥터가 구미시와 구미전자정보기술원의 든든한 지원을 바탕으로 글로벌 무대에 출사표를 던졌다.

의료기기 업계에서 보기 드문 '약물 전달' 기술로 국내는 물론 세계 시장을 노리고 있는 이 회사의 대표는 이탈리아에서 디자인을 전공한 유정현(38) 대표다.

2세 경영인인 유 대표가 이끄는 메디커넥터는 금형기술을 기반으로 한 약물전달의료기기에 특화된 국내 유일의 의료기기 업체로, 구미시는 메디커넥터의 성장을 위해 아낌없는 지원을 해왔다.

유 대표는 "처음 사업을 시작했을 때, 의료기기는 다른 제품처럼 간단히 시장에 내놓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품질 인증이 까다로운 데다 해외 진출을 위해선 FDA, CE 같은 복잡한 인증 절차를 거쳐야 했다"고 밝혔다.

메디커넥터는 이런 어려움을 구미시의 '구미형 팁탑(TipTop) 스타트업 육성사업'을 통해 극복해 나가고 있다.

이 사업은 혁신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사업화 지원금 2억 원 ▷가치평가·전담연구 ▷인증·마케팅 ▷VC투자 등을 지원하는 구미시 창업 특화 프로그램이다.

메디커넥터는 클린룸과 멸균 밸리데이션(멸균 서비스와 멸균 유효성을 확인) 인증을 포함한 생산 환경 개선에 필요한 기술 지원을 받았다. 이를 통해 각종 인증 절차를 신속히 해결하고 제품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었다.

그 결과, 지금은 한림제약과의 협력을 통해 안구 이식제 주입기를 성공적으로 양산하고 있다.

유정현 메디커넥터 대표가 자사의 클린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 회사는 구미시의 지원을 받아 1만 클라스(10,000 Class) 청정도의 클린룸을 구축해 의료기기의 정밀한 생산이 가능하다. 조규덕 기자

유 대표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1차 금형 협력사였던 ㈜승우에서 갈고닦은 금형 기술과 디자인 경력을 의료기기에 적용했다. 의료기기 시장에서 금형 기술을 이렇게 활용한 경우는 드물다.

그래서일까. 메디커넥터의 주력 제품인 안구 이식제 디바이스는 국내외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유 대표는 "기존의 사업에서 벗어나 새롭게 도전하고 싶었다"며 "의료기기 시장이야말로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영역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메디커넥터는 녹내장 치료용 주입기구, 유리체내 주사기 등 다양한 융복합 의료기기를 개발하며 유럽과 미국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2026년에는 삼양홀딩스와의 협력을 통해 미국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특히 메디커넥터는 구미시의 지원을 통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21년 3억 원이었던 매출은 지난해 13억 원으로 증가했고, 2027년에는 100억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고용 인원도 현재 18명에서 4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유 대표는 "앞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당당히 경쟁하고 싶다"라며 "구미시가 제공한 든든한 지원을 발판 삼아 세계적인 의료기기 제조업체로 성장할 것"이라며 포부를 밝혔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메디커넥터 같은 혁신적인 창업 기업들이 더 많이 등장하길 바라며 앞으로도 창업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단순한 지원을 넘어 지역 경제와 산업 발전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메디커넥터가 주력 상품 중 하나인 '프리필드 시린지'. 기존 주사기와 비교해 더 나은 용량 정확도와 안정성을 제공하고 환자의 진료시간을 단축하며 제제의 무균성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의약품의 주요 비경구 투여 방식으로 점점 더 많이 채택되고 있다. 메디커넥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