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명의로 나가는 비대면 대출을 미리 잠그는 여신거래 안심차단 가입자가 318만명을 넘어섰다. 금융위원회가 오픈뱅킹 안심차단 서비스를 시행하며 공개한 지난해 10월 말 기준 집계다. 가입은 스마트폰 앱에서 5분이면 끝나지만, 풀 때는 반드시 금융회사 영업점을 찾아가야 한다. 사기범이 피해자 몰래 자물쇠를 열지 못하게 한 설계다. 금융위는 모바일 부고장 링크를 눌러 신분증 정보가 털린 가입자가 5000만원짜리 비대면 대출 시도를 전 금융권에서 자동 거절시킨 사례를 공개했다.
◆ 대출 318만명·통장 252만명, 둘 다 건 사람은 147만명
금융거래 안심차단은 세 겹이다. 1단계 여신거래 안심차단은 2024년 8월 23일 시행돼 신규 대출과 신용카드 발급을 막는다. 2단계 비대면 계좌개설 안심차단은 2025년 3월 12일부터 수시입출식 통장, 이른바 대포통장 개설을 차단한다. 3단계 오픈뱅킹 안심차단은 지난해 11월 14일 도입돼 다른 은행 계좌를 몰래 등록하고 잔액을 빼가는 길을 끊었다.
같은 집계에서 비대면 계좌개설 차단 가입자는 252만명이었다. 대출과 통장을 함께 잠근 중복 이용자는 147만명이다. 금융위가 지난해 5월 공개한 개선 자료에 담긴 수치로, 가입자 상당수가 한 가지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는 뜻이다.
차단 정보는 한국신용정보원을 거쳐 전 금융권에 실시간으로 뿌려진다. 여신거래 차단은 은행·보험·증권과 단위조합을 포함해 4012개사, 비대면 계좌개설 차단은 3613개사, 오픈뱅킹 차단은 3608개사에 적용된다. 한 곳에서 신청하면 나머지 금융사에서도 함께 막힌다.
◆ 신청은 앱에서 5분, 해제는 신분증 들고 영업점으로
신청 경로는 어카운트인포 모바일 앱과 거래 은행 앱이다. 창구에 가지 않아도 본인 인증만으로 등록이 끝난다. 해제는 비대면으로 안 된다. 명의도용자가 차단을 임의로 풀어 버리는 것을 막으려고 영업점 대면 방문만 허용한다.
해제하려면 거래하던 은행일 필요는 없다. 신분증을 들고 가까운 금융회사 영업점을 찾으면 된다. 위임 서류를 갖춘 대리인의 신청과 해제도 창구에서 받는다. 고령 부모를 대신해 자녀가 처리하는 통로다.
일상 거래까지 묶이지는 않는다. 신용카드 갱신과 분실 재발급, 체크카드 발급은 차단 대상에서 빠진다. 신규 신용카드 발급 차단은 모두에게 적용하던 방식에서 지난해 5월 소비자가 고르는 항목으로 바뀌었다. 안심차단 등록은 개인 신용평점에도 영향을 주지 않는다.
◆ 2030 비중 11.3%에서 29.6%로, 고령층 전용 아니다
제도 초기만 해도 가입자는 고령층에 쏠렸다. 2024년 9월 말 금융위 집계로 60대 이상이 62%였고 50대 22%, 40대 8%였다. 신청 창구도 시중은행 66%, 단위농협 등 상호금융 25%로 대면 비중이 91%에 달했다.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거치며 흐름이 바뀌었다. 여신거래 안심차단 신청자 가운데 20·30대 비중은 11.3%에서 29.6%로 2.6배 늘었다. 출시 한 달 시점 8만9817명이던 가입자가 318만명까지 불어난 배경이다.
◆ 1건당 피해 5301만원, 2023년의 3배
보이스피싱 피해 규모는 커졌다. 금융위 집계로 2025년 1~11월 누적 피해액은 1조133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56.1% 늘었다. 경찰청 전기통신금융사기 통계에서 2025년 1분기 1건당 피해액은 5301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8% 급증했다. 금융감독원이 집계한 2023년 1인당 평균 피해액 1700만원의 3배가 넘는다.
수법은 명의 자체를 훔치는 쪽으로 옮겨갔다. 금융위가 소개한 유형을 보면 탈취한 신분증으로 비대면 알뜰폰을 개통하고 계좌를 튼 뒤, 피해자의 다른 은행 계좌를 오픈뱅킹에 묶어 잔액을 한 번에 빼간다. 택배 배송을 위장한 스미싱 문자로 악성 앱이 깔린 뒤에도 오픈뱅킹 차단 등록 덕분에 무단 이체가 막힌 사례가 있다.
◆ 급전 필요하면 평일 낮 창구부터, 남은 불편
방어막에는 대가가 따른다. 금융소비자연맹은 본인이 급전 대출이나 이사 자금 대출을 받거나 새 입출금통장을 만들려 할 때 반드시 영업점에 들러 신분증을 내고 해제해야 하는 불편을 지적한다. 주말과 야간에는 창구가 닫혀 있어 대출 실행이 하루 이상 늦어진다. 이사나 전세 잔금처럼 날짜가 정해진 자금 계획이 있다면 미리 해제 일정을 잡아 두는 편이 낫다.
금융당국은 가입 사실을 잊는 것을 막기 위한 통지도 두고 있다. 안심차단 가입 사실과 유지 현황은 연 1회 문자로 안내하고, 신용정보원의 등록 현황은 반기별로 일괄 통지한다.

































댓글 많은 뉴스
한동훈, 차기 대통령 후보 적합도 첫 1위…김민석 3.3%p차 추격
한동훈, 李 "농사 못 지으면 농지 뺏는다? 진실 아냐"에 재반박…"농민마저 비판세력 몰아"
李 해명에도 여전한 농지 전수조사 불신…밑바닥엔 불안·불통·불일치 [금주의 이슈]
배현진 "개 수영장·용왕굿 얘기하더니…李대통령, 尹보다 물 많이 써"
'안하무인' 판사님... 누가 그들을 '천룡인'으로 만드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