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일 시행되는 최적 요금 고지제도에서 알뜰폰 가입자 1000만명이 전면 제외된 것으로 확인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전기통신사업법 최적요금 고지제도 시행 계획에 담긴 내용으로, 의무 안내 대상은 이동통신 3사 이용자뿐이다. 0원 요금제를 타고 있다가 7개월 차에 3만~4만원대 고지서를 받는 일은 위약금이 아니라 할인 종료일과 번호이동 제한 규정에서 갈린다.
◆ 시장에 풀린 0원 요금제 8종, 할인 끝나면 3만~4만원대
과기정통부가 지난 8일 집계한 요금제 출시 현황을 보면 이달 기준 유통 중인 알뜰폰 0원 요금제는 8종이다.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가 지난달 알뜰폰허브에 공시한 현황에서는 이들 상당수가 6~7개월 할인이 끝나면 월 3만~4만원대 표준 기본료로 자동 전환된다.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사례 가운데는 6개월 할인 종료 안내를 확인하지 않아 7개월 차에 월 3만9000원이 청구된 경우가 있다. 방송통신위원회 통신분쟁조정위원회에는 7개월 프로모션 종료일을 놓쳐 8개월 차에 3만3900원이 자동 결제된 분쟁이 들어왔다.
◆ 14일·90일·91일… 탈출 가능 시점이 셋으로 갈린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번호이동 관리지침을 보면 개통 후 14일 이내에는 중립기관 예외 신청으로도 번호이동이 불가능하다. 15~90일 구간은 KTOA 번호이동관리센터에 제한기간 이내 이동을 신청해 승인을 받아야 한다. 같은 절차에 알뜰폰 간 이동은 건당 2800원, 통신 3사는 4000원의 수수료가 붙는다.
91일째부터는 별도 승인 없이 즉시 옮긴다. 다만 번호이동 전산은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만 돌아간다. 주말과 공휴일에는 신청 자체가 접수되지 않는다.
통신 3사에서 선택약정 25% 할인을 유지하던 중 알뜰폰으로 옮기면 할인반환금이 합산 청구된다. 단말기 잔여 할부금은 분할 유지되지만 연 5.9% 이자가 붙는다. 과기정통부의 2023년 알뜰폰 이용자 실태 분석에서 이용자의 91%가 자급제 단말을 썼던 것도 이 계산을 피하기 위해서다.
◆ 위약금 0원이어도 일할 계산은 남는다
무약정 0원 요금제는 해지 위약금이 없다. 대신 월 중간에 번호이동을 하면 기본 데이터와 음성 제공량이 날짜별로 쪼개지고, 그 선을 넘긴 사용량은 정가로 종량 과금된다. 한국소비자원 통신분쟁 피해 예방 가이드가 지적한 대목이다.
소비자원이 지난해 12월 내놓은 이동통신 피해구제 분석에서도 접수 사유 1위는 사업자를 가리지 않고 계약해지 시 과다 위약금 청구였다. 지난해 상반기 피해구제 접수는 630건으로 1년 전보다 37.6% 늘었다.
◆ 자동 알림은 내년 1분기, 그때까지는 이용자 몫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지난 16일 제35차 전체회의에서 요금제 의무 유지기간이 끝나면 통신사가 알림 문자를 자동 발송하도록 의결했다. 시행은 내년 1분기다. 이달 도입되는 최적 요금 고지 의무에 알뜰폰이 빠져 있는 만큼, 당분간 할인 종료일을 챙기는 일은 가입자 몫으로 남는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6월 채팅 상담과 모바일 앱 해지를 담은 해지 절차 개선방안 8개 과제를 내놨다. 해지 창구는 넓어졌지만 만료일을 알려 주는 장치는 아직 없다.
◆ 출혈경쟁의 뒷면, 59곳 중 27곳 적자
과기정통부가 이달 국회에 낸 알뜰폰 사업자 영업손익 자료를 보면 2024년 알뜰폰 59개사 중 27곳이 영업적자를 냈다. 업계 전체 영업손익은 2023년 296억원 흑자에서 258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6곳은 폐업을 준비 중이다.
정부는 지난 7월 31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알뜰폰 활성화 방안을 내놨다. 중소 사업자의 전파사용료 감면율을 50%에서 90%로 올려 연간 250억원의 원가 부담을 덜어 주고, 데이터 안심옵션 요금제 90여 종을 도매 제공하기로 했다. 지난해 4월에는 SK텔레콤 데이터 도매 단가를 MB당 0.82원으로 36.4% 낮췄다.
이동 흐름은 이미 한 차례 꺾였다. KTOA 번호이동자 수 연보로는 알뜰폰 번호이동 순증이 2023년 80만896건에서 이듬해 37만7432건으로 52.8% 줄었다. 0원 프로모션이 대거 만료됐던 2023년 11월에는 알뜰폰 간 월 번호이동이 18만3653명에 달했다.
한 대학 경영학부 교수는 이달 알뜰폰 지속가능성을 다룬 자리에서 "기존 사업자들이 설비를 갖춰 차별화된 요금제를 만드는 독립형 알뜰폰 사업자가 되면 문제가 해결되겠지만 이통사들도 알뜰폰으로 이익을 못 얻는 상황에서 기존 MVNO 사업자들의 투자동력이 떨어진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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