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북한군 포로 2명의 한국 송환 사실을 둘러싼 한·우크라이나 갈등에서 이번에는 우크라이나 정부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우리 정부와의 비공개 합의를 깨고 사실과 다른 설명까지 내놨다면 사과해야 하며, 한국의 지원도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평소 안보 현안에서 정부·여당 입장을 강하게 방어해온 김병주 의원이 이번에는 '정부 간 신의'와 '국익', 사실상 상호주의 논리를 앞세운 셈이다. 진영만 놓고 보면 평소 보수 진영의 외교·안보 담론에서 자주 등장하는 언어와 묘하게 겹쳐 보이는 대목이기도 하다.
▶김병주 의원은 28일 오전 10시 7분쯤 페이스북에 "우크라이나 정부 사과하십시오"라고 적었다.
이어 "지금까지 인도적 지원, 1억 달러 경제적 지원. 돌아온 것은 정상 간 합의 파기, 허위 사실 공보 발표"라며 "정부 간 신의를 지키지 않는 국가, 정상 간 합의를 무시하는 국가에 지원할 이유도, 필요도 없습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정부는 즉각 우크라이나 지원을 재검토하십시오"라고 요구했다.
▶최근 논란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북한군 포로 2명을 한국에 보냈다는 사실을 공개하면서 시작됐다.
청와대는 한국과 우크라이나가 당초 송환 사실을 비공개하기로 합의했으며 우크라이나 측이 먼저 보안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에서 "비공개 합의가 없었다"는 취지의 설명까지 나오자 청와대는 이를 "허위 공보"라고 규정하고 공식 해명과 사과를 요구했다.
김병주 의원의 이날 메시지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갔다. 정부 차원의 항의에 그치지 말고 실제 지원 정책까지 손봐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은 지난 7월 이재명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을 계기로 우크라이나에 1억 달러 규모의 포괄적 지원을 약속했다. 당시 정부는 인도적 지원과 복구·재건 등을 포함하되 살상무기는 제외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김병주 의원이 이번 사안을 바라보는 방식에 눈길이 향한다.
보수 진영에서는 전통적으로 동맹과 우방 관계에서도 일방적인 호의보다 상호 신뢰와 국익, 약속 준수를 중시해야 한다는 논리를 강조해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민주당의 군 장성 출신 의원이 "신의를 지키지 않는 국가에 지원할 이유가 없다"며 사실상 같은 문법을 꺼내 들었다.
우크라이나를 둘러싸고 여야의 기존 전선도 다소 뒤섞였다. 국민의힘에서는 북한군 포로 송환 사실을 한국 정부가 먼저 공개하지 않은 것을 문제 삼으며 오히려 젤렌스키 대통령의 공개를 계기로 정부를 비판해왔다. 반대로 김병주 의원은 우리 정부와 약속을 어긴 우크라이나 측의 책임을 먼저 따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결국 이번 논쟁은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넘어 국가 간 약속과 신의를 국익의 관점에서 어디까지 엄격하게 적용할 것인지라는 질문으로 번지고 있다. 외교에서는 우호국이라도 약속을 어기면 대가가 있어야 한다는 김병주 의원의 주장은 진보와 보수의 익숙한 외교 화법이 교차하는 장면을 만들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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