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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산책] 비급여는 나쁜 의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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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일훈 곽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곽일훈 곽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정형외과 진료를 하다 보면 "같은 수술인데 왜 병원마다 비용이 이렇게 다른가요?"라는 질문을 자주 듣는다. 쉽게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우리나라 의료에는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급여와 그렇지 않은 비급여가 함께 존재한다. 같은 수술이라도 어떤 치료와 재료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환자 부담은 달라질 수 있다.

최근 의료비 부담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비급여 진료를 바라보는 시선도 곱지만은 않다. 의료계가 귀담아들어야 할 대목이 있다.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고가의 비급여 치료를 권하거나, 충분한 설명 없이 비싼 치료가 더 좋은 치료인 것처럼 받아들이게 해서는 안 된다. 필요성이 충분하지 않은 환자에게 수술을 권한다면 더 근본적인 문제다.

정형외과 수술은 엑스레이나 MRI 한 장만 보고 결정하지 않는다. 환자의 통증과 일상생활의 불편, 기존 치료 결과와 전신 상태, 수술의 이득과 위험을 종합적으로 따져야 한다. 의료진은 늘 '이 수술이 정말 필요한가', '이 비급여 치료가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가'를 먼저 물어야 한다.

그렇다고 비급여 문제를 의료기관의 선택만으로 설명할 수도 없다. 수술 한 건에는 집도의뿐 아니라 마취과 의사와 간호 인력, 수술실과 장비, 치료재료와 소모품, 감염관리와 수술 후 관리까지 많은 자원이 투입된다. 의료진은 합병증에 대한 책임도 감당한다. 그런데 건강보험 수술 수가가 이러한 비용과 전문성, 위험을 충분히 보상하지 못한다는 지적은 오랫동안 제기돼 왔다.

필수적인 수술만으로 의료기관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구조라면 다른 곳에서 수익을 보전하려는 유인이 생길 수 있다. 그중 하나가 비급여다. 따라서 "병원은 왜 비급여를 사용하느냐"는 질문과 함께 "왜 비급여에 의존하는 구조가 만들어졌는가"도 살펴야 한다.

반대로 비급여 자체를 무조건 나쁜 의료라고 규정하는 것도 문제를 단순화한다. 의학적으로 선택 가능한 치료 가운데 건강보험이 보장하지 않는 치료도 있기 때문이다. 의사가 치료의 장점과 한계, 의학적 근거, 다른 치료 방법과 비용을 충분히 설명했다면 환자는 비용을 더 부담하더라도 해당 치료를 선택할 수 있다. 자신의 건강과 치료에 비용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는 환자의 선택 영역이기도 하다.

다만 여기에는 중요한 전제가 있다. 비싼 치료가 반드시 더 좋은 치료는 아니라는 사실이다. 의사와 환자 사이에는 의학 정보의 차이가 크고, 의료진의 한마디가 환자의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 환자의 선택권을 보장하려면 의료인의 설명 책임도 그만큼 무거워져야 한다.

"이것을 꼭 해야 합니다"가 아니라 "이 치료에는 이런 장점과 한계가 있고, 하지 않는 방법도 있으며, 비용은 이 정도입니다"라고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충분한 정보를 제공한 뒤 선택은 환자에게 돌려줘야 한다.

결국 필요한 것은 어느 한쪽의 극단이 아니다. 필요성이 불분명한 수술과 비급여로 환자의 부담을 키우는 의료는 경계해야 한다. 반대로 의료비를 낮추는 데만 초점을 맞춰 필요한 수술과 의료인의 전문성에 대한 보상을 지나치게 낮추는 것 역시 지속가능한 의료를 어렵게 한다.

중요한 것은 '급여냐 비급여냐'라는 이분법이 아니다. 필요한 의료에는 합당한 보상을 하고, 불필요한 수술과 비급여는 줄여야 한다. 의학적 근거가 있는 비급여에는 충분한 설명과 선택권이 따라야 한다. 환자의 부담을 키우지 않으면서도 의료진이 필요한 치료를 할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것. 우리 사회가 찾아야 할 '적당한 선'은 아마 그 사이에 있을 것이다.

곽일훈 곽병원 기획조정실장·정형외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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