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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내란 특수본' 설치, 대통령이 직접 지시할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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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내란 사건 특별수사본부' 설치를 검토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180일 동안 두 차례 걸쳐 특검이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했고, 관련 사건들도 후속(後續) 절차를 밟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이 특정 사건을 위한 별도 수사기구 구성을 직접 거론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수사는 정치권의 필요에 따라 판을 새로 짜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특수본 설치의 필요성이 정말 있다면 수사기관이 독립적으로 판단하고, 법적 근거와 객관적 필요성을 제시하는 것이 먼저다. 그런데 대통령이 먼저 설치를 검토하라고 지시하면 수사의 독립성에 대한 의구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을 놓고 대통령과 조희대 대법원장의 갈등이 벌어진 직후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더불어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을 '내란 세력 마지막 외톨이'라며 십자포화(十字砲火)를 퍼붓고 있다. 특수본 설치가 조 대법원장과 무관하다고 해도 시점이 절묘하니, 정치적 목적을 의심받는 것이다.

검찰·경찰·공수처에 이어 특검까지 거친 사건에 또 다른 수사기구를 덧붙이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이미 밝혀진 사실과 남은 의혹을 구분하고, 기존 수사에서 무엇이 부족했는지부터 따져야 한다. 더 큰 문제는 수사와 정치의 경계가 흐려질 수 있다는 점이다. 대통령이 수사기관의 인사나 조직 개편에 관여하는 것과 특정 사건을 겨냥한 수사 조직의 신설을 직접 지시하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 후자는 수사의 출발점부터 정치권력의 의중(意中)이 개입됐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법과 증거가 수사의 방향을 정해야지 대통령의 뜻이 수사의 방향을 정해서는 안 된다.

다음 달 2일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이 출범한다. 정부가 서둘러야 할 일은 새로운 형사사법체계의 혼선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수사기관 개편 과정에서 사건 처리가 지연돼 국민이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민생 회복을 강조하면서 국민이 체감할 정책보다 또다시 '내란'이란 정치적 쟁점에 국정(國政)의 중심을 두는 것은 옳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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