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한 초등학생 학부모가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 회의록 공개를 청구했으나 내용 대부분이 가려진 채 통보받아 행정심판 준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초등학생 딸을 둔 대전지역 학부모 A씨는 학폭위 결과 관련 회의록을 공개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내용 대부분이 가려진 채 제공됐다고 밝혔다. A씨 딸은 지난해 동급생들에게 학교폭력을 당한 뒤 전학하는 어려움을 겪었고, 최근 가해 학생과 다시 문제가 불거져 학폭위가 열렸지만 수긍할 만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
A씨는 조치 사항에 불복해 행정심판을 준비하기 위해 심의위원회 회의록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으나, 제3자 학생들의 진술 부분이 비공개 처리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조치의 적절성을 가리기 위해서는 사건과 관련해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확인이 필요한데, 비공개 처리로 불복권 행사에 지장이 있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A씨는 "학폭위원들이 무엇을 사실로 인정했는지, 어떤 근거로 판단하고 처분 수위를 정했는지 알아야 제대로 된 불복 절차를 밟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위원들의 질의 내용만이라도 알려달라고 거듭 요청했으나 그것도 개인정보라는 응답이 왔다"며 "학폭으로 행정심판, 소송까지 가야 하는 학부모 입장에서 정말 답답하다"고 주장했다.
학교폭력예방법 제21조 제3항 단서에 따르면 피해학생·가해학생 또는 그 보호자가 회의록 공개를 신청할 경우 학생과 가족의 성명, 주민등록번호 및 주소, 위원의 성명 등 개인정보를 제외하고 공개해야 한다. 2011년 학폭 예방법 개정으로 학폭 당사자와 보호자에게 개인정보를 제외한 회의록 공개가 의무화됐지만, 개인정보의 범위를 놓고 학부모와 교육 당국 간 입장차가 큰 상황이다.
대전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대전지역 학폭위 심의 건수는 2021년 539건에서 지난해 762건으로 4년 만에 41.4% 늘었다. 심의 결과에 불복해 행정심판을 청구한 사례도 2023년 39건, 2024년 52건, 지난해 53건으로 매년 증가했다. 반면 인용률은 2023년 17.9%, 2024년 9.6%, 지난해 11.3%로 내림세를 보였다. 최근 3년간 행정소송 건수는 총 39건에 달한다.
전국적으로도 학폭위 심의는 급증세다. 전국 학교폭력 사안 접수 건수가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인 반면, 학폭위 심의 건수는 2021학년도 1만5653건에서 2025학년도 2만9405건으로 5년 사이 87.9% 늘었다.
대전시교육청 관계자는 "해당 회의록에는 당시 상황을 목격한 학생 등 제삼자의 진술이 포함돼 비공개 처리했다"며 "진술만으로도 신원이 특정되거나 2차 피해에 처할 위험이 있어 개인정보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A씨의 요청 건에 대해서는 오는 12일 교육지원청 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별도의 판단을 받아보겠다"고 밝혔다.
학폭위가 속기록·녹음기록·녹취록을 생산할 의무가 없으며 회의록은 발언 전체가 아닌 요지를 기록하면 된다는 점도 피해자 측의 사실 확인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사실 대조가 어려운 점은 피해 주장 학생과 가족의 구제 차원에서 필요하다는 견해가 있는 반면, 학폭위의 비공개 원칙과 심의·의결의 독립성·공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대전시교육지원청은 오는 12일 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열어 A씨 사안에 대한 공개 범위를 재심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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