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한자로 된 경복궁 광화문 현판을 한글 현판과 함께 표기하는 방안을 제안하며 "내년까지는 결론을 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진행된 국무회의에서 "위대한 한글을 대한민국에서 가장 중요한 장소인 광화문에서 볼 수가 없다"며 "(광화문 현판을) 한글로 바꾸자는 운동이 옛날에 한 번 있었다. (한글로) 바꿨다가 다시 또 (한자로) 바꿨다고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광화문 현판을 한자와 한글로 병기하자는 의견을 언급하며 "마침 광화문이 2층으로 돼 있다. 위층에 한자로 '광화문'이라고 돼 있는데, 아마 한자를 못 읽는 분들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토론 결과 의견이) 반반"이라며 "한쪽에서는 한글의 소중한 가치와 상징성으로 (한글로) 바꾸는 게 맞겠다, 한쪽에선 원형 훼손의 우려와 조형미를 해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어느 한쪽이 크게 우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제 맘대로 할 수는 없는 거고 또 그래서도 안 되는 거긴 한데"라며 "저는 가장 상징적인 대한민국의 수도 중심의 조형물에 옛날부터 한자로 써왔다는 이유로, 지금 교과서에서 한자 병기도 다 폐기한 판인데, 저는 투표를 한다면 병기 정도는 괜찮겠다는 게 제 생각이다"라고 했다.
이어 "사소한 문제 같지만 매우 원칙에 관한 문제 아닐까"라며 "내년까지는 결판을 내서 어떻게든지 결론을 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회의 도중 광화문 현판에 대한 의견을 유튜브 생중계 창을 통해 묻기도 했다. 임기근 국무조정실장이 댓글의 90%가 한글 병기 의견이라고 말하자, 이 대통령은 "이상하다. 제가 의견을 미리 말해버려서 그런가"라며 "약간 바이스가 들어갔다고 봐야 하나. 참고하겠다"고 했다.
최 장관은 이와 관련해 "역사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의제여서 조금 더 시간을 갖고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이번 한글날을 계기로 더 많은 국민이 논의에 참여할 수 있도록 공론화를 확대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말씀처럼 내년 안에는 어느 정도 방향을 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수차례 바뀐 광화문 현판…해묵은 논쟁, 결론 날까?
광화문 현판 관련 논의는 1968년 박정희 전 대통령의 글씨로 처음 한글 현판이 걸리면서부터 지속돼 왔다. 이후 2010년 경복궁 복원 기준이 '고종 중건 당시'로 정해지면서 다시 한자 현판으로 바뀌었다. 그러다 2018년 현판 관련 새로운 사료가 나온 후 2023년 10월에야 검은색 바탕에 금색 한자로 현판이 교체됐다.
최근 논의가 다시 시작된 건 2024년 유인촌 전 문체부 장관이 한글 현판만 새로 달자고 주장하면서부터다. 거센 반대 여론에 무산됐다가 올해 초 다시 논의가 재점화됐다.
최 장관은 지난 1월 국무회의에서 올해가 훈민정음 반포 580주년이자 한글날의 효시인 '가갸날' 선포 100주년이라며 병기를 제안했다. 당시 최 장관은 "중국 자금성도 만주어와 한자 현판을 함께 사용하고 있다"며 "역사적 유연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지난 7월 전문가와 국민 200명이 관련 토론에 참여해 숙의 과정을 거쳤지만 찬반 의견은 좁혀지지 않았다.
이날 이 대통령이 다시 한번 광화문 현판 논의를 언급하면서 온라인에서도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일부 네티즌들은 "서울 정중앙 랜드마크인데 몇천만원 더 들일 수 있다", "외국인들 많이 오는 데 한글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 "병기하는 거면 괜찮을 것 같다" 등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면 다른 네티즌들은 "이제 3년 된 걸 또 바꾸냐", "문화재 더 이상 손대지 말자" 등 부정적인 반응을 남겼다. 진보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의 네티즌들도 "애초에 한자 문화권인데 바꿔야 하나", "한글 현판 좋지만 이제 와서 추가하는 건 아닌 것 같다", "문화재 원형에 최대한 가까운 것이 좋다" 등 반응을 남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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