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전환(AX)이 제조업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생산 데이터를 분석하는 소프트웨어를 넘어 AI가 실제 제조현장의 설비와 로봇을 움직이는 '피지컬AI'가 뒷받침돼야 한다. 특히 인력 부족과 다품종 생산 확대에 직면한 지역 제조 업계는 물류·이송 자동화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로봇 수도'를 표방해 온 대구에서는 지역 로봇기업 지오로봇이 이 같은 변화의 흐름에 맞춰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물류로봇을 기반으로 성장한 회사는 최근 제조 현장을 넘어 창고·군수 물류로 사업 영역을 넓히는 동시에 로봇 스스로 현장을 파악하고 작업 효율을 높이는 피지컬AI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강태훈 지오로봇 대표는 "제조업의 강점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결국 로봇을 활용한 자동화가 계속 확대될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는 단순히 로봇이 움직이는 것을 넘어 현장의 상황을 이해하고 스스로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가는 단계로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 빠르고 자유로운 이동…로봇에 '일머리' 입힌다
지오로봇의 주력 제품은 제조·물류현장에서 부품과 제품을 운반하는 자율이동로봇이다. 기존에는 제조공정 내부의 생산물류가 주요 시장이었지만 올해 들어 대형 창고 등 일반 물류 분야로 적용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군수 물류현장에서도 제품을 시범 운영하며 추가 적용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해외시장도 개척하고 있다. 삼성전자 공급망을 통해 폴란드와 베트남에 제품을 공급했으며 헝가리 등 추가 해외 생산거점 적용을 논의하고 있다. 지오로봇은 스타트업이 독자적으로 해외 영업·서비스망을 구축하기보다 글로벌 제조기업과 협업하며 단계적으로 시장을 확대하는 전략을 택했다.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전방향 이동과 자체 제어기술이다. 강 대표는 "같은 작업이라고 해도 보다 짧은 시간에 결과를 만들 수 있다. 로봇 개발부터 제어 소프트웨어, 생산까지 자체적으로 수행하기 때문에 각 현장의 요구사항에 맞춘 수정에도 신속하게 대응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최근 지오로봇이 가장 공을 들이는 분야는 로봇의 '일머리'를 키우는 것이다. 정해진 경로만 반복해서 움직이는 로봇이 아니라 현장의 교통량과 작업 상황을 판단해 이동경로를 스스로 조정하도록 하는 것이다.
로봇이 이동하며 모은 데이터도 제조현장의 새로운 자산이 된다. 로봇에 탑재한 진동센서를 활용하면 공장 바닥의 이상 여부를 파악할 수 있고, 로봇의 이동·대기시간을 분석하면 특정 공정에서 물류가 정체되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공장 전체의 물동량을 최적화하는 방식이다.
강 대표는 "피지컬AI라고 하면 휴머노이드부터 떠올리지만 이동로봇 역시 현장을 돌아다니며 끊임없이 데이터를 쌓는다"며 "이 데이터를 활용해 로봇이 더 효율적으로 판단하고 움직이게 만드는 것이 우리가 가려는 방향"이라고 했다.
◆ "로봇 수도 대구 산업 생태계 기여도 높일 것"
지오로봇이 대구에서 창업한 데에는 지역의 제조 기반이 큰 영향을 미쳤다. 강 대표는 대구에 자동차·기계부품 기업이 밀집해 있고 각 기업이 특정 제조분야에서 상당한 기술을 축적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부품에 특화된 기업과 협업을 통해 산업 생태계도 조성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한다. 핵심 로봇과 기술을 개발하는 '마더팩토리' 역할을 맡고 지역 부품·소프트웨어 기업이 생산과 고도화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강 대표는 "지역 제조기업이 완전히 새로운 산업으로 스스로 전환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로봇기업이 필요한 기술과 방향을 제공한다면, 기존 기업들은 자신들이 가장 잘하는 제조기술을 활용해 다른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투자 유치, 기업공개(IPO)를 통한 스케일업(규모 확장)도 목표로 제시했다. 회사가 성장한 뒤에는 지역 인재가 수도권에 가지 않고도 능력에 맞는 보상을 받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기여하겠다는 구상이다.
강 대표는 "우리 회사가 성장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대구 제조업이 로봇산업으로 전환하는 데 역할을 하고, 지역에서도 좋은 인재가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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