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태 기자 nex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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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 보다 더 힘들다' 눈물의 소상공인…

    '코로나 보다 더 힘들다' 눈물의 소상공인…"민생 돌보는 정책 보여달라"

    고금리와 고물가, 고환율이라는 최악의 겹악재 속에서 대한민국 경제의 허리인 소상공인들이 벼랑 끝 위기에 처했다. 코로나19를 힘겹게 버텼지만 소상공인의 사정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은 채 오히려 악화하고 있는 것이다. 소상공인들은 정부와 여당 등 정치권을 향해 "이제는 민생을 돌봐야 할 때"라면서 절규하고 있다. 특히 여권에 대해 지금이야말로 유능한 보수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줘야할 때라는 강력한 촉구성 주문을 내놓고 있다. 대구 두류지하상가에서 의류점을 운영하는 박모(45) 씨는 "가게 문을 열면 오후가 되도록 마수걸이(첫 판매)를 하지 못하는 날이 대부분"이라면서 "장사를 하면서 어려운 시기를 많이 보냈지만 이렇게 힘든 건 처음"이라고 했다. 대구시내 대표 상권인 동성로와 개강 이후 북적거려야 할 대학가 상권 곳곳에서도 공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고금리와 고물가, 높은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한 점포들이 하나 둘 문을 닫고 있다. 대구 중대형 상가의 올해 1분기 공실률은 16.9%로 전 분기(15.9%) 대비 1.0%포인트(p) 올랐다. 이는 전국 평균 공실률 13.7%보다 높은 수준이다. 소상공인 경영 침체가 가장 눈에 띄는 건 음식점이다. 핀테크 기업 핀다의 빅데이터 상권분석 플랫폼 '오픈업'에 따르면 2023년 대구의 외식업체 폐업률은 21.71%로 인천과 함께 17개 시도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최근 발표한 '4월 소상공인시장 경기동향(BSI)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소상공인의 전국 체감 BSI는 64.8로 지난해 동월(69.9)과 비교하면 오히려 4.6p 떨어졌다. BSI는 전반적인 경기동향을 파악하는 지표로 지수가 100 이상이면 경기 실적 호전, 100 미만은 악화를 의미한다. 소득 기반이 취약한 서민과 소상공인, 중소기업은 빚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대출은 갚을 길이 없고, 새로 대출을 받으려고 해도 금융권 문턱은 높기만 하다. 한계에 처한 소상공인들은 내수 소비 활성화를 통해 현재의 위기를 이겨낼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이 야당과의 힘겨루기에 빠져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외면하면 더 이상의 지지가 없을 것이라는 인식도 강해지고 있다. 안성익 영남대 경영학과 교수는 "지금 자영업자가 힘든 것은 '부채'다. 돈을 살포하기 보다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부채부담을 낮출 수 있는 방법을 반드시 찾아줘야 한다"며 "정부와 여당에서는 소상공인의 아우성에 대해 관계부처와 면밀히 지원 방안을 논의하는 모습이 안 보인다. 지금처럼 정쟁에 빠져 있는 모습으로는 소상공인들로부터 지지를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소상공인 = 소기업체 가운데 상시 근로자 수 10명 미만(광업·제조업·건설업 및 운수업에 해당. 그 밖의 업종은 5명 미만)인 사업자를 말한다. 통계청의 소상공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소상공인 종사자 수는 714만여명(2022년 기준)이며 사업체는 412만여개에 이른다. 대구 지역 내 소상공인 사업체는 19만6천868개로 33만5천904명이 종사하고 있다.

    2024-05-12 21:59:02

  • 악취관리구역 지정에 시름 깊어진 섬유업계…염색산단

    악취관리구역 지정에 시름 깊어진 섬유업계…염색산단 "기업 옥죄는 조치"

    대구시가 대구염색산업단지(이하 염색산단)를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하면서 입주 기업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장기간 이어진 경기침체로 타격을 입은 입주 기업들의 경영난이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구시는 지난 9일 염색산단을 악취관리지역으로 확정 고시했다. 이에 따라 6월 1일부터 염색산단(비산동·평리동·이현동) 일원 84만8천㎡ 구역이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된다. 악취관리지역 지정 시 고시일로부터 1년 이내 악취방지시설 설치 등 조치를 이행해야 한다. 개선 명령을 이행하지 않거나 배출허용기준을 반복해 초과하는 경우 조업정지 명령이 내려지거나 징역 혹은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이번 조치로 염색산단 입주 기업들의 고민이 크다.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 여파로 이달부터 스팀 공급가격이 기존 t당 3만8천원에서 4만3천원으로 10% 뛰었고, 폐수처리비용도 인상을 앞두고 있다. 특히 지난 2019년부터 추진한 '소규모 사업장 방지시설 설치 지원 사업'은 참여율을 98%까지 끌어올렸지만, 악취관리구역 지정으로 새로운 저감시설을 도입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염색산단 한 입주기업 대표는 "지원금도 있지만 기업 자부담금을 할애해서 방지시설을 설치·운영 중인데 이런 노력이 물거품이 된 것"이라며 "악취 원인을 공단에서만 찾을 수 있는 건 아닌데 기업을 옥죄는 조치"라고 하소연했다. 염색산단 측은 산업단지가 악취발생의 주요인으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달서천 하수처리장, 북부하수처리장, 상리 음식물류 폐기물처리시설 등 다양한 환경기초 시설이 밀집해 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3월 전문기관에 의뢰해 진행한 복합악취측정을 진행한 결과, 하수처리장 앞 달서천 유입 구간을 제외한 산업단지 내 전 구역에서 '적합' 판정을 받았다고 근거를 제시했다. 대구염색산업단지관리공단 관계자는 "정확한 원인 규명과 기업들의 의견 수렴 없이 구역을 지정해서 당황스럽다. 산업단지를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한다고 해서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가능성이 높다"며 "정부, 지자체 차원의 실질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24-05-12 18:30:00

  • [여권, 민생 경제 회복 총력전 나서라]  경제단체·전문가 제언

    [여권, 민생 경제 회복 총력전 나서라] 경제단체·전문가 제언

    장기화된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중소기업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을 대표하는 경제단체와 전문가들은 경제의 근간이 되는 소상공인·중소기업의 위기 대응력을 높이고 회복을 돕는 지원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 대구상의·경총 "경영인 부담 완화" 대구상공회의소는 소상공인 부담을 완화할 수 있도록 금융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 이후 악화된 재정 여건을 회복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박윤경 대구상의 회장은 "경제계 의견을 종합해 보면 금융지원 확대가 요구된다는 것이 공통적인 의견"이라며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받은 대출 만기가 도래하면서 한계에 봉착할 위험이 높다. 이자 부담이 높아지는 만큼 수익성이 악화되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예산을 투입해서 시행하는 직접적인 지원은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 이자 부담을 완화하는 방향을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인남 대구경총 회장은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결국 인건비 부담이 최근 몇 년간 급격히 커졌다"면서 "근로자를 위한 조치였지만 오히려 폐업이 늘고 일자리가 줄어드는 부작용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김 회장은 "업종별, 규모별 편차가 큰데 모두 같은 기준을 적용하는 데 문제의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제도 개선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경제전문가 "상생발전 토대 만들어야" 금용필 대구가톨릭대 창업성장학과 교수는 "한국 경제가 한 단계 도약하는 데 소상공인·중소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 교수는 "대기업의 기여도가 여전히 높지만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대·중·소 기업이 건전한 생태계를 구성해야 한다. 다른 국가 사례를 보면 작은 기업들이 혁신을 주도하고 국가 경제를 지탱하는 기업으로 성장하는 사례를 볼 수 있다. 창업가들이 스케일업(규모확대)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창출해야 한다"고 했다. 임규채 경북연구원 경제산업연구실장은 대·중소기업 수직계열화를 개선하고 폐업을 하는 자영업자를 지원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임 실장은 "대구경북은 대기업 협력사가 많은데 2·3차 밴드로 내려갈수록 영업이익률이 낮다. 구조적으로 경기변화에 더 취약한 편"이라며 "중장기적으로 이런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전체적으로 성장이 저해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폐업을 선택한 이후 연착륙을 돕는 것도 중요하다. 소상공인들이 자영업을 포기한 이후 경력단절로 재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이 다시 재기할 수 있도록 한다면 경제가 위축되는 걸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2024-05-12 18:30:00

  • "장사하나요?" 간판 꺼진 대구 상권…"손님보다 직원이 더 많다"

    "안 된다. 안 된다. 아무리 안 된다 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지난 11일 오후 9시쯤 대구혁신도시 한 돼지고기 전문식당. 코로나19 전까지만 해도 주말 저녁이면 가족 단위의 고객들로 자리를 찾기 힘든 맛집으로 소문난 곳이었지만, 지금은 예전만 못한 상황이다. 경기 악화 등으로 최근에는 예약을 하지 않아도 언제든 방문하면 식사가 가능하다. 식당 주인 김모(62) 씨는 "경기가 워낙 안 좋다 보니 매출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며 "매출이 줄다 보니 예전에는 아무렇지 않게 생각했던 고추, 상추 하나까지 아까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식당뿐만 아니라 인근 상권은 더욱 심각한 수준이었다. 손님들로 붐비는 주말 저녁 시간이었지만, 식당가 내 상당수 점포는 이미 문을 닫은 상태였고, 그나마 문을 열어둔 매장에는 빈 테이블이 더 많았다. 한식당 대표 임모(48) 씨는 "점심에는 비교적 손님이 있지만, 저녁에는 배달 손님이 아니면 주문이 거의 없어 저녁에는 문을 닫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대구 중대형 상가의 올해 1분기 공실률은 16.9%로 전 분기(15.9%) 대비 1.0%포인트(p) 올랐다. 이는 전국 평균 공실률 13.7%보다 높은 수준이다. 대구 지역 소규모 상가 1분기 공실률은 8.8%로 전 분기 8.9%와 비슷한 수준이다. 그러나 전국 평균 7.6%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 지역 집합상가 공실률은 2022년 4분기 첫 자료가 나온 이후 지난 분기 처음으로 10.4%로 두자릿수를 기록했다. 올 1분기 10.3%로 여전히 두 자릿수로 전국 평균 10.1%보다 높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집합상가가 주를 이루는 대구혁신도시의 경우 공실률이 37.7%로 전분기(36.3%)보다 1.4%p 높아졌다. 12일 낮 12시쯤 찾은 대구 중구 서문시장. 대구 최대 시장답게 서문시장은 사람들로 북적였고 주차장에 진입하기를 기다리는 차들은 한참을 길게 늘어서 있었다. 유동인구가 많은 서문시장이지만 인파가 몰리는 곳은 먹거리 노점상들뿐이었다. 옷, 신발, 커튼 등 잡화부터 건어물을 파는 상인들은 오지 않는 손님을 기다리며 휴대전화만 매만지는 모습이 심심치 않게 목격됐다. 매대에 수북하게 쌓인 바지에 관심을 보이던 노년의 여성은 손으로 바지 천만 몇 번 만져 보다 매장을 떠났다. 서문시장에서 40년 가까이 커튼 천을 팔고 있다는 70대 천모 씨는 "올해 초부터 손님이 뚝 끊겨서 일주일에 서너 번은 단 한 개도 못 팔고 장사를 접을 정도"라며 "먹거리는 사람이 붐비는데 격차가 심하다"고 한숨만 내쉬었다. 같은 날 오후 1시쯤 찾은 칠성시장은 사람들의 발길이 아예 끊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한적했다. 시장 내부는 먹거리를 찾는 손님조차 없었다. 30년 동안 칠성시장에서 장사를 해왔다는 60대 A씨는 "일요일이라 손님이 더 없는 것 같다"며 "지난해 12월에 온누리상품권으로 할인을 대폭 해줄 때 손님이 바짝 오더니 이제는 안 온다"고 푸념했다. 다음 날 오후 대구 대표 젊음의 거리인 경북대 북문 맞은편. 점심시간임에도 한산한 모습이었다. 골목으로 들어서자, 곳곳에 '임대'라고 써 붙인 점포들이 눈에 띄었다. 유리 문 너머 보이는 고지서 더미가 장기간 공실이었음을 짐작게 했다. 올해 1분기 경북대 북문 지역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전분기(18.0%) 대비 0.9%p 오른 18.9%를 기록했다. 코로나19 당시 타격을 입고 차츰 회복세를 보이던 상권도 침체기를 피하진 못했다. 물가가 뛰는 만큼 수익률은 상승하지 않은 것. 인근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이모(43)씨는 "엔데믹 이후 활기를 찾은 것은 사실이지만 경기침체가 찬 물을 끼얹었다. 공실이 거의 없는 상권이지만 최근 들어 빈 점포로 남은 기간이 길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같은 날 두류지하상가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셔터 문을 굳게 걸어 잠근 점포가 늘어서 있었다. 그나마 문을 연 곳도 손님들 발길이 드물었다. 두류지하상가 수분양자 엽합회는 전체 점포 280곳 가운데 약 80곳이 영업을 멈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두류지하상가 수분양자 연합회 관계자는 "유통환경 변화로 상권이 침체한 분위기다. '젊음의 거리'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활력을 잃은지 오래다"라며 "상인들은 매달 고정비용 지출에도 부담을 느끼는 심각한 상황이다. 힘든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올해 초 연합회를 구성했다. 상인들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날 대구를 대표하는 상권인 동성로는 모처럼 인파로 붐볐다. 파워풀페스티벌 기간에 맞춰 '동성로 축제'가 열렸다. 행사부스가 자리한 거리 뒤편에는 임대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골목에는 영업을 중단한 식당들이 곳곳에 자리 잡고 있었다. 동성로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20.1%, 소규모 상가 9.9%, 집합상가 11.0%에 이른다. 동성로 한 잡화점 사장은 "축제 기간을 맞아 활기를 찾은 것 같지만 요즘 동성로는 예전과 다르다. 장기간 공실로 남은 점포가 크게 늘었다. 매출은 감소하고 지출은 늘어 경영난이 심하다는 경우가 많다"고 하소연했다.

    2024-05-12 18:30:00

  • 中제외 전기차 인도량 테슬라 역성장에도 1위…현대차 4위

    中제외 전기차 인도량 테슬라 역성장에도 1위…현대차 4위

    1분기 중국을 제외한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가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지난 1분기(1∼3월)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에서 등록된 전기차가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한 137만4천대로 집계됐다고 10일 밝혔다. 기업별로 보면 미국 테슬라의 신차 인도량은 1.8% 줄었지만 28만대를 판매하며 점유율 1위에 올랐다. 2위를 차지한 독일 폭스바겐그룹은 1.4% 증가한 15만9천대를 판매했다. 3위는 14만3천대(14.7%↑)를 판 스텔란티스그룹이 차지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1.9% 감소한 12만대를 기록하며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역별 등록 대수는 유럽(73만1천대), 북미(40만4천대), 중국 제외 아시아(18만대) 순이었다. 유럽은 폭스바겐,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 현지 업체들의 판매 호조로 중국을 제외한 시장에서 절반이 넘는 시장 점유율을 나타냈다. 북미 지역은 테슬라와 스텔란티스, 현대차·기아의 선전으로 15.3%의 성장률을 나타냈다. 테슬라는 북미 지역 판매량의 41.2%를 차지했다. SNE리서치는 "전기차 시장 둔화에도 중장기적인 전동화는 불가피하기 때문에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시장의 수요에 대응하며 전기차 시장 성장성을 모두 확보하는 전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2024-05-10 13:05:22

  • '내우외환' 테슬라, 중국 법인 인원감축 확대…머스크는 소환조사 압박

    '내우외환' 테슬라, 중국 법인 인원감축 확대…머스크는 소환조사 압박

    테슬라의 중국 시장 점유율이 하락하면서 지역 내 인원 감축이 가속화되고 있다. 생산라인부터 고객서비스 담당까지 모든 부서에서 감원이 이뤄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9일(이하 현지시간) 익명의 소식통들을 인용, 중국 내 판매둔화 영향으로 테슬라가 감원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테슬라는 지난 4월 중순 전 세계 인력을 10% 이상 감축하겠다고 밝혔으며 세계 모든 사업장에서 감원을 진행했다. 테슬라 중국 법인에서는 이번 주 초부터 추가 감원이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달 인력감축의 경우 주로 영업직 사원에 집중된 반면 이번 감원은 서비스 부서와 엔지니어, 생산 라인 직원, 상하이 공장 물류 팀 등 여러 부서에서 진행되고 있다. 상하이 공장은 전 세계 테슬라 차량 생산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는 곳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중국을 방문해 자율주행 기술 도입과 관련해 당국의 원칙적인 승인을 받았지만 테슬라 매출은 부진한 상황이다. 비야디(BYD) 등 중국 내 전기차업체들과의 가격경쟁에서 밀리고 있으며 소비 심리 약화에도 영향을 받았다. 중국 내 전기차 판매량이 4월에 전년동기대비 33% 늘었음에도 테슬라 상하이 공장 출하량은 18% 감소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테슬라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작년 1분기 10.5%에서 올해 1분기 약 7.5%로 줄었다. 중국에서 해고된 직원 대부분은 근속 1년에 1개월 치 급여에 해당하는 기본 퇴직금 외에 1년당 3개월 치 급여를 특별퇴직금을 받을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머스크 CEO는 엑스(X·옛 트위터) 인수 과정에서 제기된 불법 의혹과 관련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다시 출석해 조사받아야 할 가능성이 커졌다. SEC는 당시 불법 의혹을 조사 중이며, 양측은 머스크가 SEC의 추가 소환 조사에 응해야 하는지를 두고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다. 사건을 담당하는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 재클린 스콧 콜리 판사는 9일 재판에서 "저는 SEC의 소환장 발부가 불합리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해 머스크의 증인출석이 필요할 것임을 시사했다. 머스크 측 변호인들은 재판에서 SEC의 추가 소환조사가 머스크에게 부담이 될 것이며 주주에 대한 의무에서 벗어나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콜리 판사는 머스크가 여러 회사를 운영하는 '매우 바쁜 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 증권법과 추가 조사에서 면제돼야 하는지 반문했다. 앞서 SEC는 머스크가 지난 2022년 트위터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증권법과 공시 의무를 위반했다는 의혹을 놓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머스크가 소환 조사에 응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지난해 10월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SEC는 조사 착수 후 두 차례에 걸쳐 화상으로 머스크의 증언을 받은 뒤 추가 증언을 요청했으나, 머스크는 이를 거부했다.

    2024-05-10 12:59:49

  • 뉴욕증권거래소 상장 '보그워너' 대구에 연구소 준공

    뉴욕증권거래소 상장 '보그워너' 대구에 연구소 준공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사이자 글로벌 자동차 부품 기업인 '보그워너'가 대구에 미래모빌리티 연구개발 거점을 마련했다. 전기차 분야 '앵커기업'(특정 산업이나 지역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기업)의 대구 진출로 전기차 모터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 사업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대구시는 9일 오후 대구국가산업단지에서 '보그워너 대구연구소' 준공식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홍준표 대구시장과 랍 군터 보그워너 부사장, 정지원 보그워너디티씨 대표, 박덕열 산업통상자원부 투자정책관 등이 참석했다. 신설된 보그워너 대구연구소는 지난 2022년 11월 보그워너와 대구시가 맺은 4천360만달러(약 620억원) 규모 투자협약의 결과물이다. 연구소는 부지 5천303㎡(1천604평), 연면적 5천307㎡(1천608평) 규모로 기술 연구동, 평가동으로 구성돼 있다. 보그워너가 대구에 설립한 신설 법인인 '보그워너디티씨'는 전동화 구동시스템 수요에 맞춰 독자 기술을 적용한 고전압 헤어핀(HVH), 연속 와인딩 고정자, 인버터 및 통합구동모듈(iDM) 등 전동화 제품을 개발하고 시제품 제작 및 성능 평가를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대구시가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특화단지 사업에 앵커기업으로 참여해 모터기업 집적화, 모터 연구개발, 선도 기술 고도화 및 사업화 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자동차 부품 산업의 비중이 높은 지역 산업구조 개편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군터 랍 보그워너 부사장은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 강력한 기반을 갖춘 대구시와 동행을 할 수 있어 매우 영광"이라며 "대구연구소를 기반으로 세계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는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보그워너 대구연구소가 미래모빌리티 산업생태계 확충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보그워너가 전동화 구동시스템 분야의 글로벌 리더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행정적·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보그워너=지난 1928년 설립된 미국 기업으로 전 세계 21개 국가에 82개의 제조공장 및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전 세계 임직원 규모는 3만9천 명이고, 지난해 매출은 약 19조원에 이른다. 최근 전기차를 포함한 미래 모빌리티 중심의 시장 개편이 이뤄지면서 보그워너는 전동화 부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2024-05-09 19:18:03

  • 군터 랍 보그워너 부사장

    군터 랍 보그워너 부사장 "대구는 전기차 모터 혁신의 전초기지"

    "전기차 핵심부품인 모터 분야의 주도권을 확보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9일 대구 국가산업단지 내 전동화 부품 연구소 개소식을 앞두고 만난 군터 랍 보그워너 부사장은 이번 연구시설 설립의 의의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전장 시스템 중심의 기술개발을 이끄는 그는 대구지역 거점 마련이 '미래를 향한 첫 발걸음'이라고 강조했다. 랍 부사장은 "보그워너는 100년 이상의 업력을 지닌 글로벌 부품사"라며 "전기차 부품 중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고전압 헤어핀(HVH), 연속 와인딩 고정자, 인터버, 통합구동모듈(iDM) 등을 포함한 구동형 모터 사업에서 앞선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내연기관 시대부터 축적한 기술력은 가장 큰 자산"이라고 했다. 전기차 시장 현황에 대해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그는 "성장이 다소 주춤한 것은 사실이지만 중장기적으로 친환경차 중심의 큰 흐름은 변치 않을 것"이라며 "속도가 낮춰졌을 뿐 어느 시점에 다시 급격한 성장세에 접어들 수 있다. 수요가 급증하는 시점을 예측하기 힘들지만, 보그워너는 유연한 대처가 가능하다는 강점이 있다"고 했다. 현재 보그워너는 대구와 인접한 경남 창녕을 비롯해 충주, 평택 등 총 8개 사업장을 운영 중이며 한국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한국을 중요한 시장으로 인식하고 있고, 특히 전기차 모터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를 유치한 대구시와의 시너지 효과에 대해 기대감을 드러냈다. 랍 부사장은 "한국은 모빌리티 산업계에 영향력이 높은 국가다. 전기차 전환을 추진하는 데 중요한 거점이 될 수 있다. 전동화에 역량을 결집해 새로운 솔루션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어 "대구는 자동차 제조 밸류체인(가치사슬)를 고려했을 때 좋은 입지 여건을 갖추고 있다. 부품사들을 중심으로 한 산업 인프라가 우수하다"면서 "유능한 엔지니어들이 모여 연구소를 발전시키고 사업 영역도 확대해나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투자 유치 및 연구소 설립 과정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은 대구시에 대해 감사 인사를 전했다. 랍 부사장은 "대구시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어 속도감 있게 사업을 추진할 수 있었다. 지역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도 함께 고민하겠다"고 했다. 군터 랍 부사장은 "연구소의 기능은 기술개발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혁신기술은 새로운 사업 모델을 만들고 투자 유치를 통해 더 큰 부가 가치를 창출한다"며 "특화단지 사업에 참여하며 여러 연계 방안을 논의 중이다. 대구 산업이 도약하는 데 보그워너도 제 역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2024-05-09 18:30:00

  • 中 제외 글로벌 배터리 시장 CATL 1위…LG엔솔 역전

    中 제외 글로벌 배터리 시장 CATL 1위…LG엔솔 역전

    올해 1분기(1~3월)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 CATL이 LG에너지솔루션을 제치고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9일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을 제외한 세계 각국에서 판매된 전기차(순수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하이브리드차)에 탑재된 배터리 총사용량은 77.7GWh(기가와트시)로 전년 동기 대비 15.7% 증가했다. 업체별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 국내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는 모두 상위권을 유지했다. 다만 시장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3.1% 포인트(p) 하락한 45.9%에 그쳤다. 특히 작년 1분기 기준 LG에너지솔루션이 1위(28.1%), CATL이 2위(26.4%)를 기록했으나 올해는 순위가 뒤집혔다.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사용량은 전년 동기보다 5.9% 증가한 20.0GWh로 점유율 2위(25.7%)를 기록했다. 반면, CATL은 작년 동기와 비교해 20.3% 성장한 21.3GWh로 점유율을 27.5%로 늘리며 선두에 섰다. 최근 중국 배터리 업체들은 해외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CATL은 테슬라, BMW, 메르세데스-벤츠, 볼보, 현대차, 기아 등 글로벌 완성차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삼성SDI의 경우 국내 3사 중 가장 높은 36.5% 성장률을 보이며 8.4GWh를 기록했다. 점유율은 10.8%로 4위에 올랐다. SK온의 경우 7.7% 감소한 사용량은 7.2Wh에 그치며 역성장을 기록했으나 다만 점유율은 5위를 유지했다. 3위에 이름을 올린 일본 파나소닉의 시장 점유율은 11.9%로 전년 동기(15.7%) 대비 3.8%p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2024-05-09 18:02:08

  • 엘앤에프 1분기 2천억대 영업손실 기록…

    엘앤에프 1분기 2천억대 영업손실 기록…"적자 폭 축소 하반기 반등 가능성 높아"

    2차전지 양극재 전문기업인 엘앤에프가 지난해 4분기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엘앤에프는 연결 재무제표 기준 2024년 1분기 매출 6천357억원, 영업이익 2천38억원 적자가 났다고 9일 공시했다. 매출액은 직전 분기 대비 3.3%감소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7% 증가하며 적자 폭을 축소했다. 핵심광물 가격 하락으로 실적에 타격을 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1분기 기준 판매 손실 및 재고자산 평가 손실은 -832억원이다. 다만, 원재료 가격 하락 폭이 완화될 경우 추가 재고 평가 손실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 수요 둔화로 배터리 산업 성장세가 주춤한 상황이지만, 하반기 들어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다. 엘앤에프 측은 주력 제품 'NCMA90'의 출하량이 대폭 증가했고 'NCM523' 수요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2분기 출하량은 1분기 대비 25~30%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원통형 배터리 수요 증대, 유럽으로 향하는 미드니켈 제품 수출량도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엘앤에프는 연초 계획대비 출하량 목표치를 -3~-5% 하락에서 +3~5%로 수정했다. 또 원재료 구매 감축·제품 재고 소진을 통해 부채 의존도를 축소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엘앤에프는 최근 대형 수주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추가 공급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엘앤에프 관계자는 "기술·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고객사 다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 하반기 신제품 출시도 예정돼 있다"면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했다.

    2024-05-09 17:04:34

  • 글로벌 車부품사 '보그워너' 대구연구소 구축…전기차 모터 특화단지 탄력 전망

    글로벌 車부품사 '보그워너' 대구연구소 구축…전기차 모터 특화단지 탄력 전망

    글로벌 자동차 부품기업 '보그워너'가 대구에 미래모빌리티 연구개발 거점을 마련했다. 대구 전기차 모터 소부장(소재·부품·장비)특화단지 육성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9일 대구시에 따르면 이날 오후 대구국가산업단지 내 '보그워너 대구연구소' 준공식이 열린다. 이날 행사에는 홍준표 대구시장과 랍 군터 보그워너 부사장, 정지원 보그워너디티씨 대표, 박덕열 산업통상자원부 투자정책관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보그워너는 지난 1928년 설립된 미국 기업으로 전 세계 24개 국가에 93개의 제조공장 및 연구소를 운영 중이다. 전 세계 임직원 규모는 3만9천명이고 지난해 매출은 약 19조원에 이른다. 최근 전기차를 포함한 미래모빌리티 중심의 시장 개편이 이뤄지면서, 보그워너는 전동화 부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신설된 보그워너 대구연구소는 지난 2022년 11월 보그워너와 대구시가 맺은 4천360만 달러(약 620억원) 규모의 투자협약의 결과물이다. 연구소는 부지 5천303㎡(1천604평), 연면적 5천307㎡(1천608평) 규모로 기술 연구동, 평가동 등으로 구성돼 있다. 보그워너가 대구에 설립한 신설 법인인 '보그워너디티씨'는 전동화 구동시스템 수요에 맞춰 독자 기술을 적용한 고전압 헤어핀(HVH), 연속 와인딩 고정자, 인버터 및 통합구동모듈(iDM) 등 전동화 제품을 개발하고, 시제품 제작 및 성능 평가를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대구시가 역점 추진하는 특화단지 사업에 앵커기업으로 참여해 모터기업 집적화, 모터 연구개발, 선도기술 고도화 및 사업화 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자동차 부품 산업의 비중이 높은 지역 산업구조 개편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랍 군터 보그워너 부사장은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 강력한 기반을 갖춘 대구시와 동행을 할 수 있어 매우 영광이며, 부지공급 및 연구소 건축 과정에서 원스톱 지원을 해준 대구시에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홍준표 대구광역시장은 "보그워너 대구연구소가 미래모빌리티 산업생태계 확충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보그워너가 전동화 구동시스템 분야의 글로벌 리더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행정적·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2024-05-09 12:24:58

  •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의 과거·현재·미래] <상> 한강 이남 최대 도매시장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의 과거·현재·미래] <상> 한강 이남 최대 도매시장

    올해 1월 5일 '대구농수산물유통관리공사'가 공식 출범했다. 1988년 개장한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의 관리 주체가 36년 만에 대구시 직영사업소에서 지방공사로 전환된 것이다. 지자체 직영으로 운영되던 공영도매시장 관리체계를 지방공사로 전환한 최초의 사례로, 유통구조 개선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감이 높다.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은 '한강 이남 최대 규모'의 공영도매시장이다. 지난해 기준 연간 거래액 1조2천억원, 일 평균 거래 물량은 1천450t에 이른다. 농수산물의 안정적 공급을 통해 생산자·소비자 이익을 도모하는 역할을 한 도매시장의 과거를 되짚어 본다. 또 유통환경 변화로 체질개선을 진행 중인 현재와 다가올 달성군 하빈면 시대를 미리 조명해본다. ◆ 국내 도매시장의 변천사 국내 도매시장의 기틀이 마련된 시점은 광복 이후다. 1951년 일제강점기 제정된 중앙도매시장법이 폐지되고 '중앙도매시장법'이 시행된 것이다. 1957년 대구를 포함해 전국 14개 지역에 중앙도매시장이 설치됐다. 다만 허가를 받지 않은 도매인이 활개를 치는 등 부작용도 적지 않았다. 이에 생산자를 대변할 수 있는 도매시장의 설립의 필요성이 제기됐고 부산 농협공판장 개설을 시작으로 대구에도 공식적인 도매시장이 들어섰다. 1970년대 들어 농수산물도매시장법과 농수산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이 제정됐다. 불공정한 거래 관행과 정보 비대칭으로 인한 농민의 피해를 예방한다는 취지였다. 국내 최초의 농수산물 공영도매시장이 건립된 1985년은 국내 농산물 유통 환경 변화의 전환점이 됐다. 가락시장은 용산, 중부, 남대문, 청량리 농수산물시장을 이전 수용해 대규모 도매시장으로 거듭났다. 이듬해 정부는 유통근대화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도매시장 시설확충 및 운영정상화를 추진했다. 지역유통망을 고려해 거점별 도매시장을 설립한다는 계획을 수립한 것도 이 시점이다. 1994년 중도매인 도매행위금지 조항으로 거래가 일시 중지된 '농안법(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 파동'을 계기로 농수산물 유통 전반에 걸친 개혁방안이 마련됐다. 도매시장 내 거래제도는 경매를 원칙으로 하고 상장예외품목 지정, 정가·수의매매 활용 등을 통해 탄력적인 운영을 시행했다. 또 전자경매 정착은 거래 투명성을 확보하고 정보 기간의 거래가 활성화되는 계기가 됐다. 2000년대 이후에는 법 개정을 통해 대형마트의 부상으로 유통환경이 급변함에 따라 도매시장 종사자들의 대응력 향상을 위해 도매시장법인 간 또는 시장도매인 간 인수 및 합병의 근거를 마련됐다. ◆ 대구 도매시장의 설립과 성장 1988년 10월 7일 북구 매천동에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이 문을 열었다. 신선한 농수산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해 생산자·소비자의 이익을 도모,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당시 도심 교통체증과 좁고 낙후된 시설로 어려움을 겪던 기존 시장 및 상인들을 제도권 내 편입해 거래 질서를 확립한 것이다. 청과부류 A동이 처음 운영을 시작했다. 1996년 9월 수산동이 개장했고 같은 해 청과부류 도매시장 B동과 관련 상가가 차례로 건립됐다. 이후 2006년 수산동 냉동 창고 증축으로 현재 농수산물도매시장의 모습을 갖췄다. 부지면적 16만6천693㎡, 건축면적 9만8천473㎡, 주차장 1만7천665㎡으로 구성돼 있다. 면적 규모는 전국 공영도매시장 가운데 6번째이지만, 거래량은 서울을 제외한 전국 3번째 규모를 자랑한다. 주요 시설은 농산 A·B동, 경매장 A·B·C동, 수산동, 냉동 창고, 가공식품 판매소 및 관련 상가, 관리동, 서비스동 등이 있다.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은 내륙에 위치한 만큼 농산물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경북지역은 물론 경남, 전라도, 강원도 농민들까지 대구 농수산물 도매시장을 왕래하며 농수산물을 공급하고 있다. 비수도권 최대 거래물량을 소화하는 도매시장으로 명성이 높다. 또 경매 과정의 공정성, 투명성을 담보하고 효율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전자경매제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고품질 우수 농산물과 특별한 재배 방식으로 생산된 농산물에는 생산지·품질·등급을 표시하는 품질인증제도를 도입했다. 소비자 보호를 목적으로 농산물 안전성 검사를 주기적으로 시행 중이다. ◆ 새로운 도약의 발판 유통경로 다양화로 생산자·소비자 이익을 보호하는 공영도매시장의 역할도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물류 인프라 및 시설 노후화, 대형유통업체 산지 직구매 확대, 교통 혼잡 등으로 시설 현대화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에 2007년, 2013년, 2015년 총 3차례에 걸쳐 이전 및 재건축 관련 용역을 실시했지만 결론을 도출하지 못했다. 2017년 '도매시장 시설현대화 추진협의회'를 구성했고 민선 8기 이후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 이전 타당성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진행했으며 달성군 하빈면으로 이전을 확정했다. 지난달 대구시는 농림축산식품부 주관 공영도매시장 시설현대화 사업자로 선정, 국비 904억원을 확보하면서 이전 사업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앞서 시는 시설현대화 계획을 제출했고 사업 필요성과 대응 노력, 도매시장 성장 여건, 지자체 의지 및 계획 적정성, 시설현대화 연계 운영개선 등에서 높은 점수를 획득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신설되는 도매시장은 차별화된 인프라를 갖춰 기존 처리 물량의 한계를 극복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면서 "한강 이남 최고의 거점 도매시장으로서의 입지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2024-05-08 18:30:00

  • 올트먼, AI에 서울방어 맡겨도 되나 묻자

    올트먼, AI에 서울방어 맡겨도 되나 묻자 "따져봐야 할 질문 많아"

    인간이 전쟁을 인공지능(AI)에 맡겨도 되는지를 두고 논란이 있는 가운데 AI 산업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도 이게 쉽지 않은 문제라는 인식을 드러냈다. 올트먼은 7일(현지시간) 워싱턴의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가 'AI 시대의 지정학적 변화'를 주제로 개최한 대담에서 북한이 서울을 기습 공격해 한국이 이를 방어하려면 인간보다 대응 속도가 빠른 AI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에 대해 질문받았다. 진행자는 북한이 서울을 향해 군항공기 100대를 출격시키고, 한국이 AI가 통제하는 로봇 무리를 이용해 항공기를 전부 격추해 북한 조종사 100명이 목숨을 잃는 상황을 가정하고서 어떤 상황에서 AI에 사람을 죽이는 결정을 맡겨도 되느냐는 취지로 질문했다. 올트먼은 "항공기가 한국에 접근하고 있고 인간이 의사 결정에 관여할 시간이 없을 때 AI가 요격 결정을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지만, 그런 공격이 일어나고 있다고 정말 확신할 수 있나? 어느 정도로 확실해야 하나? 예상되는 인명 피해는? 회색지대의 어느 지점에 선을 그어야 하는가? 정말 (우리가 따져봐야 할) 질문이 많다"고 답했다. 그는 "난 누군가 'AI가 핵무기 발사를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을 들은 적이 없다. 또한 누가 접근하는 미사일을 요격할 때처럼 정말 빠르게 행동해야 할 때 AI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는 것도 들은 적이 없다. 그런데 그사이에 이런 지대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내용은 자신의 전문 분야가 아니라고 시인하면서 "오픈AI에서 이런 결정을 하지 않아도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지정학적 경쟁이 AI 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질문을 받고서는 "우리는 매우 분명히 미국과 우리 동맹의 편"이라고 답했다. 이어 "인도주의적인 면도 있는데 우리는 이 기술이 인류 전체에 득이 되기를 원하지, 우리가 동의하지 않는 지도부가 있는 특정 국가에 살게 된 사람들에게만 득이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2024-05-08 16:22:37

  • 전기차 충전플랫폼 차지인, 대창모터스와 손잡고 화재예방 기술 개발

    전기차 충전플랫폼 차지인, 대창모터스와 손잡고 화재예방 기술 개발

    전기차 충전플랫폼 전문기업 '차지인'은 전기트럭 양산기업 '대창모터스'와 손잡고 전기차 화재 예방 기능 개발에 나선다고 8일 밝혔다. 두 기업은 전기차 '화재 예방 기능과 PnC(Plug and Charge), V2G(Vehicle To Grid) 기술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지난 7일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계기로 화재예방 기능이 탑재된 전기차 충전인프라 및 플랫폼을 확장한다. 전력선통신를 통해 차량 배터리 상태를 확인하고 지하주차장에서 충전할 경우 95%까지 충전이 가능하도록 설정해 화재를 예방하는 기술이다. 양사는 배터리 사용 후 남은 전력을 공급 및 판매하는 'V2G 플랫폼'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다. 전기차 충전 후 가정에서 차량의 전기를 사용해 전기요금을 절감할 수 있다. 현재 차지인은 제주도 분산전원 특구 내 V2G 실증을 준비 중이다. 또 전기차 'PnC서비스' 구현을 위한 협력도 추진한다. PnC서비스는 충전커넥터를 충전구에 꽂으면 차량정보를 인식해 '인증-충전-결제'가 자동으로 진행되는 서비스다. PnC기능 상용화를 통해 충전 편의성을 높일 계획이다. 차지인은 과금형 콘센트 임시허가 1호·제주 규제 특구 충전공유 임시허가 사업자 승인을 받았다. 최영석 차지인 대표는 "차량 제조사 대창모터스와 협업을 통해 PnC, V2G 등 다양한 서비스를 구현하는 '모빌리티·에너지 플랫폼'기업으로 성장하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한편, 대창모터스는 순수 국산 골프카트와 한국야쿠르트 탑승형 전동카트를 시작으로, 소형 전기트럭으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 중이다. 향후 다마스를 대체할 수 있는 경차급 화물차를 출시할 예정이다.

    2024-05-08 15:08:32

  • 중소기업융합대구경북연합회 제31회 골프대회 성황리에 개최

    중소기업융합대구경북연합회 제31회 골프대회 성황리에 개최

    중소기업융합대구경북연합회는 '제31회 중소기업융합대구경북연합회 골프대회'를 지난달 29일 구미컨트리클럽에서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연합회 회원사, 유관기관, 협·단체 등 282명이 참가했다. 김경미 중소기업융합대구경북연합회 회장은 "2024년 제31회 중소기업융합대구경북연합회장배 골프대회가 성공적으로 개최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대회 개최를 위해 수고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고 했다.

    2024-05-07 18:01:30

  • HBM, D램 매출 30%로 확대…삼성·SK 치열한 주도권 경쟁

    HBM, D램 매출 30%로 확대…삼성·SK 치열한 주도권 경쟁

    인공지능(AI) 시장 확대로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내년에는 HBM이 전체 D램 매출의 30%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HBM 시장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7일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전체 D램 비트(bit) 용량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기준 2%에서 올해 5%로 상승하고, 2025년에는 1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D램 매출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3년 전체 D램의 8%에 불과했으나 올해 21%로 늘어나고, 2025년에는 3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HBM 판매 단가는 2025년 5∼10% 상승할 것으로 내다 봤다. 트렌드포스는 "HBM의 판매 단가는 기존 D램의 몇 배, DDR5의 약 5배에 달한다"며 "이러한 가격 책정은 단일 디바이스 HBM 용량을 증가시키는 AI 칩 기술과 결합해 D램 시장에서 용량과 시장 가치 모두 HBM의 점유율을 크게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HBM 수요 성장률은 200%에 육박하며 내년에도 2배로 증가할 전망이다. 현재 내년 D램 가격에 대한 협상이 진행 중이며, 전체 생산 능력이 제한돼 있어 내년에도 공급 가격은 5∼10% 높게 책정됐다는 것이 트렌드포스의 설명이다. 현재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HBM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HBM 생산능력을 늘리며 수요 증가에 대응하고 있다. 앞서 곽노정 SK하이닉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일 기자간담회에서 "HBM은 올해 이미 '솔드아웃'(완판)이고, 내년 역시 대부분 솔드아웃됐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최근 공급을 시작한 HBM3E 8단 제품뿐 아니라 3분기 양산을 준비 중인 HBM3E 12단 제품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도 지난달 30일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HBM 공급 규모는 비트 기준 전년 대비 3배 이상 지속적으로 늘려가고 있고, 해당 물량은 이미 공급사와 협의를 완료했다"며 "2025년에도 올해 대비 최소 2배 이상의 공급을 계획하고 있으며 고객사와 협의를 원활하게 진행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는 HBM3E 12단 제품을 2분기 내에 양산할 예정이라고 밝혔고, SK하이닉스도 내년부터 공급하려던 HBM3E 12단 제품을 3분기에 앞당겨 양산 가능하도록 준비 중이다. HBM3E 제품은 엔비디아가 하반기에 선보일 B100과 GB200 등과 AMD의 MI350, MI375 등 차세대 AI 칩에 탑재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트렌드포스는 "2025년에는 주요 AI 솔루션 제공업체의 관점에서 볼 때 HBM 사양 요구 사항이 HBM3E로 크게 전환되고 12단 제품이 증가할 것"이라며 "이런 변화는 칩당 HBM의 용량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2024-05-07 17:52:21

  • K배터리 3사 점유율 축소…1분기 세계 배터리 시장 성장 지속

    K배터리 3사 점유율 축소…1분기 세계 배터리 시장 성장 지속

    전기차 시장 성장세 둔화에도 불구하고 올 1분기(1~3월) 세계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배터리 기업의 점유율이 확대되면서 국내 2차전지 기업의 점유율은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세계 각국에 등록된 전기차(순수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하이브리드차)에 탑재된 배터리 총사용량은 158.8GWh(기가와트시)로,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했다.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합산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2.8%포인트(p) 하락한 23.5%를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사용량은 전년 동기보다 7.8% 증가한 21.7GWh에 점유율 13.6%로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SDI는 국내 3사 중 가장 높은 36.3% 성장률을 보이며 8.4GWh(점유율 5.3%)로 5위를 차지했다. 또 SK온의 배터리 사용량은 8.2% 감소한 7.3GWh을 기록하며 점유율 4.6%로 6위에 머물렀다. 전기차 판매량에 따른 배터리 사용량을 보면 LG에너지솔루션은 테슬라 모델3·모델Y, 포드 머스탱 마하-E, 현대차 아이오닉6 등 유럽·북미에서 판매량이 높은 모델이 성장을 견인했다. 삼성SDI의 경우 BMW i4·i5·iX, 아우디 Q8 e-트론, 리비안 R1T·R1S 등의 높은 판매량 덕에 성장세를 보였다. SK온은 북미에서 포드 F-150이 판매 호조를 보였으나, 다른 지역에서 현대차 아이오닉5·기아 EV6 판매량 감소로 타격을 입었다고 SNE리서치 측은 분석했다. 중국 CATL은 작년 대비 31.9% 증가한 60.1GWh로 글로벌 1위 자리를 유지했고, BYD(비야디)는 11.9% 성장한 22.7GWh로 2위를 차지했다. 일본 업체 중 유일하게 10위권에 진입한 파나소닉은 배터리 사용량 9.3GWh로 4위에 올랐다. SNE리서치는 "유럽과 미국지역에서 1분기 판매량이 예상치를 하회해 한국 배터리 3사 점유율도 낮아진 상황"이라며 "하반기부터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신차가 출시되고, 고성장세가 예상되는 미국에서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배터리 JV(합작 법인)가 예정돼 있어 점차 불안 요소가 해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4-05-07 16:44:21

  • 대만계 CEO 세계 혁신 주도…인재가 산업 발전의 핵심 [반도체 강국의 미래]<하>

    대만계 CEO 세계 혁신 주도…인재가 산업 발전의 핵심 [반도체 강국의 미래]<하>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급변하는 가운데 경쟁국인 대만의 상승세가 뚜렷하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한국과 대만의 반도체 무역특화지수를 분석한 결과, 대만은 시스템 반도체 부문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점유율이 높은 메모리 반도체 무역특화지수 격차도 축소되고 있다. 인재는 대만 반도체 산업 부흥의 원동력이 됐다. 공기업으로 시작한 TSMC 설립 이전부터 국책기관인 공업기술연구원(ITRI), 전자공업연구소를 설립하며 과학기술 발전의 기반을 마련했다.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전문인력을 확대했고 해외 인재 유치도 마다하지 않았다. 대만 산업계는 '인재가 곧 기업의 경쟁력을 결정한다'는 가치를 공유했고, 그 결과 경제 발전의 선순환 구조를 완성할 수 있었다. ◆ 대만이 배출한 혁신 기업인 대만계 기업인들은 '개척자' 역할을 하며 세계 첨단산업을 주도하고 있다. TSMC의 초대 회장 모리스 창이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는 국공내전을 피해 9살에 미국으로 이민을 갔고 대학 졸업 후 당시 최고의 반도체 기업이었던 텍사스인스트루먼트에 입사해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에 올랐다. 50대 중반이 된 모리스 창은 대만 정부의 요청에 창업을 결심했다.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이란 새로운 사업 모델을 제시했고, 그의 혜안은 대만을 세계 최고의 반도체 강국의 반열에 올려놨다. 공산당을 피해 조국을 떠나야 했던 한 소년이 돌아와 대만 산업 발전의 초석을 마련한 셈이다. 스스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뒤에도 TSMC가 위기를 맞을 때마다 재도약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며 존재감을 과시하기도 했다. AI(인공지능) 반도체 선도기업 엔비디아 창업주 젠슨 황 CEO도 대만 타이난 출신이다. 태국을 거쳐 미국에 정착한 그는 어려운 환경을 이겨내고 학업을 마쳤다. 엔비디아 설립 초창기 당시 GPU(그래픽 처리장치) 활용 범위가 국한돼 있었으나 AI시대를 맞아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반도체 기업 중 최초로 시가총액 2조 달러를 돌파하며 마이크로소프트, 애플에 이어 세계 3위 기업에 등극했다. 반도체 설계 기업 AMD를 이끄는 리사 수 CEO는 젠슨 황과 친척 관계다. 일찍이 반도체 전문가로 유명세를 떨치며 26세에 IBM 임원에 올랐고, 실적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AMD의 '구원 투수'로 등판해 제2의 전성기를 열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주축이 된 인물도 다수 배출했다. 야후를 창립한 제리 양, 유튜브 공동 창업자 스티브 첸, 19살에 애플 고문을 맡은 천재 해커 오드리 탕 등이 있다. 이들은 모두 이공계 전공으로 첨단 분야에 진출해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반도체 중심의 산업 육성정책과 기술창업에 대한 도전정신, 엔지니어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도 영향을 미쳤다. ◆ 엔지니어가 '최고 연봉자'…인재 유치전 치열 대만 산업계는 최고 수준의 기술 인력을 보호하고 이탈을 막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산업의 경우 관련 종사자들에게 최고 수준의 대우를 보장한다. 지난 2022년 대만 노동부 직업별 급여 현황 조사를 보면 TSMC의 비관리직 중위소득은 1억6천만원이고,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기업인 미디어텍의 경우 1억471만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대만 평균 급여의 4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의사를 포함한 다른 전문직과 비교해도 처우가 더 좋은 편이다. 모리스 창 TSMC 전 회장은 지난해 대만법관협회 개막식 강연에서 대만 반도체 산업의 강점에 대해 "이 분야 근무를 희망하는 엔지니어, 기술 인원, 운영 인원 등 인재가 풍부하기 때문"이라며 "근무는 시간이 길고 클린룸에서 우주복 같은 복장을 착용해야 해서 매우 힘들지만, 대만에는 우수한 실력을 갖추고 헌신적인 엔지니어가 있어 TSMC 매년 이직률은 4~5%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정부 차원의 인재 육성 체제도 강화되고 있다. 2019년 출범한 '대만반도체연구센터'(TSRI)는 반도체 관련 연구개발은 물론 인력 양성에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또 기업, 대학교와 긴밀한 연계를 통해 기술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하고 있다. 최근 한국의 반도체 전문인력의 이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 정부가 팹리스 중심 산업 구조의 틀을 깨고 파운드리 건립에 나서면서 인재 영업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산업 부흥을 노리는 일본 산업계도 석·박사급 인력을 데려오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의 청소년들은 더이상 꿈을 과학자라고 말하지 않는다. 반면 대만은 과학기술을 선도하는 엔지니어를 선망하는 학생들이 대다수"라며 "이공계 인재는 산업의 미래이자 국가 발전의 힘이다. 인재풀을 확보할 수 있는 유인책이 요구된다"고 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반도체 생태계 육성 및 주도권 장악을 위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과학기술 인재 육성과 유출 방지를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24-05-07 16:30:08

  • 인텔, 日기업들과 반도체 후공정 기술 개발

    인텔, 日기업들과 반도체 후공정 기술 개발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이 오므론 등 일본 14개 기업과 반도체를 최종 제품으로 조립하는 후공정을 자동화하는 제조 기술을 일본에서 공동 개발할 것으로 알려졌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인텔은 오므론을 비롯해 야마하발동기, 레조낙홀딩스, 신에쓰폴리머 등 14개사와 함께 후공정 자동화 기술 및 장치를 개발해 2028년까지 실용화할 계획이다. 후공정 관련 기술 표준화를 진행해 복수의 제조 장치와 검사 장치, 반송 장치를 시스템에서 일괄 관리하거나 제어하도록 할 방침이다. 개발비 등 투자액은 수백억엔(약 수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일본 경제산업성도 지원에 나설 전망이다. 반도체 공정은 크게 웨이퍼 공정인 전공정과 패키징·테스트 작업을 하는 후공정으로 나뉜다. 10나노 이하 초미세 공정부터는 미세화를 통한 성능 향상에 한계가 있어 반도체 업체들은 여러 칩을 한데 모아 원활히 구동하도록 연결하는 패키징 기술을 통해 성능을 끌어올리려고 하고 있다. 그런데 후공정은 다양한 부품과 제품을 수작업으로 조립하는 경우가 많아 노동력이 풍부한 중국과 동남아시아에 관련 공장이 집중돼 있다. 미국 컨설팅기업 보스턴컨설팅그룹에 따르면 2022년 기준으로 세계 후공정 공장 생산능력 중 중국이 38%를 차지했다.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높은 미국과 일본에 후공정 거점을 마련하려면 생산 라인을 무인화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닛케이는 미일 기업 협력과 관련, 양국이 반도체를 일관 생산할 수 있게 해 반도체 공급망 단절에 대비함으로써 중국에 의존하는 지정학적 리스크를 낮출 목적이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조사기관 테크인사이츠는 반도체 후공정 시장 규모가 올해 125억 달러(약 17조원)로 지난해보다 13%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2024-05-07 11:24:08

  •  AI시대 입지 강화하는 대만, 불안한 한국 차이는? [반도체 강국의 미래] <중>

    AI시대 입지 강화하는 대만, 불안한 한국 차이는? [반도체 강국의 미래] <중>

    AI(인공지능) 시대를 맞아 첨단기술의 핵심인 반도체 산업을 둘러싼 국가 간 패권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반도체 강국'으로 꼽히는 한국과 대만의 잠재력을 두고 엇갈린 평가가 나온다. 대만은 설계부터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후공정까지 산업 전반에 걸쳐 견고한 생태계를 구축해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반해 한국은 메모리에 편중된 산업 구조의 한계점이 분명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 메모리 회복에도 웃지 못하는 이유 반도체 수출이 호조세를 보이면서 무역수지가 개선되는 추세다. 지난달 한국의 수출은 562억6천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3.8% 늘었다. 지난해 10월 이후 7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부진을 벗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4월 반도체 수출액은 99억6천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6.1% 증가했다. IT 산업이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D램 등 메모리 반도체 수요 및 단가가 상승하면서 수출액도 늘어난 것이다. 문제는 반도체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점이다. 전체 수출액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4월 기준 17.6%에 달한다. 전년 동월(12.9%) 대비 4.7% 포인트(p) 뛰었다.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특성상 수출 증가는 긍정적 신호로 해석할 수 있지만, 반도체를 제외한 경기지표는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시장 수요와 가격 변동에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 한국의 지난 2018년 기준 반도체 수출액은 1천267억1천만 달러로 단일품목 사상 최초로 1천억 달러를 돌파했으나, 지난해 업황 부진의 여파로 연간 반도체 수출은 986억3천만 달러로 줄었다. AI 반도체로 각광받고 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에 대한 기대감이 높지만 불안 요소도 적지 않다. 핵심 공정에 적용되는 장비·소재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탓에 공급망 리스크가 공존한다. 향후 공급과잉에 진입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 반도체 패권 영향력 높이는 대만 대만은 AI 핵심 반도체를 공급하는 국가로 세계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AI 반도체 시장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누리고 있는 엔비디아는 대만의 TSMC와 견고한 협력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기업인 엔비디아는 TSMC에 생산을 맡기고 있다. 엔비디아의 생산물량이 급증하면서 TSMC도 수혜를 톡톡히 보고 있다. TSMC의 1분기 순이익은 9조5천억원 규모로 당초 예상을 훌쩍 뛰어넘었다.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16.5% 늘어난 5천926억4천400만 대만달러(약 25조4천억원)를 기록했다. AI 중심의 산업 전환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거점을 보유한 대만이 주도권을 거머쥔 셈이다. 탄탄한 밸류체인(가치사슬)도 강점으로 꼽힌다. 3대 반도체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분업구조를 확립한 것이다. 신주과학산업단지, 중부과학산업단지, 남부과학산업단지 등 권역별 산업클러스터를 중심으로 공동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중소·중견기업 육성을 통해 소재·부품·장비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수도권과 대기업, 메모리 반도체 중심의 산업 구조를 형성한 한국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시스템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한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김대현 경북대 전자공학부 교수는 "시스템반도체는 컴퓨터, 통신, 전기차, 로봇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활용되고 있고 세계시장 규모도 메모리에 비해 더 크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시장점유율은 3%에 불과한 수준"이라며 "대구경북 시스템반도체 산업 기반을 다지는 '파이밸리 프로젝트' 추진을 통해 반도체 강국 한국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 반도체= 메모리 반도체와 시스템 반도체(비메모리 반도체)로 구분된다. 메모리 반도체는 데이터를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시스템 반도체는 연산·제어 등 정보처리 기능을 한다.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시스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80%로 메모리 반도체에 비해 부가가치가 더 높다. 시스템 반도체는 AI(인공지능)을 포함한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여러 분야의 핵심 소재로 꼽힌다. * 2024년 4월 수출 주요품목 비중 반도체/ 17.7% 자동차/ 12.0% 일반기계/ 8.3% 석유제품/ 7.7% 석유화학/ 7.6% 자료: 산업통상자원부

    2024-05-06 1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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