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언제부터 인간이었을까. 인간 이전의 우리는 무엇이었을까. 존재의 근원,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천착해온 양해웅 작가의 29번째 개인전이 방천시장 내 갤러리 문101(대구 중구 달구벌대로 446길 15)에서 열리고 있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그간 작업해온 입체의 세계를 잠시 내려놓고, 은유적이고 상징적인 표현이 더해진 평면에 집중한다.
그는 "'나'라는 존재는 개인의 경계를 넘어선다. 나는 지구의 시간이고, 생명의 시간이며, 우주의 오래된 기억이다"라고 말한다. 그래서 그는 인간의 몸 속에 존재하는 식물과 동물, 흙과 물, 빛과 공기의 시간들을 그려낸다. 인간을 독립적인 존재로 바라보기보다, 수많은 기억과 시간이 중첩된 존재로 여기는 것.
때로 화면 위에는 대륙이 이동하고, 시간이 겹쳐지고, 생명의 흔적이 출현한다. 하나의 장면을 넘어 수억 년의 시간이 포개진 지층에 가깝다.
그는 "화면의 깊이는 물리적인 돌출과 함몰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시간과 존재의 층위가 쌓이면서 발생한다"며 "결국 내가 찾아가는 것은 인간의 기원만이 아니다. 인간과 인간 아닌 것 사이의 경계가 생겨나기 이전의 세계, 생명과 물질이 서로 분리되기 이전의 세계, 그리고 나와 타자, 자연과 인간이라는 구분이 만들어지기 이전의 세계를 향한 기억"이라고 말했다.
양해웅 작가는 전남 여수 출신으로, 중앙대학교 회화과와 동 대학원에서 서양화를 전공했다. 서울·전남·전북에 50여 점의 야외 영구조형물을 설치했고, 광주시립미술관, 여수시립미술관 등 30여 곳에 작품이 소장돼있다.
전시는 15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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