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15년간 약 4000억원의 세금을 체납한 '선박왕' 권혁 시도그룹 회장으로부터 체납액을 받아내는 과정에서 해외 재산 압류를 추진하는 한편, "한국으로 돌아와 사업하라"는 제안까지 하며 설득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8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 권 회장이 체납액 3938억원을 납부하기로 한 배경에 대해 "우리가 해외 재산을 압류하려고 한 부분이 부담이 됐던 것 같다"고 했다.
임 청장은 "파나마나 라이베리아 등 국세청장을 만나 선박 소유 현황을 파악하는 데 주력했다"며 "그쪽 국세청장들께 '조세정의 차원에서 체납을 정리해야 하는 것은 과세 당국의 의무 아니냐'고 협조를 당부했다"고 했다.
국세청 직원들의 직접적인 설득도 이어졌다고 한다.
임 청장은 "그 외에 우리 팀원들이 개인적인 설득도 했다"며 "세금을 다 내고 이번 기회에 아예 대한민국으로 돌아와서 여기서 사업하는 건 어떠냐, 이런 제안도 했다"고 밝혔다.
'그래서 오겠다고 하더냐'는 질문에 임 청장은 "그에 대한 답은 아직 안 줬다"고 했다.
앞서 국세청은 개인 체납액 1위였던 권 회장이 3938억원을 완납하는 내용의 납부 계획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국세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체납 세금 납부 사례다.
권 회장은 이 가운데 1000억원을 지난 7월 현금으로 납부했고, 나머지 체납액은 해외 소재 선박 5척을 담보로 제공하는 방식 등을 통해 향후 납부하기로 했다.
임 청장은 담보로 제공된 선박과 관련해 "(담보로 내놓은) 선박 5척의 평가액은 3000억원을 훨씬 상회하고, 선순위 채권 등이 없는 깔끔한 담보 물건"이라고 했다.
이어 전체 체납액 3938억원 가운데 상당 부분이 장기간 체납에 따른 가산세와 가산금이라고 밝혔다. 임 청장은 "국민들께서 15년 동안이나 안 냈는데 이자나 연체료를 왜 안 받냐는 궁금증이 있다고 한다"며 "당연히 이 금액(3938억원)의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금액이 가산세, 가산금, 소위 말해 연체료에 해당하는 게 다 들어가 있는 것"이라고 했다.
임 청장은 "탈세에 관한 인식이 과거에 비해서는 많이 개선됐다"며 "과거에는 우리나라 지하경제 규모가 상당하다고 평가가 됐는데, 이제는 정보기술(IT) 선진화로 결제나 이런 부분들이 거의 투명하게 노출돼 지하경제 규모가 많이 축소됐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임 청장은 이날 법인 명의를 이용한 탈세 행위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대응을 예고했다. 그는 '슈퍼카 사적 사용', '황제 사택' 등을 언급하며 "사주가 이런 행태를 보이면 탈세 리스크가 높은 지표라고 보고 기업 전반에 대한 조사를 강도 높게 2차, 3차로 계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권 회장은 1990년대부터 일본과 홍콩, 한국 등에서 해운업체를 운영하며 '선박왕'으로 불려온 인물이다.
권 회장 본인 체납액, 그리고 이 체납액에 관한 2차 납세의무를 지게 된 관련 법인의 체납지정액까지 포함하면 장부상 총 체납액은 7902억원이다. 권 회장이 3938억원을 모두 납부하면 법인에 부과된 2차 납세의무 체납액도 모두 소멸되므로 장부상 체납액 전체가 정리된다.


































댓글 많은 뉴스
'박정희 친필 편지' 직접 꺼내든 박근혜…"공개하는 게 맞겠다"
"5·18 명단 공개는 2차 가해"…민주당, 국힘에 법안 철회·사과 요구
[단독] 축구·야구 아시안게임 후폭풍…주호영 '병역 혜택 폐지법' 발의
"가장 존경하는 대통령" 2위 노무현, 3위 김대중…1위는
호남 1조5천억 vs TK 148억…3대 프로젝트 예산 '100배' 홀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