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9일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예정지인 광주 군공항을 처음 찾아 "용수와 전력이 늦더라도 타이밍을 맞출 수 있으면 먼저 공사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이날 오후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SK하이닉스 경영진과 함께 군공항 현장을 방문해 부지 현황과 사업 여건을 살폈다. 전력·용수 등 핵심 기반시설의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SK하이닉스 반도체 팹이 들어설 탄약고 이전 예정 부지도 직접 확인했다. SK하이닉스 경영진이 그동안 수차례 군공항 부지를 찾아 투자 상황을 점검하고 전남광주시와 지원 사항을 논의해왔지만, 최 회장이 직접 현장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가 지난 6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광주 반도체 메가프로젝트 투자 계획을 발표한 이후 이뤄지는 첫 현장 방문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광주 군공항 일대에 800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팹을 각각 2기씩 총 4기를 건설하기로 했다. 군공항 일원 약 250만평 가운데 탄약고 이전 예정지 등을 포함한 63만평을 우선 개발해 이르면 2027년 상반기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2028년 말까지 초기 전력 3.1GW와 하루 15만t의 용수를 공급하고, 첫 양산 목표 시점은 2030년 6월이다.
현장 점검을 마친 최 회장은 "가장 빠른 속도로 최대한 짓겠다"며 속도전 의지를 분명히 했다. 폭증하는 반도체 수요에 대비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호남 반도체를 함께 진행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반도체 수요가 계속해서 상당히 빠른 속도로 늘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며 "또 다른 부지와 팹 조성이 더 필요한 것이고, 필요하다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병행해서라도 지어야만 할 사정이 생길 것 같다"고 말했다.
호남 반도체 규모 확대 가능성도 내비쳤다. 최 회장은 "땅이 더 있고 수요가 더 있다면 이쪽, 즉 호남 반도체가 더 커질 것도 충분히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업계 일각에서는 SK가 용인 클러스터 조성 이후로 광주 사업을 미루거나, 글로벌 반도체 경기에 따라 장기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이번 최 회장의 방문은 그룹 수장이 직접 반도체 부지를 찾아 신속한 사업 추진 의지를 밝혔다는 점에서 이러한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계기로 받아들여진다.
배미경 전남광주시 대변인은 "SK의 호남 반도체 투자에 우려와 회의적인 시선이 있었는데, 최태원 회장이 직접 투자 의지를 밝혀 이런 부분이 모두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며 "SK가 투자에 적극적인 만큼 반도체 유치와 투자 환경을 조성하는 데 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전남광주시는 기업의 투자 일정에 맞춰 부지·전력·용수 등 핵심 기반시설을 적기에 확보할 수 있도록 정부 및 관계기관과 협력하고, 인재 양성과 정주 여건 조성에도 나설 방침이다. 정부는 최대 20조원 규모의 통합재정지원 가운데 2027년부터 2030년까지 6조원을 반도체 클러스터에 투입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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