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해안경비대는 남중국해 세컨드 토머스 암초 인근에서 부상 군인을 긴급 후송하는 도중 중국 해안경비대 함정이 물대포를 발사해 필리핀 순찰함의 접근을 막았다고 밝혔다. 제이 타리엘라 필리핀 해경 대변인은 이 사건으로 후송 임무가 10시간 가까이 지연됐고, 안전을 위해 필리핀 함정이 일시 철수했다고 밝혔다. 물대포가 함정에 직접 맞지는 않았다.
후송 대상 군인은 세컨드 토머스 암초의 필리핀 해군 함정 시에라 마드레함에 탑승 중이었으며, 기존에 앓던 질환이 악화돼 즉각적인 치료가 필요한 상태였다. 해당 군인은 결국 암초에서 더 멀리 떨어진 지점까지 고무보트로 이동해 후송됐고, 현재 안정적인 상태로 전해졌다.
중국 해안경비대는 같은 날 밤 필리핀 측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대변인 장뤄는 필리핀 해경 함정 4409호가 중국이 '불법 좌초'라고 부르는 선박에서 부상자를 이송하기 위해 런아이자오(세컨드 토머스 암초의 중국명) 인근 해역에 접근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측은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필리핀 측이 소형 보트로 부상자를 후송하도록 즉시 허용하고 관련 법령에 따라 필요한 편의를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필리핀 측에 "사실을 무시하고 진실을 왜곡하며 여론을 오도하는 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중국은 9월에 발생한 별개의 사건, 즉 중국 해경 함정이 필리핀 수산청 선박을 들이받았다는 필리핀 측 주장에 대해서도 책임은 전적으로 필리핀에 있다며 거부했다.
필리핀군 집계에 따르면 지난 9월 한 달간 남중국해 분쟁 수역 내 필리핀 거점인 티투섬, 세컨드 토머스 암초, 사비나 암초, 중국이 실효 지배하는 스카버러 암초 일대에서 중국 해군·해경 함정 101척이 포착됐다. 이는 전달의 56척에서 거의 두 배로 늘어난 수치다.
지역별로는 스카버러 암초 인근에서 중국 해경·해군 함정 39척이 관측돼 가장 많았고, 티투섬 인근 28척, 세컨드 토머스 암초 인근 23척, 사비나 암초 인근 11척 순이었다. 필리핀 군 당국은 이 같은 급증이 중국의 전략적 변화를 의미하는지 판단하기 위해서는 더 긴 기간의 추이를 살펴봐야 한다고 밝혔다.
필리핀 군 당국은 중국의 이 같은 집결이 필리핀의 의지를 꺾고 분쟁 거점에서의 주둔 능력을 무력화하려는 이른바 '미션 킬(mission kill)' 전술의 일환이라고 평가했다.
세컨드 토머스 암초는 양국 간 충돌, 물대포 사건, 시에라 마드레함 보급 임무를 둘러싼 분쟁이 반복적으로 발생해 온 핵심 분쟁 지점이다. 중국은 2016년 국제중재재판소가 중국의 광범위한 역사적 권리 주장의 법적 근거를 부정하는 판결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세컨드 토머스 암초를 포함한 남중국해 대부분의 섬과 암초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베이징은 중재 절차 자체에 불참했으며 판결을 "불법이고 무효"라고 일축해 왔다.
2024년 마닐라와 베이징은 세컨드 토머스 암초 보급 임무에 관한 잠정 합의에 도달한 바 있으며, 필리핀 외무부는 이 합의가 양국 간 충돌을 예방하는 데 기여했다고 밝혔다. 이번 의료 후송 사건은 그 이후 분쟁이 재점화된 일련의 충돌 중 하나로, 양국 간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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