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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도약기금 채권 소각 18만명 1.6조원…내 빚 지워졌는지 확인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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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이상이 열에 아홉, 10년 넘은 연체가 대부분 누리집·콜센터·크레딧포유서 소각 기록 직접 조회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10년 넘게 갚지 못한 빚을 안고 살던 18만3000명의 채무가 이달 초 사라졌다. 금융위원회와 새도약기금은 2일 사회취약계층의 장기 연체채권 1조5968억원을 4차로 소각했다. 소각은 채권 자체를 없애 추심과 상환 의무를 함께 끝내는 조치다. 다만 빚이 지워졌다는 사실은 당사자가 직접 확인해야 하고, 압류 해제나 신용기록 정리도 따로 챙겨야 한다.

◆열에 아홉은 50대 이상, 10년 넘은 빚

이번에 소각된 채권은 오래 묵은 소액 빚이 대부분이다. 연체 기간이 10년을 넘긴 채권이 열에 아홉에 가깝고, 1인당 평균 소각액은 871만원이다. 2천만원 이하 채무자가 대다수다.

연령도 한쪽으로 쏠려 있다. 소각 대상자의 90.7%가 50대 이상이고, 그중에서도 60대가 가장 많다. 일할 수 있는 나이를 지나도록 빚이 따라다닌 사람들이다.

소각 유형은 세 갈래다. 기초수급자나 장애인연금 수급자처럼 심사를 생략한 취약계층, 채무자 사망 등으로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채권, 소멸시효가 끝났거나 파산 면책이 확정된 채권이다. 심사 생략 대상은 따로 신청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소각 명단에 들어갔다.

◆누적 3조8551억원, 매입 채권의 3분의 1

새도약기금은 지금까지 여섯 차례에 걸쳐 11조7378억원어치 연체채권을 사들였다. 이 가운데 네 차례 소각으로 없앤 금액이 3조8551억원으로, 매입액의 3분의 1 수준이다. 소각 혜택을 본 차주는 연인원 45만2000명이며, 겹치는 사람을 빼면 38만1000명이다.

4차 소각은 네 차례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지난 8월 13일 시행된 개정 신용정보법이 배경에 있다. 이 법에 따라 기금은 채무자 동의 없이도 금융·재산을 조사해 상환 능력을 가릴 수 있게 됐다. 그 심사를 거친 차주의 채권은 4분기에 추가로 소각된다.

◆내 빚이 소각됐는지 확인하는 세 가지 길

대상자에게는 10월 중순부터 소각 사실을 알리는 문자가 순차 발송된다. 문자를 받지 못했거나 미심쩍다면 세 곳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첫째는 새도약기금 누리집이다. 본인 인증 뒤 '심사현황 및 소각조회' 메뉴에서 소각 여부를 볼 수 있다. 둘째는 전용 콜센터(1660-0705)와 전국 12개 센터다. 셋째는 한국신용정보원의 크레딧포유다. '대출채권 소각정보' 메뉴에서 소각 기록이 전산에 반영됐는지 조회한다. 채권이 사라졌어도 신용정보 전산에 연체 기록이 남아 있으면 금융거래는 여전히 막힌다.

◆압류 해제 비용과 통신비까지

소각이 확정되면 그동안 걸려 있던 통장 압류 등 법적 조치를 풀어야 한다. 기금은 해제에 드는 비용을 전액 지원한다. 통신비도 돕는다. 우체국 알뜰폰 '새도약 요금제'로 최대 2년간 기본료를 지원받는다.

기금이 사들이지 못한 빚을 진 사람도 길이 있다. 연체 7년 이상, 5000만원 이하 장기 연체자는 대한법률구조공단 개인회생·파산센터(132)를 통해 파산·면책 신청에 드는 소송비와 인지대를 전액 대납받는다. 다만 이 요건에 맞지 않거나 협약 밖 금융사 빚을 진 사람은 이번 소각에서 제외된다.

◆도덕적 해이 논란, 사후 관리 공백

빚 탕감을 둘러싼 논란은 여전하다. 한 대학 경제학과 교수는 "빚 탕감 정책은 넉넉하지 않은 상황에서 꾸준히 빚을 갚아 온 성실 채무자에겐 역차별이 된다"고 말했다. 한 국책연구기관 연구위원도 "채무자의 상환 의지가 약화되고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위원회는 고의적이고 악의적인 사람이 아니라 갚을 방법이 없는 사람만 돕는 것이며, 이를 도덕적 해이로만 보기에는 공동체가 생각해 볼 부분이 많다는 입장이다.

제도의 빈틈도 남아 있다. 한국자산관리공사는 소각이 끝나면 개인정보 제공 동의도 종결돼 재연체 여부를 추적할 법적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국회 정무위원회도 같은 문제를 짚었다. 채권을 팔아야 할 금융권의 참여도 고르지 않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8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대부업권의 새도약기금 채권 소각 대상 채권 매각 달성률은 16.1%에 그쳤다.

유형별로 나누면 금액은 채무자 사망 등으로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채권이 가장 크다. 금융위원회가 공개한 4차 소각 세부 내역을 보면 이 유형이 8306억원, 11만명이다. 사람 수로도 세 유형 가운데 가장 많다.

기초수급자나 장애인연금 수급자처럼 심사를 생략한 취약계층은 6638억원에 6만2000명이다. 소멸시효가 끝났거나 파산 면책이 확정된 채권은 2149억원에 2만명으로 세 유형 중 가장 작다.

4차에 앞선 세 차례 소각 실적은 금융위원회 집계로 합계 2조2583억원, 대상자 26만9000명이다. 세 차례를 합쳐 2조원대였던 소각액이 이번 한 차례로 3조원대 후반까지 올라섰다.

기금이 여섯 차례에 걸쳐 사들인 채권의 차주는 모두 95만7000명이다. 같은 자료를 보면 이 가운데 소각 혜택을 본 차주 비율은 47.2%로, 금액 기준 소각 비율보다 높다. 소액 채무자가 먼저 정리됐다는 뜻이다.

기금이 사들인 채권에는 민간 금융사 외에 공공기관이 보유하던 장기연체채권도 들어 있다. 금융위원회가 이달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제출한 업무현황 자료를 보면 공공기관에서 넘어온 채권이 5조9000억원, 차주 35만1000명이다. 민간 금융권이 매각을 머뭇거리는 사이 공공기관 몫만으로 5조원대가 기금에 넘어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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