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 통화 후 러시아산 경유 30만t 이상을 이달 즉시 세계 시장에 공급하기로 합의했다고 9일(현지시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방금 푸틴 대통령과 매우 성공적인 협의를 마쳤다"며 "러시아가 미국 및 세계 시장에 즉시 30만t 이상의 경유를 공급하고, 11월 중 추가 50만t을, 그 직후엔 100만t을 공급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러시아가 정제시설 상태에 따라 단기간 내 300만t의 경유를 추가로 공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러시아 경유 공급 물량은 총 480만t에 달한다.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부총리도 같은 날 "러시아는 경유 수출 제한 조치를 즉시 풀기 시작한다"고 선언했다. 러시아는 앞서 자국 내 공급 부족을 이유로 경유 수출을 금지한 바 있으며, 이로 인해 국제 경유 가격이 급등하고 미국 선물 시장에서도 4년 만에 최대 일일 상승폭이 기록됐다.
미국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러시아산 경유의 세계 시장 공급을 허용하는 임시 일반 면허를 즉시 발급한다"고 밝혔다. 이 면허는 내년 4월까지 수입을 포함한 거래를 허용하는 한시적 조치다.
미국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을 금지하는 제재를 가해 왔으며, 이번 조치는 이러한 제재를 일부 풀어 러시아산 경유 거래를 한시적으로 허용한 것이다.
미국 내 경유 가격은 이란전 시작 전보다 70%가량 급등하면서 가계 부담이 커지고 트럼프 행정부를 향한 불만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결정은 중간선거를 한 달도 채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 나온 것으로, 치솟는 에너지 가격이 유권자들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나왔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30만t·50만t 규모는 세계 경유 시장 전체에 비하면 "상당히 작은" 물량이라고 평가하면서도, 300만t 추가 공급이 실현될 경우 경유 가격에 어느 정도 안도감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번 합의에 강하게 반발하며, "지속적인 긴장 완화 합의" 없이 이뤄지는 대러 제재 완화는 "명백한 약점"이라고 X(옛 트위터)에 썼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합의를 발표할 당시, 미국 측 협상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측과 회동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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