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생후 2개월 딸 숨지자 홈캠 영상 삭제 40대父, 외상 흔적에 '살인혐의' 장례식장서 긴급체포…또 떠오른 정인이 사건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 가
  • 가

아기 몸에서 멍 등 외상 흔적…경찰, 살인 혐의 적용·국과수 부검 의뢰
정인이 사건 뒤 즉각분리·아동학대살해죄 도입했지만 지난해에도 38명 숨져

경찰. 연합뉴스
경찰. 연합뉴스

생후 2개월 된 딸이 숨진 직후 자택 홈캠 영상을 삭제한 정황이 포착된 40대 아버지가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아기의 몸에서는 멍 등 외상 흔적이 발견됐다.

11일 경기 오산경찰서는 살인 혐의로 40대 남성 A씨를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건은 이날 오전 3시 47분쯤 오산시 서동의 한 주택에서 "생후 2개월 된 자녀가 숨을 쉬지 않는다"는 112 신고가 접수되면서 시작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이 현장에 출동했을 당시 A씨의 딸 B양은 위중한 상태였다. B양은 119 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았으나 결국 숨졌다.

◆아기 몸에서 멍…사망 판정 뒤 홈캠 영상 원격 삭제 정황

경찰은 병원으로 옮겨진 B양의 몸에서 멍 등 외상 흔적을 확인하면서 단순 사고가 아닐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에 들어갔다.

특히 경찰은 A씨가 B양의 사망 판정을 받은 뒤 자신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자택에 설치된 홈캠에 접속, 이날 오전 촬영된 영상 일부를 원격으로 삭제한 정황을 확인했다.

이에 경찰은 외상 흔적과 영상 삭제 정황 등을 종합, 병원 장례식장에서 A씨를 살인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다만 현재까지 B양의 정확한 사망 원인과 구체적인 범행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B양의 시신 부검을 의뢰하고 A씨 부부를 상대로 사건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병원에서 아기의 몸에 멍이 발견된 점과 홈캠 영상 삭제 정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A씨를 긴급체포했다"고 밝혔다.

생후 16개월 된 입양아 정인 양을 학대한 끝에 숨지게 한 혐의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던 양모 장모 씨가 지난 2021년 11월 26일 서초동 서울고법에서 열린 항소심에서 징역 35년으로 감형받았다. 법원 앞에서 감형 소식을 전해들은 아동학대 관련 시민단체 회원들이 오열하고 있다. 연합뉴스
생후 16개월 된 입양아 정인 양을 학대한 끝에 숨지게 한 혐의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던 양모 장모 씨가 지난 2021년 11월 26일 서초동 서울고법에서 열린 항소심에서 징역 35년으로 감형받았다. 법원 앞에서 감형 소식을 전해들은 아동학대 관련 시민단체 회원들이 오열하고 있다. 연합뉴스

◆떠오르는 '정인이 사건'…3차례 신고에도 막지 못한 죽음

생후 불과 2개월 된 영아가 가정에서 숨지고 경찰이 부모의 학대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다는 점에서 2020년 발생한 이른바 '정인이 사건'의 기억도 다시 소환된다.

정인양은 양부모의 학대 끝에 생후 16개월이던 2020년 10월 숨졌다. 사망 전인 그해 5월과 6월, 9월 모두 세 차례에 걸쳐 아동학대 의심 신고가 접수됐지만 정인양을 가정에서 완전히 분리하지 못했고 결국 죽음을 막지 못했다. 경찰의 초동 대응과 관계기관의 판단 실패가 거센 비판을 받았다.

사건 이후 국회와 정부는 이른바 '정인이법'을 비롯해 아동학대 대응 제도를 잇따라 손봤다. 2021년 1월에는 아동학대 신고가 들어오면 지방자치단체나 수사기관이 즉각 조사·수사에 착수하도록 아동학대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 개정됐다. 현장 조사를 위해 출입할 수 있는 장소도 확대되고, 조사 방해에 대한 처벌도 강화됐다.

보호자로부터 아동을 곧바로 떼어놓을 수 있는 '즉각분리제도' 역시 도입돼 2021년 3월 시행됐다. 이후 아동학대로 사람을 숨지게 한 경우를 별도로 무겁게 처벌하는 아동학대살해죄도 마련되는 등 법과 제도가 크게 강화됐다.

16개월 된 입양 딸 정인 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양부모의 3차 공판이 열렸던 2021년 3월 3일 오전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 앞에 정인이 추모 근조 화환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16개월 된 입양 딸 정인 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양부모의 3차 공판이 열렸던 2021년 3월 3일 오전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 앞에 정인이 추모 근조 화환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법 강해졌지만…지난해 학대 아동 38명 숨져

하지만 법을 바꾼 것만으로 비극이 사라지지는 않았다.

보건복지부의 '2025년 아동학대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아동학대로 판단된 사례는 2만3648건이었다. 이 가운데 약 15%는 재학대 사례였다. 아동학대로 숨진 아동도 38명에 달했다. 특히 사망 아동 가운데 1세 미만이 18명으로 47.4%를 차지했다. 학대 행위자는 부모가 2만172건으로 전체의 85.3%였고, 학대 장소 역시 가정이 83.5%로 가장 많았다.

정인이 사건 이후 신고 즉시 조사와 즉각분리, 처벌 강화, 전담인력 확충 등 여러 안전장치가 만들어졌지만 영유아를 포함한 아동이 가장 안전해야 할 가정에서 학대받는 사건은 끊이지 않고 있는 셈이다. 특히 영아는 스스로 도움을 요청하거나 외부에 학대 사실을 알리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주변의 신고나 의료기관·보육기관의 발견이 없다면 위험이 가정 안에 장기간 감춰질 가능성도 크다.

mWiz
18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브리핑 데이터를 준비중입니다...
브리핑 데이터를 준비중입니다...
브리핑 데이터를 준비중입니다...
브리핑 데이터를 준비중입니다..
→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