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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1년 8개월 만 '尹 방어권 권고' 대국민 사과…폐기는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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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024년 12월 3일 밤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긴급 대국민 특별 담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024년 12월 3일 밤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긴급 대국민 특별 담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가인권위원회가 12·3 내란 혐의로 수사·재판을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방어권을 보장하라고 권고했던 지난해 결정에 대해 1년8개월 만에 대국민 사과하기로 했다.

인권위는 12일 서울 중구 인권위 청사에서 열린 제17차 전원위원회에서 지난해 2월 10일 의결한 '윤석열 대통령 방어권 보장' 권고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하는 안건을 표결에 부쳐 가결했다. 인권위원 11명 가운데 6명이 찬성했고 4명이 반대, 1명이 기권했다. 인권위는 이날 전원위에 해당 안건을 공식 의결사항으로 상정했다.

◆지난해엔 "탄핵심판 방어권 보장" 권고

논란의 출발점은 지난해 2월이었다.

인권위는 당시 '계엄 선포로 야기된 국가적 위기 극복 대책 권고의 건'을 논의한 끝에 윤석열 당시 대통령의 탄핵심판 과정에서 형사소송에 준하는 엄격한 적법절차를 지키고 방어권을 충분히 보장해야 한다는 취지의 권고를 의결했다. 당시 표결에서는 재적 위원 11명 중 6명이 찬성하고 4명이 반대했다.

당초 안건에는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소추 철회 권고 등 더 광범위한 내용도 포함됐지만 일부는 표결 과정에서 부결됐다. 반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방어권 보장과 수사기관의 불구속 수사 원칙 등을 강조하는 내용은 통과됐다.

당시 야권과 시민사회에서는 인권위가 내란 혐의를 받는 대통령을 사실상 옹호하는 것 아니냐며 강하게 반발했고, 인권위 내부에서도 정치적 사안에 개입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여권 추천 위원들 "내란 옹호로 비쳐…독립성 훼손"

이번 대국민 사과 안건은 여권 추천 인권위원들을 중심으로 추진됐다.

이들은 지난해 권고가 위법·위헌적 내란을 옹호하는 것으로 비쳤고, 인권위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에도 손상을 입혔다는 취지로 기존 결정에 대한 사과가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반면 윤석열 정부 당시 임명된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과 야권 추천 인권위원들은 이미 전원위원회가 의결한 사안을 뒤집는 것은 전례가 드물고 법적 안정성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해왔다.

실제로 지난 7월 여권 추천 위원들이 기존 의결의 폐기와 대국민 사과를 함께 요구하는 안건을 발의했지만, 안창호 위원장이 상정을 미루면서 인권위 내부 갈등이 커졌다. 9월 전원위에서도 전문가 의견을 더 들어야 한다는 이유로 결론이 미뤄졌다.

◆'의결 폐기'는 제외…사과만 남겨

당초 이번 안건에는 지난해 권고 자체를 폐기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기존 전원위 의결을 사후에 없애는 것이 가능한지, 법적 효력과 절차상 문제가 없는지 논란이 이어지면서 이날 최종 표결에서는 '폐기' 부분이 제외됐다.

결국 인권위는 지난해 의결 자체는 기록으로 남겨두되, 그 결정으로 인권위의 독립성과 신뢰가 훼손됐다는 점에 대해 대국민 사과하는 방식으로 절충한 맥락이다.

◆1년8개월 끌어온 인권위 내홍…사과로 일단 분기점

윤석열 전 대통령 방어권 보장 권고는 그동안 인권위 내부 갈등의 핵심 사안 가운데 하나였다. 일부 인권위 직원들은 해당 결정과 안창호 위원장의 회의 운영 등을 문제 삼으며 사퇴를 요구했고, 위원들 사이에서도 안건 상정과 표결 자체를 두고 충돌이 반복됐다.

그러다 이번 사과 의결로 1년8개월간 이어진 논쟁은 일단 중요한 분기점을 맞게 됐다.

다만, 기존 권고 자체가 폐기된 것은 아니어서 논란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한쪽에서는 뒤늦게라도 기관 차원의 책임을 인정했다는 평가가 나올 수 있고, 다른 쪽에서는 정권과 위원 구성 변화에 따라 과거 의결을 다시 평가하는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아울러 인권위가 이번 대국민 사과를 어떤 문구와 방식으로 발표할지, 또 안창호 위원장과 반대 위원들이 별도의 입장을 낼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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