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반도체 중심으로 상승세를 이어온 국내 증시에서 내년에는 이차전지가 새로운 주도 업종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 확대에 이어 내년부터 전기차 배터리 수요도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요 배터리 업체들의 실적 개선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12일까지 LG에너지솔루션은 11.48% 상승했다. 삼성SDI도 같은 기간 8.93% 올랐으며 SK온의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은 2.69% 상승했다.
양극재 관련 종목들은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가 각각 5.96%, 4.34% 상승한 반면 포스코퓨처엠은 1.01%, 엘앤에프는 4.64% 하락했다. 배터리 셀 업체들을 중심으로 실적 개선 기대가 반영되는 가운데 소재 업체들은 차별화된 주가 흐름을 나타냈다.
증권가에서는 내년 이차전지 업종의 이익 증가율이 반도체를 크게 웃돌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2027년 코스피 이차전지 업종의 순이익 증가율 전망치는 124.7%로 주요 업종 가운데 가장 높다. 반면 반도체는 올해 592.9%에서 내년 37.5%로 증가율이 둔화할 것으로 예상됐다. 코스피 전체 순이익 증가율도 올해 265.4%에서 내년 32.0%로 낮아질 전망이다.
증시 전체의 이익 증가율이 둔화하는 국면에서는 이익 규모보다 증가 속도가 빠른 업종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내년에는 이차전지를 비롯해 IT하드웨어와 미디어, 철강 등의 이익 증가율이 반도체를 웃돌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주도 업종 변화 가능성도 제기된다.
과거에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코스피 이익 증가율이 둔화했던 2011년에는 에너지와 자동차 업종이, 2016년에는 에너지와 철강 업종이 상대적으로 높은 주가 수익률을 기록했다. 당시 이들 업종은 전년보다 이익 증가율이 높아졌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미국의 ESS 신규 설치량은 지난해 51GWh에서 올해 67GWh, 내년 85GWh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의 전력 수요 증가와 재생에너지 설비 확대에 중국산 배터리 규제 강화까지 맞물리면서 현지 생산기반을 확보한 국내 업체들의 수주 기회가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주요 배터리 업체들의 실적에서도 개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 7560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ESS 매출은 전 분기 대비 약 50% 증가하는 등 사업 확대 흐름도 나타났다. ESS 출하량은 올해 33GWh에서 내년 51GWh로 늘어날 전망이다.
삼성SDI 역시 올해 영업이익이 흑자전환하고 내년에는 1조8050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 인디애나주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생산라인 가동에 따른 ESS 공급 확대가 실적 개선을 뒷받침할 전망이다. SK온도 미국 네오볼타와 2027년부터 2031년까지 5년간 9GWh 규모의 ESS용 배터리 셀 공급계약을 확보했다.
ESS에 이어 내년에는 전기차 배터리 수요 회복도 기대된다. 미국 전기차 판매량은 올해 118만3000대로 전년 대비 19.7% 감소한 뒤 내년 139만7000대로 18.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유럽 전기차 판매량도 올해 466만9000대에서 내년 579만대로 24.0% 늘어날 전망이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수요 증가도 내년부터 재개될 것"이라며 미국의 보급형·중저가 전기차와 신규 플랫폼 모델 출시가 수요 회복을 이끌 것으로 전망했다.
전기차 배터리 수요 회복은 양극재 업체들의 실적 개선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에코프로비엠의 영업이익이 올해 950억원에서 내년 1840억원으로, 포스코퓨처엠은 960억원에서 164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엘앤에프도 같은 기간 2090억원에서 2180억원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배터리 생산 확대에 따른 소재 수요 증가가 이들 업체의 실적 회복을 뒷받침할 것으로 기대된다.
내년 이차전지 업종의 실적 개선 속도에 따라 증시 주도 업종에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반도체의 이익 증가율이 둔화하는 가운데 이차전지의 실적 회복이 본격화할지가 관건이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익 증가율이 둔화되는 국면에서는 이익의 절대 규모의 증가 여부보다는 증가율 수준이 주가 수익률 결정에 보다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주도 업종 변화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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