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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배터리 방전, 긴급출동 60%…블랙박스 차단 전압 12.3V로 올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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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긴급출동 월 106만건이 배터리 충전…상시녹화가 주범 영하 18도 실험서 전압 1.8V로 추락…동절기 모드 11월 시작

블랙박스 자료사진.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블랙박스 자료사진.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겨울 아침 차 키를 돌렸는데 계기판만 깜빡이고 엔진이 잠잠하다. 보험사 긴급출동을 부르고 기다리다 보면 출근은 이미 늦었다. 이런 일이 해마다 겨울이면 월 100만건 넘게 되풀이된다. 주범은 추위 그 자체보다, 밤새 켜 둔 블랙박스다.

◆ 겨울 긴급출동 열에 여섯은 배터리

보험개발원과 손해보험협회가 지난해 1월 내놓은 겨울철 긴급출동 통계를 보면, 12월부터 2월까지 배터리 충전 출동은 월평균 106만건이다. 겨울 긴급출동 전체의 60.4%로, 2위인 견인의 네 배다. 다른 계절보다 출동 건수가 두 배 가까이 뛴다.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가 지난해 2월 내놓은 보고서에서도 같은 흐름이 나타난다. 내연기관차는 겨울 출동 열에 여섯이 배터리였다. 시동용 배터리를 자동으로 충전하는 전기차는 그 비중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영하 10도 아래로 내려가면 기온이 1도 떨어질 때마다 출동 요청이 20% 넘게 불어난다는 분석도 있다.

◆ 영하 10도면 용량 절반, 밤새 블랙박스가 갉아먹는다

배터리는 화학반응으로 전기를 만든다. 한국교통안전공단 겨울철 관리 가이드에 따르면 기온이 영하 10도로 떨어지면 전해액이 끈적해지고 반응 속도가 느려져 용량이 최대 절반까지 준다. 배터리 제조사 한국앤컴퍼니도 영하 10도에서 성능이 60% 수준, 영하 20도에서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다고 본다.

줄어든 용량을 밤새 빼 가는 것이 상시녹화 블랙박스다. 2채널 블랙박스는 주차 녹화 중 시간당 250~400mA를 쓴다. 차량이 대기 상태에서 흘리는 암전류의 5~10배다.

공단이 지난달 공개한 혹한기 방전 시험이 이를 숫자로 보여 준다. 영하 18도에서 상시녹화 블랙박스를 켠 차량은 전압이 12V에서 1.8V까지 떨어졌다. 블랙박스를 달지 않은 차는 12시간 뒤에도 시동이 걸렸다. 시동 모터는 전압이 11.8V 아래로 내려가면 돌지 않는다.

◆ 공장 출고값 11.6~12.0V가 문제

블랙박스에는 전압이 일정 수준 아래로 떨어지면 스스로 꺼지는 저전압 차단 기능이 있다. 문제는 기본값이다. 공단이 지난달 정리한 권장 기준을 보면 시중 블랙박스의 공장 출고 차단값은 11.6~12.0V다. 여름에는 버틸 수 있지만, 용량이 반으로 준 겨울에는 블랙박스가 꺼지는 순간 이미 시동이 걸리지 않는 전압이다.

그래서 겨울에는 차단값을 올려야 한다. 공단은 환절기와 겨울철 권장값을 12.2~12.3V로 잡았고, 한국앤컴퍼니는 12.3~12.4V를, 혹한기에는 12.4V 이상을 권한다. 블랙박스 제조사 표준규격협의체가 지난해 말 낸 동절기 설정 가이드도 평소보다 0.3V 높은 12.3~12.4V를 기준으로 삼는다.

설정은 기기 메뉴에서 블랙박스 저전압 차단 항목을 찾아 값을 바꾸면 된다. 주요 제조사 제품에는 동절기 모드가 따로 있다. 팅크웨어 아이나비 매뉴얼 기준으로 이 모드를 켜면 11월부터 3월까지 차단 기준에 0.2V가 자동으로 더해진다. 기본값을 12.0V로 둔 상태에서 동절기 모드만 켜면 12.2V가 되니, 영하권이 잦은 곳이라면 수동으로 12.3V 이상까지 올리는 편이 안전하다.

◆ 녹화 시간은 줄어든다

차단값을 높이면 대가가 있다. 블랙박스 제조사 기술지원팀 관계자들은 차단값을 12.3~12.4V로 올리면 주차 녹화 가능 시간이 5~8시간 안팎으로 줄어 물피도주 감시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고 본다.

결국 선택이다. 밤새 녹화를 지키려다 아침 시동을 잃을지, 녹화 몇 시간을 포기하고 출근길을 지킬지다. 한 번 완전히 방전된 납축배터리는 수명의 20~30%를 영구히 잃는다. 긴급출동 특약도 삼성화재 약관 기준 연 6회가 기본이고, 다 쓰면 유상으로 바뀐다.

◆ 전압 12.4V 아래면 점검, 3~4년이면 교체

블랙박스 설정과 함께 배터리 상태도 봐야 한다. 시동을 끈 완충 배터리의 정상 전압은 12.6~12.8V다. 한국앤컴퍼니는 시동을 끈 상태에서 12.4V 아래로 내려가면 점검과 충전이 필요하다고 본다. 시동을 건 뒤에는 13.5V 이상 나와야 발전기가 정상이다.

일반 MF 납축배터리의 권장 교체 주기는 3~4년, 주행거리로 5만~6만km 안팎이다. AGM 배터리는 5~6년이다. 한국소비자원이 2023년 마련한 가이드라인도 3년 또는 5만km를 기준으로 잡는다.

차단값 설정만 믿어서도 안 된다. 짧은 출퇴근 거리만 되풀이하면 발전기가 배터리를 채울 시간이 부족해 서서히 방전된다. 정비 업계는 주기적인 중장거리 주행을 함께 권한다. 한국앤컴퍼니는 장기 주차 때 주 1회 10분 이상 시동을 걸어 충전하라고 안내한다.

주요 제조사 블랙박스의 동절기 저전압 모드 적용 기간은 11월 1일 시작된다. 기상청이 내다보는 올해 첫 영하권 추위와 첫서리도 11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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