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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석민] 동호인과 ○○광(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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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민 선임논설위원
석민 선임논설위원

특정 분야에 깊은 애정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동호인(同好人)과 ○○광(狂)은 공통점이 있다. 동호인은 같은 취미나 분야를 좋아하고 즐기는 사람들의 구성원을 뜻하며, 소통·교류·정보 공유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반면에 어떤 일에 미친 듯이 빠져들거나 열중하는 사람을 영화광, 독서광처럼 '○○광'이라고 부른다. 마니아 또는 덕후의 분위기를 풍기지만 "못 말린다"고 할 정도의 비상식적인 지나친 열정(熱情)을 보인다. 경우에 따라서는 자신이 뭘 해야 할지도 잊어버린 채 몰두하기도 한다.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이 이재명 대통령의 황제 골프 논란과 관련, '골프 특검법' 발의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미 대중 스포츠로 자리 잡은 골프를 대통령이 동호인으로서 휴일을 맞아 즐긴다고 해서 문제 될 것은 없다. 그러나 주 의원은 "골프 중독자 이재명의 치료를 위해 골프 특검법안을 대표 발의하겠다"고 했다. 중독(中毒)으로 인해 광적인 상태에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상황이 대단히 공교롭기는 하다. '서울 서소문 고가 차로 붕괴 사고' '동해 해군 장병 실종 사고' 등 주요 인명 사고(事故)가 터졌을 때마다 이 대통령은 골프 라운딩을 돌고 있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 10일 '대구 상가 천장 붕괴 사고' 때에도, 청와대는 "이 대통령이 가족들과 골프를 쳤다"고 인정했다.

대통령이 언제 재난·사고가 날지 미리 알고 때맞춰 골프 라운딩에 나섰다고 할 수는 없다.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골프와 재난·사고가 너무 자주 겹친다. 그래서 "혹시, 대통령이 틈만 나면 골프에 몰입(沒入)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제기된다.

훨씬 심각한 것은 '빠져들어 본분(本分)을 망각하는 일'이다. 대구 사고 당시, "구조에 만전을 기하라"는 대통령의 지시 사항을 청와대는 낮 12시 30분에 발표했다. 대구 소방대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이미 오전 10시 50분쯤 구조가 완료됐고 상황은 종료됐다. 대통령이 정말 사고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었는지 고개가 갸웃해지는 대목이다.

대통령이 사고와 관련해 경찰청장 직무대행에게 전화를 했다는데, 구조 업무는 소방청 담당이다. 골프 비용은 "사비(私費)로 했다고 한다"는 게 청와대 설명이다. '카더라' 해명으로 들린다. '골프 특검' 주장이 억지스럽게만 들리지 않는 이유이다.

sukm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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