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인공지능(AI) 수익성 우려에 흔들리고 있습니다. 그간 증시를 밀어올린 것은 AI 투자 기대였지만 이제는 그 막대한 투자가 실제 수익으로 돌아올 수 있느냐는 의문이 번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고금리·고유가 부담과 중국의 메모리 추격 우려까지 겹치며 지난 지난 13일 코스피는 5.46% 급락해 장 중 6000대가 무너졌습니다. 14일 오전 10시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19% 반등한 6150선에 거래되고 있지만 시장의 불안은 가시지 않았습니다.
특히 중국의 반도체 추격은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확산시키고 있는데요. 중국 창신메모리(CXMT)가 차세대 D램 기술로 연말까지 서버용 메모리를 내놓겠다고 밝히면서 공급 과잉·가격 경쟁 우려가 번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자사주 매입 효과 소멸과 외국인 매도가 겹쳤습니다. 외국인은 13일 하루에만 4조5000억원을 순매도하며 6거래일 연속 '팔자'를 이어갔고, 올해 들어서만 코스피에서 200조원 넘게 팔았습니다.
커지는 불안 속에 시장의 시선은 3주 앞으로 다가온 미국 중간선거(11월 3일)로 쏠립니다. 과거 중간선거가 증시의 반등 분기점이 돼왔기 때문입니다. '선거만 지나면 오른다'는 기대가 이번에도 통할지가 관심사입니다.
◆역대 중간선거, 증시는 '선거 전 약세·선거 후 반등'
통계만 보면 기대를 걸 만합니다. KB증권에 따르면 1990년부터 2022년까지 중간선거 이후 12개월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의 평균 수익률은 13.8%였습니다. 이 기간 19차례 모두 올라 상승 확률 100%를 기록했습니다. 선거 이후 3개월 2.3%, 6개월 7.4%로 시간이 갈수록 수익률이 확대됐습니다. 상승은 선거 전부터 시작됐습니다. 선거 3개월 전 S&P500의 평균 수익률은 4.7%, 1개월 전은 2.9%였습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상승세는 중간선거 이후가 아니라 그 이전부터 시작되는 경향이 있다"며 "과거 패턴상 증시는 중간선거 약 33일 전에 바닥을 형성했고 9월 말부터 반등이 시작됐다"고 설명했습니다.
4분기가 계절적 강세 구간인 점도 겹칩니다. 1990년 이후 S&P500의 4분기 평균 수익률은 6.6%로 연중 가장 높았습니다. 가장 부진한 9월을 지나 10월부터 반등하는 흐름입니다.
국내 증시도 비슷한 궤적을 그렸습니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코스피는 중간선거 전 6개월 동안 약 83% 확률로 평균 5.2% 하락했지만 선거 후 6개월간은 평균 6.3% 올랐습니다. 12개월 평균 수익률은 10.5%에 달했습니다. 저점은 대체로 선거일 약 4주 전에 형성됐고, 선거 전에는 통신·건강관리 같은 방어주가, 선거 후에는 조선·화학·운송 같은 경기민감주가 강세를 보이는 업종 순환도 반복됐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공식이 흔들린다
문제는 올해 상황이 과거 패턴과 꽤 다르다는 점입니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증시가 약세를 보이다 저점을 찍고 반등하는 것이 전형이었는데, 올해 코스피는 연초 대비 큰 폭으로 오른 뒤 7월 급락을 거치고도 저점이 연초보다 30% 이상 높은 수준을 유지해왔습니다. '선거 전 조정, 선거 후 회복'이라는 경로와는 출발점이 다릅니다.
더 근본적인 차이는 올해 코스피가 정치 이벤트보다 반도체 이익 사이클에 훨씬 강하게 연동돼 있다는 데 있습니다. 올해 코스피는 S&P500보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와 고점·저점 시기가 겹칩니다. 중간선거라는 정치 변수보다 메모리 업황이 지수를 좌우한다는 의미입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중간선거는 코스피 방향을 결정하는 독립 변수라기보다 10월 중 정책 불확실성과 변동성 재확대 여부를 확인하는 보조 변수"라고 말했습니다.
진짜 복병은 AI 투자를 둘러싼 불확실성입니다. 그동안 증시를 밀어올린 것은 AI 인프라 투자 기대였지만 이제는 그 막대한 투자금을 어떻게 조달하고 언제 수익으로 거둬들일지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호주 데이터센터 업체 퍼머스는 지난 9일 대규모 자금 소요에 대한 투자자 우려로 기업공개(IPO)를 취소했고, 브로드컴 최고경영자(CEO)는 AI 사업 확대의 가장 큰 제약으로 자본을 꼽았습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도 미국 주식 투자 의견을 '비중 확대'에서 '중립'으로 낮췄습니다.
정다운 LS증권 연구원은 "수익화 관점에서 대체 수요 잠식의 진전은 있었지만 아직 신규 수요 창출로는 나가지 못했다"고 진단했습니다.
역설적이게도 중간선거는 이 불확실성을 해소하기보다 새로운 규제 리스크를 불러올 수 있습니다.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면 AI 관련 위원회를 통한 규제 강화로 투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실제 AI 데이터센터는 이번 선거의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CNN 조사에서 미국인 10명 중 9명 가까이가 데이터센터 확산을 기대하기보단 우려한다고 답했습니다.
당장 확인할 변수는 미국 물가입니다. 국내 시각으로 오는 15일 새벽 공개되는 미국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밑돌고, 주요 반도체기업 중 하나인 TSMC가 양호한 실적을 내놓아야 투자심리가 돌아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조아인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익 훼손보다 수급과 투자심리 악화가 조정을 주도하고 있다"면서도 "미국 중간선거 등 주요 정치 이벤트를 앞두고 변동성이 추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공격적인 비중 확대보다 단계적으로 대응하는 전략이 적합하다"고 조언했습니다.
'선거만 지나면 오른다'는 공식은 100년 가까이 반복돼왔습니다. 다만 올해는 그 공식을 그대로 믿기 전에 AI가 벌어들일 돈이 투자금을 감당할 수 있느냐는 물음에 시장이 어떤 답을 내놓는지부터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댓글 많은 뉴스
청도반시축제·세계코미디아트페스티벌 16일 개막
민주당 전대 흔든 '신천지 개입설'…집단 입당 정황 드러났다
李대통령 "국익지키는 외교 해야…굴종·사대적 태도 지양"
광주 軍공항 이전 '특혜 속도전'…TK는 '대놓고 차별'
이진숙, 방미통위 국감서 제척…국힘 불참 속 범여권 12표로 의결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