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철이 다가오면 전국 곳곳에서 수능을 앞둔 수험생은 물론 임용시험과 각종 국가고시,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는 이들까지 저마다 간절한 소망을 품고 합격을 기원하는 명당을 찾는다. 자녀의 앞날을 걱정하는 부모와 가족들이 함께 기도하며 불안한 마음을 달래는 모습은 시대와 국경을 초월한 풍경이다.
이런 가운데 경북 문경시는 전국 어느 지역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 특별한 명당을 갖고 있다. 바로 조선시대 선비들이 과거시험을 보기 위해 걸었던 문경새재 과거길과 합격 기원의 명소로 알려진 책바위다. 조선시대 영남에서 한양으로 향하던 대표적인 길목이었던 문경새재는 과거시험을 보러 가는 선비들에게 출세를 향한 도전의 길이자 인생의 중요한 관문이었다. 당시 선비들 사이에는 '죽령을 넘으면 죽을 쑬까' 두렵고, '추풍령을 넘으면 추풍낙엽처럼 떨어질까 두렵다'는 이야기가 전해졌다.
반면 문경(聞慶)의 지명은 '경사스러운 소식을 듣는다'는 뜻을 지닌 이름이다. 시험을 앞둔 선비들에게 문경이라는 지명 자체가 희망과 기대를 품게 하는 특별한 의미로 다가왔을 법하다. 오랜 세월 수많은 선비가 오간 덕분에 축적된 이야기와 흔적이 사람들의 마음속에 희망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는 사실은 충분히 주목할 만하다.
문경새재에는 책바위에 얽힌 특별한 설화도 전해진다. 이곳에서 소원을 빌면 과거에 급제하고, 자손을 얻으며, 부귀영화와 무병장수를 누릴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러한 전설은 오랜 세월 선비와 보부상, 일반 백성들의 발길을 불러 모았고, 오늘날까지 합격 기원의 명소로 이어지고 있다. 기도발이 좋다고 소문이 나서 전국에서 무속인들도 많이 찾아온다.
합격 기원의 의미를 입시생에게만 한정할 필요는 없다.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 새로운 사업에 도전하는 소상공인, 인생의 전환점을 맞은 중장년층까지 누구나 자신의 소망을 나누고 서로를 응원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확장할 수 있다.
옛길의 정취가 살아 있는 흙길이어서 맨발 걷기를 즐길 수 있는 것도 매력이다. 흙길을 천천히 걸으며 복잡한 마음을 비우고 자신의 목표를 되새기며 다시 힘을 얻는 시간은 시험을 앞둔 이들에게 의미 있는 경험이 될 수 있다. 문경시와 경상북도 그리고 매일신문이 문경새재 과거길을 현대적인 '합격의 길'로 재해석해 온 것도 이런 가능성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역사적 사실과 설화를 오늘날의 입시·고시 문화와 연결한 것은 지역의 고유한 자산을 활용한 효과적인 관광정책이라 할 수 있다. 암행어사 마패를 활용한 기념품과 책바위 관련 상품, 장원급제를 주제로 한 지역 특화 먹거리도 적극적으로 개발할 만하다. 이를 위해서는 지방자치단체의 노력뿐 아니라 지역사회와 관광업계의 협력도 필요하다. 학교와 교육기관, 청년단체, 여행업계가 함께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활용해 방문객들의 도전과 응원 이야기를 전국으로 확산한다면 문경새재의 인지도를 한층 높일 수 있다.
오는 11월 7일 열리는 문경새재 '합격의 길' 명소화 행사도 이러한 발전 가능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전국의 수험생과 가족들이 시험을 앞두고 가장 먼저 떠올리는 곳,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찾아와 마음을 다잡는 곳. 문경새재가 그런 공간으로 자리 잡는다면 '합격의 길'은 단순한 관광사업을 넘어 문경의 대표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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