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에 돈을 넣은 국내 투자자가 연말 셈법을 시작할 때다. 한 해 동안 번 매매차익에서 250만원을 뺀 나머지에 22%의 세금이 붙는데, 과세 기준이 되는 한 해가 두 달 반 남았다. 수익 난 종목과 물린 종목을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내년 5월에 낼 세금이 수백만원씩 갈린다.
◆ 신고자 52만명, 1인당 세금 561만원
국세청이 지난 1월 박성훈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2024년 귀속 해외주식 양도세 신고 인원은 52만3709명으로 처음 50만명 선을 넘었다. 1년 새 2.5배로 불어난 숫자다.
이들이 신고한 양도차익 합계는 전년의 네 배로 뛰었다. 1인당 평균 차익은 2800만원이고, 여기에 기본공제와 세율을 적용하면 1인당 세금은 561만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한국예탁결제원이 지난 1월 집계한 자료를 보면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관액은 지난해 말 1636억달러였다. 3년 만에 3.7배로 늘었고, 외화주식 보관액의 열에 아홉 이상이 미국 주식이다.
◆ 물린 종목 팔아 250만원 맞추기
양도세는 1월부터 12월까지 한 해 안에 생긴 이익과 손실을 전부 합쳐 매긴다. 손실이 난 종목을 올해 안에 팔아 손실을 확정하면 이익에서 그만큼 빠진다. 이것이 손익통산이다.
증권사들이 안내하는 계산 예는 같다. 엔비디아로 1000만원을 벌었는데 테슬라에서 750만원 손실 중이라면 테슬라를 연내 판다. 순이익이 공제 한도와 같아져 세금이 없다. 손실 종목을 그대로 들고 있으면 165만원을 낸다.
계속 들고 가고 싶은 종목이면 팔고 같은 수량을 다시 사면 된다. 한 시중은행 세무전문위원은 "손실이 난 부분이 있다면 손실을 확정시켜 이익이 난 부분과 상계하고, 일정한 수량을 계속 보유하고자 한다면 동일 수량을 재매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되사는 과정에 비용이 든다. 매매 수수료와 환전 비용, 야간 거래의 체결 오차 때문에 보유 주식 수가 줄거나 절감한 세금보다 거래비용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증권사와 은행 자산관리 부서는 경고한다.
◆ 체결일 아닌 결제일, 12월 30일이 마지막
손익통산에서 가장 흔한 실수는 날짜다. 세법은 주식이 넘어간 시점을 주문이 체결된 날이 아니라 돈이 오간 결제일로 본다. 조세심판원이 지난달 내놓은 결정례에서도 체결일 기준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미국 증시는 결제가 거래 다음 영업일(T+1)에 끝난다. 국내 증권사들은 한국시간 12월 30일 매매분까지 올해 결제로 처리된다고 안내한다. 그 뒤에 판 손실 종목은 내년 손익으로 넘어가 올해 세금을 한 푼도 줄이지 못한다.
환율도 결제일 기준이다. 사고판 날이 아니라 결제일 환율로 원화 환산을 하기 때문에, 환율이 오르면 달러로 본 수익이 같아도 세금이 늘어난다.
◆ 증권사마다 다른 계산법, 열에 일곱은 이동평균이 유리
같은 종목을 여러 번 나눠 샀다면 어떤 매수분을 판 것으로 볼지도 세금을 가른다. 세법 원칙은 먼저 산 것을 먼저 판 것으로 보는 선입선출법이다. 국세청은 증권사가 기업회계기준에 맞춰 산출한 이동평균법 자료로 신고하는 것도 인정한다.
한 증권사 세무사는 "주가 상승장에서 선입선출법은 낮은 가격에 매수한 주식이 먼저 매도돼 양도손익이 크게 산정되고, 이동평균법은 나중에 매수한 높은 가격의 주식으로 평균단가가 올라가 양도손익이 선입선출법보다 적게 계산된다"고 설명했다.
차이는 작지 않다. 한 종목을 두 번에 나눠 사고 절반만 판 사례에서 두 방식의 세금 차이는 154만원이었다.
NH투자증권이 지난해 고객을 전수조사한 결과를 보면 73%는 이동평균법이 유리했다. 문제는 증권사 대부분이 한 방식으로만 계산해 준다는 점이다. 지난 8월 금융투자협회 공시 기준으로 미래에셋·키움·NH는 선입선출법을, 삼성·한국투자·토스는 이동평균법을 쓴다. NH는 두 방식을 모두 계산해 고객이 고르게 하는 서비스를 따로 둔다.
선입선출법 증권사에서 물타기한 종목을 일부만 팔면 가장 싸게 산 초기 매수분부터 청산된 것으로 잡혀 세금이 예상보다 급증할 수 있다.
◆ 부양가족 계좌 100만원 넘기면 역효과
공제를 더 받으려 가족 계좌로 나눠 투자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해외주식 양도소득이 한 해 100만원을 넘으면 그 가족은 연말정산 부양가족 공제 대상에서 빠진다. 150만원 인적공제에 의료비·교육비 공제까지 사라져 가구 전체 세금이 늘어나는 역효과를 증권사 세무 부서들이 경고한다.
배우자에게 주식을 넘겨 파는 방법도 막혔다. 지난해부터 배우자가 증여받은 주식을 1년 안에 팔면 원래 취득가로 세금을 매긴다.
신고를 안 하면 무신고 가산세 20%에 하루 0.022%의 납부지연 가산세가 붙는다. 올해 매매분의 신고·납부 기한은 내년 5월 말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대부분 증권사들은 선입선출법이나 이동평균법 중 어느 하나만으로 양도세를 계산해 준다. 어느 증권사를 이용하느냐에 따라 내야 할 세금이 달라진다. 증권사를 옮기는 게 어렵다면 투자자가 직접 계산을 해보고 유리한 쪽으로 신고·납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댓글 많은 뉴스
청도반시축제·세계코미디아트페스티벌 16일 개막
"조선은 대대로 중화민족 속국"…경복궁 가이드 역사왜곡 논란 [영상]
민주당 전대 흔든 '신천지 개입설'…집단 입당 정황 드러났다
[진가 드러낸 4대강 사업] 낙동강 보 없었다면 '아찔'…수자원 확보 효과 다시 주목
李대통령 "국익지키는 외교 해야…굴종·사대적 태도 지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