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사이 뉴욕 증시가 어떻게 끝났는지 확인하며 하루를 여는 투자자가 늘었다. 국내 투자자가 예탁결제원에 보관 중인 미국 주식은 지난 5월 처음 2000억달러를 넘었다. 같은 S&P500 지수를 좇더라도 뉴욕에서 직접 살지, 국내 상장 ETF를 살지, 어떤 계좌에 담을지에 따라 해외 ETF 세금 셈법과 손에 남는 돈이 달라진다. 세금 때문이다.
◆ 직투 22%, 국내 ETF 15.4%…갈림길은 833만원
미국 거래소에 상장된 주식과 ETF를 직접 사고팔아 번 돈에는 양도소득세가 붙는다. 연 250만원을 공제하고 남은 차익의 22%를 낸다. 지방소득세를 합친 세율이고, 다른 소득과 섞지 않는 분류과세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미국 지수 ETF는 다르다. 일반 위탁계좌에서 난 매매차익을 배당소득으로 보고 15.4%를 원천징수한다. 기본공제는 없다.
두 세금이 같아지는 지점이 연 차익 833만원이다. 그 아래에서는 공제 덕에 직투가 가볍고, 그 위에서는 세율이 낮은 국내 ETF가 가볍다. 연 800만원을 벌었다면 직투가 2만원 남짓 덜 낸다.
1500만원을 벌면 거꾸로 국내 ETF 쪽이 44만원 덜 낸다. 다만 국내 상장 ETF는 직투보다 운용보수와 지수 추종 괴리가 다소 클 수 있다.
◆ 2000만원 넘으면 다시 직투…종합과세·건보료 복병
국내 ETF의 우위는 오래가지 않는다. 배당·이자를 합친 금융소득이 연 2000만원을 넘으면 종합과세 대상이 된다. 다른 소득과 합산해 누진세율을 적용받고 최고세율은 49.5%까지 올라간다.
건강보험도 걸린다. 금융소득이 그 선을 넘으면 피부양자 자격을 잃고 지역가입자로 바뀐다. 직투 양도세는 이 계산에 들어가지 않는다. 고액 자산가가 직투를 고집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 ISA에 담으면 291만원부터 역전
계좌를 바꾸면 셈법이 또 달라진다. 중개형 ISA에서 국내 상장 해외 ETF를 굴리면 순이익 200만원(서민형 400만원)까지 세금이 없다. 넘는 부분도 9.9%만 떼면 끝이고, 이 소득은 종합과세 합산에서 빠진다.
일반형 ISA와 직투를 겹쳐 보면 연 실현차익 291만원이 분기점이다. 그 위로는 ISA가 늘 세금이 적다. 서민형은 직투 기본공제를 넘어서는 모든 구간에서 ISA가 이긴다.
ISA 연간 한도만큼 넣어 500만원 차익을 냈다고 치자. 직투는 55만원을 내고 일반형 ISA는 그 절반을 조금 넘게 낸다. 다만 ISA는 한 해 납입이 2000만원으로 묶이고 3년을 유지해야 한다.
돈은 이미 움직이고 있다. 8월 말 ISA 가입자는 1005만명, 적립금은 76조5000억원이다. 중개형 ISA 자산의 절반 이상이 ETF여서 주식 비중을 앞질렀고, 전체 ISA 자산 넷 중 하나는 국내 상장 해외 ETF다.
◆ 연금계좌는 세금을 미룬다
연금저축과 IRP는 운용 중 생기는 매매차익과 분배금에 세금을 매기지 않는다. 떼이지 않은 세금이 그대로 재투자돼 불어난다. 55세 이후 연금으로 받을 때 3.3~5.5%만 낸다.
입구에서도 돌려받는다. 두 계좌를 합쳐 연 900만원까지 세액공제 대상이고, ISA 만기 자금을 옮기면 300만원까지 공제가 더 붙는다.
총급여 5500만원 이하 근로자는 납입액의 16.5%를 환급받는다. 다만 55세 전에 깨면 세액공제 받은 원금과 수익에 같은 16.5%를 기타소득세로 물린다. 연금 수령액이 연 1500만원을 넘으면 종합과세와 분리과세 중 골라야 한다.
◆ 서학개미 52만명, 1인당 차익 2800만원
박성훈 의원실이 지난 1월 국세청에서 받아 공개한 자료를 보면 2024년 귀속 해외주식 양도소득세를 신고한 투자자는 52만3709명이다. 한 해 전보다 두 배 반으로 불었다. 이들이 신고한 양도차익은 14조원을 넘어 1인당 2800만원꼴이다. 833만원 분기점은 물론 종합과세 기준선도 훌쩍 넘는 규모다.
한 증권사 수석연구위원은 "고금리를 견딜 고성장 산업인 AI 밸류체인으로만 자금이 이동 중이며 신흥국 대비 선진국 우세가 겹치며 자산 쏠림이 미국으로 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세정책 학계의 한 관계자는 세제로 국내 증시 투자를 유도하려는 흐름을 두고 "실제로는 사람들이 그것만 가지고는 응답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ISA 납입한도를 연 4000만원, 비과세 한도를 500만원으로 넓히는 정부 세법개정안은 올해 안 국회 처리 여부가 남아 있다. 올해 귀속 해외주식 양도소득세 확정신고는 내년 5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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