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꽃구경의 마지막 주자는 국화다. 단풍이 남쪽으로 내려오는 10월 하순, 대전과 전북 익산, 전남 함평, 경남 창원이 잇따라 10월 국화 축제의 문을 연다. 올해 축제장의 공통 화두는 '밤'이다. 꽃밭에 조명을 입히고 드론과 불꽃을 띄워 해가 진 뒤에도 사람을 붙잡아 두겠다는 계산이다.
행정안전부가 2024년 집계한 10월 한 달 전국 지역축제는 373개로, 한 해 축제의 30%가 이 한 달에 몰린다. 그 가운데 골라 갈 다섯 곳을 개막 순서대로 정리했다.
◆ 17일 대전 유성, 드론 1천500대가 문을 연다
가장 먼저 꽃을 여는 곳은 대전 유성구 유림공원이다. 제17회 유성국화축제는 17일 시작해 11월 1일까지 이어진다. 도심 생태공원이라 대중교통으로 닿기 쉽고 입장료는 없다.
개막일 저녁에는 드론 1천500대가 유림공원 하늘에 빛으로 그림을 그린다. 축제장은 밤 10시까지 열어 소망등을 달고 야외에서 영화를 튼다. 올해는 과학도시를 상징하는 한빛탑 국화 조형물을 새로 세우고 아스타 정원을 넓혔다.
◆ 23일 익산·함평 동시 개막, 무료 도심형과 유료 전시형
23일에는 익산과 함평이 같은 날 문을 연다. 색깔은 정반대다. 제23회 익산 천만송이 국화축제는 입장료가 없고 중앙체육공원과 신흥근린공원, 익산역 등 도심 세 거점에 꽃을 나눠 심었다. 거점마다 보석 색을 주제로 꾸며 시내를 걸으며 보는 방식이다. 본행사는 11월 1일까지지만 전시는 일주일 더 남겨 두고, 운영은 밤 9시까지다.
해마다 70만 명 넘게 찾는 이 축제는 지역 상권과 엮은 장치가 많다. 시내 음식점이나 카페, 숙박시설 영수증을 보여 주면 국화 화분을 준다. 전시용 꽃은 관내 농가와 계약재배해 농가 소득 3억원을 만들었고, 농가와 기업 100여 곳이 상생 부스를 낸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2024년 분석에서 인구감소지역에선 관광객 61.5명이 주민 한 명의 소비 감소를 메운다고 짚었다.
함평엑스포공원의 대한민국 국향대전은 17일간 열려 다섯 곳 중 가장 길다. 국화 21만 본에 분재와 복조작 2천 점 넘게 전시관 다섯 곳에 나눠 건다. 자체 개발 품종 분재가 볼거리다.
성인 현장 입장료는 7천원이며 지역 쿠폰을 돌려준다. 22일까지 미리 예매하면 할인하고, 그 사이 공원은 정비와 안전 점검을 위해 출입을 막는다.
◆ 31일 마산, 바다 위에 띄우는 불꽃과 낙화
마지막 주자는 창원 마산이다. 제26회 마산가고파국화축제는 31일부터 11월 8일까지 아흐레 동안 열린다. 입장료는 없다. 지난해 같은 기간 86만 명이 다녀가 다섯 곳 중 가장 붐볐다.
무대는 바다다. 3·15해양누리공원과 합포수변공원, 해양신도시로 축제장을 넓혔고 3·15해양누리공원 한 곳에만 국화 10만 본을 깐다. 줄기 하나에서 1천540송이를 피워 기네스 기록에 오른 다륜대작이 간판이다.
개막일 밤 불꽃쇼로 시작해 11월 4일 저녁에는 해상 낙화놀이를 처음 선보인다. 낙화봉 1천500개 넘게 매달아 한 시간 동안 바다 위로 불꽃을 흘린다. 창원시는 이 야경 라이트쇼 사업비로 9천만원을 잡았다.
◆ 늦더위라는 변수, 꽃은 제때 필까
가을 늦더위는 국화 축제의 오랜 골칫거리다. 재작년 마산 축제는 꽃이 늦게 피어 폐막 뒤 전시를 일주일 더 끌었다. 올해도 지자체 화훼 재배 담당자들은 폭염 여파로 10월 중순 개화율이 들쭉날쭉할 수 있다고 본다.
익산시는 지난해 일찍 피는 조생·중생종 비중을 60%까지 올리고, 하우스에 스마트 환기와 차광 암막을 달아 개화를 앞당겼다. 창원은 낮 개화가 고르지 않아도 밤에 볼거리가 되도록 꽃밭에 경관조명을 깔았다. 밤 콘텐츠 경쟁의 또 다른 배경이다.
늦게 가는 쪽을 택한 곳도 있다. 충남 서산국화축제는 11월 6일부터 열흘간 고북면 복남골길 노지 밭에서 열린다. 입장료가 없고 조형물 대신 밭에 핀 꽃을 그대로 보는 축제다.
◆ 가족 나들이, 차와 셔틀과 지갑 챙기기
주차는 주말 변수다. 익산은 주말 11곳 주차장을 열고, 창원은 세 축제장에 5천500면을 두고 마산역에서 무료 셔틀을 돌린다. 다만 마산 셔틀은 평일 오후 6시에 끊겨 야간 관람객 귀갓길이 비고, 창원시 안전교통국도 낙화놀이 시간대 해안도로 병목을 우려한다.
바가지요금은 정부가 들여다본다. 행정안전부는 100만 명 이상 축제에 민관 합동 점검반을 보내고, 올해 2월 기획재정부는 온누리상품권 가맹 점포가 바가지요금으로 적발되면 등록을 바로 취소하기로 했다. 창원시는 적발 점포 즉시 퇴출제를 따로 두었다.
한 화훼·여행 전문가는 늦더위 탓에 개막 초반에는 만개율이 낮을 수 있다며, 활짝 핀 꽃을 보려면 축제 중반 이후에 찾는 편이 낫다고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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