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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직전 왜 사지로"…의문 빼곡한 수첩 든 장인, 추미애 앞서 끝내 오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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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부 오판과 현장 통제 부재가 빚은 참사"…유족, 철저한 진상 규명 촉구

경기도 부천 공장 화재 현장에서 진화 작업을 벌이다 숨진 고 김진석 소방위, 김 소방위의 유족이 화재와 구조 상황에 대해 작성 한 수첩. 연합뉴스
경기도 부천 공장 화재 현장에서 진화 작업을 벌이다 숨진 고 김진석 소방위, 김 소방위의 유족이 화재와 구조 상황에 대해 작성 한 수첩. 연합뉴스

경기 부천 공장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고(故) 김진석 소방위가 근무 종료를 불과 20여 분 앞두고 출동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들은 현장 지휘와 구조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하며 사고 경위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요구했다.

17일 오전 경기 부천시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에 마련된 김 소방위의 빈소에는 유족들의 울음이 이어졌다.

11년 차 소방관이었던 김 소방위는 어린이집 보조교사로 일하는 아내와 내년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딸을 둔 가장이었다. 가족은 2주 뒤 경기도의 한 아파트로 이사를 앞두고 있었지만, 갑작스러운 사고로 새로운 보금자리에서의 생활을 시작하지 못하게 됐다.

유족들에 따르면 김 소방위는 16일 오전 9시 24시간 근무를 마치고 퇴근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오전 8시 38분쯤 부천시 오정구 내동의 한 금속 사출 인쇄공장에서 화재 신고가 들어오자 현장으로 출동했다.

김 소방위를 포함한 소방대원 4명은 선착대로 도착해 건물 3층에 진입했다. 진화 작업을 벌이던 중 불길이 급격히 확산했고, 김 소방위와 동료 대원 1명이 건물 내부에 고립됐다.

동료 대원은 구조됐지만 김 소방위는 약 5m 더 안쪽에서 27분 뒤 발견됐다. 발견 당시 이미 심정지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소방위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상태가 위중했다. 의료진은 의식 회복이 어려울 수 있다는 소견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소방위는 결국 17일 오전 0시 55분쯤 숨졌다.

유족들은 현장 지휘 과정에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김 소방위의 장인은 당시 구조 타임라인과 의문점을 빼곡히 적은 수첩을 보여주며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그는 "이미 공장 작업자들은 모두 밖으로 대피해 추가 인명 구조가 필요 없는 상황이었는데 최소한의 상황 파악조차 없이 퇴근 직전의 대원을 사지로 보낸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위험한 상황이었다면 즉각 철수시키거나 추가 인력을 투입했어야 마땅하다"며 "결국 지휘부의 오판과 현장 통제 시스템 부재가 빚어낸 참사"라고 안전 시스템 개선을 요구했다.

호흡보호장비에 문제가 발생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김 소방위의 처형은 "발견 당시 방독면이 벗겨져 있었다고 해 소방 측에 물어보니 '삼중 잠금장치가 있어 웬만해선 안 벗겨지는데 열기에 녹아내린 것 같다'고 했다"며 "구조가 지연된 시간 동안 유독가스를 고스란히 마셔야만 했다"고 울먹였다.

유족들은 구조가 늦어진 경위 역시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소방위의 장인은 "국가는 늘 골든타임을 강조하지만 정작 내 사위는 구조지연으로 골든타임을 놓쳤다"며 "이런 헛된 희생이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반드시 안전 시스템을 뜯어고쳐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날 오후 빈소를 찾은 추미애 경기도지사 앞에서도 유족의 울분이 터져 나왔다. 김 소방위의 장인은 "손녀가 내년 취학 통지서를 받았는데 국가가 안전을 위해 뭘 했느냐"며 "대한민국에서 일하러 갔다가 퇴근하는 평범한 일상을 살기가 이렇게 힘든 줄 몰랐다"며 크게 오열했다.

다른 유족들도 "자기 자식이었다면 그 불구덩이로 등 떠밀었겠느냐"며 사고 당시 현장 지휘와 구조 과정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

추 지사는 이날 약 30분간 조문한 뒤 자신의 이른바 '소방 재정 빨대' 발언에 대해 "소방관 폄훼 의도는 전혀 없었다"며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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