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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권 위기 자초하는 대법원장 탄핵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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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흔들리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정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 수준이다. 한국갤럽의 10월 셋째 주 조사에서 대통령 직무 긍정 평가가 39%로 하락세를 겨우 멈추긴 했지만 여전히 위태(危殆)롭다. 내리막에서 가장 위험한 행동은 가속 페달을 밟는 것이다. 지금 여권이 본격화하려는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 추진이 그렇다.

민주당의 대법원장 탄핵 압박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급기야 김민석 대표는 지난 주말 탄핵을 포함한 모든 경로를 검토 중이라며 탄핵 논의를 공식화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도 18일 "모호한 메시지를 멈추고 본회의 탄핵안 표결 날짜를 내놓으라"며 민주당을 몰아붙였다.

지금의 다툼은 대법관 후보 제청(提請)을 둘러싼 권한 갈등이다. 제청권과 임명권이 맞선 상황이지만 협의를 통한 정리의 여지는 있다. 그러나 탄핵소추안이 발의되는 순간 싸움의 성격이 바뀐다. 갈등 정도가 아닌 다수 의석을 쥔 권력이 사법부 수장을 쫓아내는 일이 된다.

이 정권은 이기든 지든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헌법재판소가 기각하면 무리한 탄핵을 밀어붙인 정권이 된다. 인용돼도 사법부를 압박하고 삼권분립을 훼손한 정권이란 오명(汚名)을 피하기 어렵다. 어차피 내년 6월 정년을 맞는 대법원장을 탄핵하려고 정부 여당이 국정을 낭비했다는 비판도 불가피하다. 게다가 여권 일각이 거론해 온 탄핵 사유에는 이 대통령 선거법 사건의 파기환송도 있다. 대통령 본인의 재판 결과도 대법원장 탄핵의 근거가 됐다는 의혹은 어떤 해명으로도 씻기 힘들다.

소추가 의결되면 대법원장은 헌재 결정 때까지 직무가 정지된다. 제청 절차가 사실상 멈춘다. 상고심은 밀리고 재판받을 권리는 지연된다. 대법관 공백 책임은 탄핵을 밀어붙인 쪽에 돌아갈 수밖에 없다. 김 대표는 앞서 제청권 사태를 사법개혁의 방아쇠라고 한 바 있다. 그런데 그 총구가 대법원장이 아닌 대통령과 여당을 향할 수 있다. 내리막에서 가속 페달을 밟는 우(愚)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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