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19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금융시장 주요 현안을 둘러싼 감독 책임을 검증받는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이후 개인투자자 손실이 불거진 데 이어 금융권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고까지 잇따르면서 감독당국의 사전 점검과 사후 대응이 적절했는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아울러 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 선임 절차를 둘러싼 감독당국의 역할과 금융회사 경영 자율성 간 경계도 화두가 될 전망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는 이날 금감원을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진행한다. 앞서 열린 금융위원회 국감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정책 추진 배경과 의사결정 과정이 도마 위에 올랐다면, 이번에는 상품 심사와 출시 이후 관리·감독을 비롯해 투자자 피해를 줄이기 위한 조치가 충분했는지를 놓고 질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개별 종목의 일일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상품이다. 금융당국은 해외 투자 수요를 국내 시장으로 유도하고 투자자의 상품 선택권을 넓힌다는 취지로 지난 5월 관련 상품의 상장을 허용했다.
하지만 출시 이후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개인투자자의 손실 문제가 불거졌고, 고위험 상품을 국내 시장에 도입하는 과정에서 위험을 충분히 검토했는지에 대한 의문도 커졌다.
이 원장이 상품 도입을 둘러싸고 내놓았던 발언도 다시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원장은 지난 6월 기자간담회에서 상품 출시를 두고 "드러누워서라도 막았어야 했다"라며 아쉬움을 나타낸 바 있다. 도입 당시 위험성을 우려했다고 밝힌 만큼, 국감에서는 이러한 문제의식이 실제 심사와 감독 과정에 어떻게 반영됐는지를 묻는 질의가 예상된다.
특히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심사 과정과 위험성 검토가 적절했는지도 주요 쟁점이다. 운용사들은 지난 4월 28일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한 뒤 실제 상장까지는 주말과 공휴일을 포함해 29일이 걸렸다. 국감에서는 이 기간에 상품의 위험성과 투자자 보호 장치가 적절하게 마련됐는지를 살펴볼 전망이다.
상품 출시 이후 대응도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신규 상장을 잠정 중단하고 기본예탁금을 1000만 원에서 3000만 원으로 높이는 등 투자자 보호 장치를 강화했다. 그러나 사전 위험 관리가 충분했다면 출시 이후 추가 규제에 나설 필요가 있었는지를 비롯해, 기존 투자자의 피해를 줄이려는 조치가 적절했는지도 논란이 될 수 있다.
개인투자자의 손실과 증권사의 수수료 수익 간 격차도 국감에서 거론될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장지수상품(ETP)이 처음 상장된 지난 5월 27일부터 8월 14일까지 10개 주요 종합금융투자사업자를 통해 개인 투자자가 매매로 확정한 손실은 2조3242억 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투자협회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증권사들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 후 두 달간 위탁매매수수료로 931억 원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개인투자자 손실이 불어난 가운데 증권사 수익은 상당한 규모에 이르면서 상품 도입의 실효성과 투자자 보호 대책의 적정성을 둘러싼 논란도 이어질 전망이다.
이밖에 은행권에서 발생한 잇따른 해킹 사고도 금감원의 감독 역량을 가늠할 주요 현안이다. 최근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 하나은행 등에서 고객정보 유출이 확인된 가운데 이날 국감에는 이환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강태영 NH농협은행장 등 5대 시중은행장이 증인으로 출석한다.
개인정보 유출 경위와 은행별 보안 관리 체계, 경영진의 내부통제 책임 등도 주요 질의 대상으로 꼽힌다. 특히 신한은행은 고객 피해 발생 시 전액 보상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구체적인 보상 기준과 절차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혁 행장이 국감에서 피해 보상 범위와 후속 대책에 대해 어떤 설명을 내놓을지도 관심사다.
금감원의 사전 점검과 사고 이후 대응이 적절했는지도 쟁점이다. 최근 은행권에서는 인터넷뱅킹 등 핵심 금융거래 시스템이 아닌 외부 접점과 업무지원 시스템을 통한 정보 유출이 발생한 만큼, 해당 시스템의 보안 취약점을 사전에 파악하고 개선할 관리 체계가 충분했는지, 사고 이후 금융당국과 금융회사 간 정보 공유 및 대응이 적절하게 이뤄졌는지를 둘러싼 질의가 예상된다.
금융지주 지배구조와 CEO 선임 절차도 주요 현안이다. 금융당국은 금융지주와 은행의 경영진 선임 과정에서 후보 검증과 승계 절차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해 왔다. 반면 감독당국이 후보군 구성이나 검증 방식에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할 경우 금융회사 이사회의 독립성과 인사 자율성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특히 주요 은행장들의 임기 만료를 앞둔 상황에서 금감원이 지배구조 개선 방침을 실제 감독·검사 과정에 어떻게 반영할지도 관심사다. 금융회사의 책임을 강화하면서도 경영 자율성을 어디까지 보장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국감은 고위험 금융상품 심사부터 금융사고 대응, 금융회사 경영진에 대한 감독까지 금감원의 역할과 책임 범위를 종합적으로 점검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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