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 의원들 "특별교부세 지자체에 단비" 홍보전

임이자 44억·정희용 55억·김병욱 30억·이인선 18억
복지시설·재난 복구 쓰여…"사실상 나눠먹기" 지적도

2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제4차 본회의에서 한국전력의 회사채(한전채) 발행 한도를 기존 2배에서 최대 6배까지 올려주는 내용을 골자로 한 한국전력공사법(한전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가결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들어 지역구 국회의원들의 '행정안전부 특별교부세'(특교세) 확보 성과를 알리는 현수막이 곳곳에 걸리고 있다.

대구경북 국회의원 가운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여당 간사인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경북 상주시문경시)이 44억원을 확보했다. 이 밖에 국민의힘 소속 정희용 의원(경북 고령군성주군칠곡군) 55억원, 김병욱 의원(경북 포항시남구울릉군) 30억원, 이인선 의원(대구 수성구을) 18억원을 확보했다.

특교세는 지방자치단체에 부족한 재정을 보충하는 '보통교부세'에 포함되지 않은 예기치 못한 재정수요가 생겼을 경우 이를 충당하기 위한 예산이다.

특교세로는 도로를 만들거나 노인이나 청년을 위한 복지시설 등을 만든다. 또 예술·체육시설이나 농업 저장·유통 시설 설립에도 쓴다.

특교세 얘기가 자주 등장하는 곳 중에 하나는 재난복구 현장이다. 지난 10월 행안부는 대구 매천시장 화재 때 특교세 10억원을 지원했다. 또 최근에는 극심한 가뭄을 겪은 남부 지역에 161억원이 지원됐다.

늘 예산이 부족한 지방자치단체와 지역구 챙기기가 필요한 국회의원들 입장에서 특교세는 단비가 아닐 수 없다. 이에 상반기와 하반기, 그리고 연말 세 차례 특교세 신청 기간이 되면 의원들 어디론가(?) 전화하기에 바쁘다.

의원이 특교세 성과를 극대화하려면 지방자치단체와 협업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의원은 예산 규모가 큰 사업 위주로 특교세를 신청해 확보 가능성을 높이고. 지자체는 당장 필요한 사업을 우선으로 신청하는 과정에서 갈등을 빚기도 한다.

한 여당 국회의원실 관계자는 "지자체와 의원 간에 사이가 안 좋으면, 지자체가 특교세 신청 목록을 의원에게 보여주지도 않고 신청해버리기도 한다"고 했다. 의원은 특교세 배부 결정이 났다는 소식이 듣고 부랴부랴 행안부에 결과를 요청하게 된다. 의원은 지역구에 홍보 기회를 놓친 셈이다.

행안부는 사업별 타당성이나 시급성, 재정 여건, 낙후도 등을 심사 기준으로 꼽고 있다. 국가적 행사나 행정구역 통합, 지역별 자치단체수, 재정여건 등 수요도 기준이 된다.

다만 국회 보좌관 경력을 가진 한 지자체 관계자는 "사실상 (예산) 나눠 먹기로 볼 수 있다"며 "행안부 소관 상임위인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의원, 소위 끗발 있다는 의원들, 행안부에 소위 끈이 있는 의원의 특교세 규모는 다른 의원들 곱절 이상"이라며 "팔은 안으로 굽는다는 얘기가 괜히 나오겠나?"라고 했다.

실제 경기지방경찰청장 출신으로 행안위 여당 간사인 이만희 의원의 지역구인 경북 청도군은 올해 특교세로 총 78억원을 확보했는데 이는 지난해(41억원)에 비해 90% 늘어난 금액이다. 야당 간사인 김교흥 의원(인천 서구갑)도 하반기 22억원, 연말 25억원을 확보했는데, 여당 의원실 관계자는 "적지 않은 수준"이라고 했다.

국정조사특위 여당 간사인 이만희 의원이 20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제9간담회실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2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전체회의 회의장을 찾아 김교흥 야당 간사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