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저녁 기온 차가 벌어지고 공기가 마르면 가장 먼저 반응하는 곳이 목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집계한 2021년 진료통계를 보면 한 해 급성 인두염으로 외래를 찾은 환자는 약 228만 명에 달했다. 같은 기간 급성 후두염·기관염 환자도 약 149만 명이었다. 급성 인두염은 외래 다빈도 상병 10위에 올라 있다.
병원까지 갈 정도는 아니라고 느끼는 사람들은 약국으로 간다. 뿌리는 인후스프레이와 입에 물고 녹여 먹는 인후염 트로키제가 대표적이다. 문제는 이 둘을 '목에 좋은 사탕'쯤으로 여기는 습관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사항을 뜯어보면 두 약은 성분도, 쓰임새도, 쓸 수 있는 기간도 다르다.
◆ 녹여 먹는 트로키제는 '사탕'이 아니라 소염진통제
약국 진열대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트로키제의 주성분은 플루르비프로펜이다. 아이큐비아가 올해 6월 내놓은 일반의약품 인덱스 조사에서 이 성분의 트로키제는 지수 92로 인후염 일반약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 제약업계가 추산한 국내 일반의약품 인후염 치료제 시장은 연 200억 원 규모이며, 이 가운데 스프레이 제형이 40억 원선이다.
플루르비프로펜은 이부프로펜과 같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 계열이다. 식약처 임상평가 정보에 따르면 복용 뒤 15분 안에 진통 효과가 나타난다. 빨리 듣는다는 것은 그만큼 약효가 분명한 약이라는 뜻이다. 목이 아플 때마다 집어먹을 물건이 아니다.
◆ 1회 1개, 3~6시간 간격, 하루 5개…그리고 '3일'
식약처 품목허가사항은 플루르비프로펜 트로키제의 용법을 촘촘하게 정해 놓았다. 1회 1개를 입에 넣고 천천히 녹이며, 다음 복용까지 3~6시간을 띄운다. 하루 최대 5개를 넘겨선 안 되고, 연속 복용 기간은 최대 3일로 제한된다. 사흘이 지나도 낫지 않으면 약을 늘릴 게 아니라 진료를 받으라는 게 허가사항의 취지다.
연령 제한도 있다. 12세 미만 어린이는 복용할 수 없고, 임신 후기 3개월 임부도 투여 금기다. 식약처 의약품 적정사용(DUR) 정보는 다른 NSAIDs와 함께 쓰면 위장관 출혈 위험이 커진다고 경고한다. 감기약으로 이부프로펜이나 나프록센을 처방받아 먹는 사람이 목이 아프다고 트로키제를 얹어 먹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식약처는 지난해 사용상 주의사항 변경 명령을 반영하지 않은 일부 트로키 제품 9개 제조번호를 회수 조치한 바 있다. 안전정보 표시를 빠뜨린 것이 이유였다. 포장에 적힌 주의 문구가 그만큼 가볍지 않다는 방증이다.
◆ 뿌리는 스프레이는 소독약…갑상선 환자는 피해야
인후스프레이의 주력 성분은 다르다. 상처에 바르는 '빨간약'으로 알려진 포비돈요오드, 그리고 구강 살균소독제 세틸피리디늄이 주로 쓰인다. 통증을 직접 가라앉히기보다 점막의 세균·바이러스를 줄이는 쪽이다.
식약처 허가사항상 포비돈요오드 인후스프레이의 농도는 0.45%다. 외용 소독약 10%의 20분의 1 이하 수준이다. 농도가 낮다고 안심할 수는 없다. 요오드가 몸에 흡수될 수 있어 갑상선 기능 이상 환자와 신부전 환자에게는 투여가 금지돼 있다. 소아 투여 제한도 있어 제품에 따라 2세 또는 6세 미만에게는 쓰지 않도록 돼 있다.
서울의 한 약국 약사는 "같은 브랜드의 요오드 용액도 질염, 인후통, 상처 등 용도에 따라 농도가 다르다"며 "자의적으로 희석해 쓰면 부작용을 부를 수 있고, 갑상선 기능 환자 등에게는 권하지 않는다"고 짚은 바 있다. 외용 빨간약을 물에 타 가글하는 식의 임시방편은 금물이라는 이야기다.
세틸피리디늄에 항염 성분 수용성아줄렌을 더한 복합 스프레이도 있다. 식약처 허가사항은 1회 3~4번 분사, 하루 3~5회 사용으로 정했다. 5~6일을 써도 나아지지 않으면 사용을 멈추고 진료를 받아야 한다.
◆ 스프레이도 '길어야 일주일'
스프레이 역시 오래 뿌릴수록 좋은 약이 아니다. 식약처 외용 분무제 주의사항은 포비돈요오드 제제를 일주일 넘게 써도 개선이 없으면 즉시 중단하도록 했다. 대한약사회의 일반의약품 복약상담 가이드도 인후스프레이는 일주일 이내 단기 사용을 권한다. 점막이 마르고 입안의 정상 세균총이 깨질 수 있어서다.
운전자라면 하나 더 챙길 게 있다. 식약처 첨가제 주의사항에 따르면 일부 인후스프레이는 에탄올을 함유해 분무 직후 음주측정에 감지될 수 있다.
◆ 아프면 진통, 번지지 않게 하려면 소독
그렇다면 어느 쪽을 골라야 할까. 경기도의 한 약사는 "모든 인후스프레이가 인후통에 쓰이는 것은 아니다"라며 "병원균 제거 효과가 뛰어난 제제와 항염·진통 효과가 있는 제제로 나뉜다"고 설명한 바 있다. 그는 "포비돈요오드나 세틸피리디늄은 병원 치료를 받으면서 점막에 추가 염증이 생기지 않도록 차단하는 목적"이라며 "통증이 심하면 벤지다민이나 디클로페낙 스프레이처럼 소염진통 성분을 권한다"고 했다.
약학계가 지적하는 흔한 오해도 있다. 트로키제를 씹거나 삼켜 버리면 약 성분이 목 점막에 머물지 못해 국소 진통 효과가 크게 떨어진다. 반대로 '입안에만 쓰는 약'이라고 전신 부작용이 없다고 믿는 것도 위험하다. 삼킨 NSAIDs나 점막으로 흡수된 요오드는 몸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세균 감염이나 고열이 동반되면 처방이 필요하다는 점도 전문의와 약학계가 한목소리로 강조한다.
목이 칼칼할 때 손이 가는 그 약, 사탕이 아니라 '3일짜리 진통제'이거나 '일주일짜리 소독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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