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북한군 포로의 한국 송환에 감사하는 서한을 보낸 것을 두고 더불어민주당이 "어느 나라 국회의원이냐"며 비판하자 "이재명 대통령이야말로 어느 나라 대통령이며, 민주당이야말로 어느 나라 정당인가"라고 맞받았다.
나경원 의원은 9일 오후 5시쯤 페이스북을 통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북한군 포로 송환 감사 서한을 보낸 것을 두고 민주당이 내게 '어느 나라 국회의원이냐'며 '선을 지키라'고 핏대를 세운다"며 "기가 막힌다"고 밝혔다.
앞서 나경원 의원은 이날 오전 8시 7분쯤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직접 감사 서한을 보내겠다고 예고했다. 북한군 포로 2명의 한국행을 허용한 우크라이나의 결정을 평가하면서, 정부가 박기창 주우크라이나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하기로 한 조치를 "우크라이나 홀대"라고 비판했다.
나경원 의원은 서한에서 "북한군 포로 리모씨와 백모씨의 자유 의사를 존중해 한국행을 허용한 젤렌스키 대통령의 대승적 결정을 환영하며 깊은 감사를 표한다"고 밝혔다. 또 러시아가 북한군 포로 2명을 돌려받는 대가로 억류 중인 우크라이나 국민 수천 명을 석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는 보도를 거론하며, 우크라이나가 포로들의 자유 의사를 존중한 점을 강조했다.
◆민주당 "자국 정부 비난하며 상대국 정상에 감사…선 지켜라"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반발했다.
전은수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우리 정부가 18년 만에 대사 소환이라는 최고 수준의 항의에 나선 바로 다음 날,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상대국 정상에게 감사 편지를 보내며 자국 정부를 비난한 것"이라며 "대체 어느 나라 국회의원이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측의 잇따른 한국 비판을 거론, "정부를 견제하고 비판하는 것이 야당의 역할이라 해도 선을 지키라"고 했다.
◆나경원 "넘어선 안 될 선 넘은 건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
이에 대해 나경원 의원은 오후 글에서 "MDL 선을 마음대로 넘어 지뢰를 매설하고 우리 장병을 해친 북한에는 한마디 못하면서 무슨 선을 운운하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이재명 민주당 정권은 대체 무슨 선을 지키고 있는 것인가. 평양의 선인가, 모스크바의 선인가"라며 "넘어선 안 될 선을 넘은 건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나경원 의원은 정부의 주우크라이나 대사 소환 조치가 향후 추가 북한군 포로의 한국행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재명 민주당 정권의 은혜를 원수로 갚는 적반하장식 패륜 외교는 당장 제2, 제3의 북한군 포로가 자유를 찾아 한국으로 올 수 있는 길을 스스로 원천 차단해 버리고 있다"고 했다.
이어 "자국민 수천 명을 되찾을 파격적 조건마저 포기하며 포로를 보내주었더니 대사 소환이라는 극단적 조치로 은혜를 원수로 갚는데, 이제 우크라이나가 뭐 하러 귀순을 돕고 포로 송환을 해주겠는가"라고 주장했다.
◆北포로 송환 공개 놓고 한·우크라 갈등은 진행형
정부는 전날인 8일 박기창 주우크라이나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하기로 결정했다. 한국 정부가 항의 차원에서 해외 주재 대사를 소환한 것은 2008년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에 반발해 주일대사를 불러들인 이후 18년 만이다.
갈등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지난 9월 유엔총회 연설에서 북한군 포로 2명의 한국 송환 사실을 공개하면서 불거졌다. 한국 정부는 양국이 송환 사실을 비공개하기로 합의했다고 주장했지만 우크라이나 측은 비밀 유지 방식에 대한 해석이 달랐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공식 해명과 사과를 요구해왔고, 조현 외교부 장관은 우크라이나 측에서 사과 취지의 메시지를 받았으나 정부가 기대한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나경원 의원은 "우크라이나가 대승적 결단으로 북한 포로 송환을 해줬으면 최소한 감사 인사라도 제대로 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정부가 그 최소한의 도리마저 안 하니 대한민국 국회의원으로서라도 나서서 해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했다.
이어 정부를 향해 "명분 없는 주우크라이나 대사 소환을 즉시 취소하라"며 "우크라이나를 향해 제대로 된 감사 인사를 다시 하라. 그것이 국격을 회복하고 제2, 제3의 북한군 송환의 길을 다시 여는 유일한 길"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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