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대법원장이 6일 국회 대법원 국정감사에서 "국회가 대법원장의 (대법관) 제청에 관여하는 것은 위헌"이라며 침묵을 깨고 작심(作心) 발언을 했다. 김기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조 대법원장에게 일반 증인으로 선서하고 증언하라고 요구했지만, 조 대법원장은 삼권분립과 사법 독립 원칙을 이유로 이를 거부했다.
조 대법원장은 헌법 104조를 들며 '대법관 제청권은 대법원장의 권한'이라고 조목조목 설명했다. 국회와 대통령이 대법원장의 제청권에 관여할 수 없다는 그의 주장은 '사법부 독립'이란 헌법 원칙을 상기(想起)시켰다. 또 비상계엄 당시 법원이 협조를 거부한 경위와 서부지법 사태 당시 대응까지 구체적으로 설명하며 여권이 제기한 의혹에 당당히 맞섰다.
민주당을 비롯한 여권 의원들의 질의 중에는 억지와 모욕(侮辱)에 가까운 것들이 많았다. 이성윤 민주당 의원은 대법원장 개인 업무추진비로 고가의 술을 구매한 것 아니냐고 몰아붙였다. 조 대법원장은 "술을 한 방울도 마시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망신을 주기 위한 허술한 의혹 제기였다. 손솔 진보당 의원의 "제2의 윤석열을 꿈꾸느냐"는 질문도 부적절했다. 헌법기관의 수장에게 정치적 낙인을 찍는 듯한 표현을 던지는 것이 과연 국민을 위한 질문인가. 비판은 얼마든지 할 수 있다. 그러나 인격을 겨냥한 모욕과 정치적 조롱(操弄)까지 국회의원의 권한으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
국회는 사법부를 견제할 수 있지만 사법부를 굴복(屈伏)시킬 권한은 없다. 국정감사는 큰소리와 모욕으로 상대를 몰아세우는 정치 공세의 무대가 아니다. 질문에는 근거가 있어야 하고, 비판에는 품격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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