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운동 트렌드를 살펴보면 '헬스'라는 말로 대표되는 웨이트 트레이닝의 단순함을 넘어 좀 더 역동적인 스포츠를 찾는 모습이다. 자신의 삶에 새로운 활력을 주는 요소로, 또는 자신의 한계를 계속 시험해 보기 위해 '센' 스포츠에 계속 도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송민재 대표가 말하는 주짓수의 매력
"주짓수는 쉽게, 오래, 즐겁게 할 수 있는 운동입니다."
송민재(33) 만재푸드 대표는 대구 출신 외식 사업가다. 한옥 카페 '맨션5', 산더미미성돼지국밥, 호암식당, 삼겹살 프랜차이즈 '만재네' 등을 운영한다. 만재네는 지점이 23개. 대구 외에도 대전, 동탄, 충주, 광주 등에서도 영업 중이다.
바쁜 만큼 더 중요해진 게 건강 관리. 아직 젊은 편이라 크게 무리가 없다지만 틈을 쪼개 운동한다. 1년 여 전부터 마음 맞는 사람들이 모여 신천변을 달린다. 매주 목요일 저녁에 만나 7~10㎞ 정도 뛴다. 주 2회 정도 오전에는 PT(퍼스널 트레이닝·일대일 맞춤 지도)를 받는다.
특히 송 대표가 관심을 쏟아온 운동은 주짓수. 8년 정도 됐다. 일주일에 3번 정도 '동성로 주짓수' 체육관에 간다. 사실 가게가 한창 늘어날 때는 바빠 못 가기도 했다. 그래도 그 정도로 오래 하는 게 쉽진 않다. 그만큼 주짓수를 배우는 재미에 푹 빠졌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는 "원래 운동을 좋아하고 격투 종목에 관심이 많았다. 마침 운영 중인 시내 매장에서도 체육관이 가까워 발을 디뎠다"며 "첫 6개월은 정신이 없었다. 매번 몸이 이리저리 날아다니고 졸림을 당했다. 그래도 재미있었다. 또 강해질 거라 생각하고 버텼다"고 했다.
내친 김에 같은 체육관에서 가르치는 킥복싱도 배웠다. 아마추어 종합격투기(MMA) 대회에도 출전했다. 전적은 6전 4승 2패. 정용준 동성로 주짓수 대표가 진행하는 아마추어 MMA 대회 'KMMA'도 후원 중이다. MMA 저변 확대에 도움이 되고 싶어 응한 일이다.
송 대표는 "MMA에선 타격을 잘한다고 이기는 게 아니다. 태클을 잘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 이기는 방법은 여러가지"라며 "그래서 MMA는 마치 사업 같다. 요식업에선 음식 잘하는 사람, 홍보 잘하는 사람이 다르고 누가 더 성공한다 얘기하기 어렵다"고 했다.
MMA도 재미있지만 오래 즐기긴 어렵다. 주짓수는 그렇지 않다. 남녀노소 모두, 크게 다치지 않고 오래 할 수 있어 더 매력적이란 게 송 대표의 설명. 그는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을 크게 바꾸지 않아도 가능한 운동이다. 크게 외상을 입을 일도 잘 없다. 게다가 도복이 멋있다"며 웃었다.
◆ 크로스핏에 푹 빠진 윤성대 원장
윤성대(43) 굳센병원 원장은 크로스핏 마니아다. 4년 전부터 시작한 크로스핏은 이제 기초 수준을 지도할 수 있는 크로스핏 레벨 1 자격증을 취득하는 수준이 됐다.
윤 원장이 크로스핏을 시작한 건 체력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질 때쯤이었다. 평소에도 운동을 즐겨하는 편이기는 했지만 병원 진료가 바빠지며 어느순간 운동을 등한시하는 자신을 발견했기 때문.
그는 "3층 병실 회진을 도는데 어느순간 숨이 차면서 환자들에게 치료에 대한 설명을 제대로 못했을 정도까지 체력이 줄어들어있더라"며 "우연히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보다가 크로스핏하는 모습을 보고 병원 인근 체육관을 찾게 됐다"고 말했다.
크로스핏은 하나의 과제를 여러 사람이 함께 수행하며 얻는 즐거움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윤 원장은 설명한다. 웨이트 트레이닝의 경우 개인이 고독하게 집중해야 해서 굉장한 정신력이 필요한 반면 크로스핏은 한 시간 동안 여러 사람이 어울리며 서로 응원하며 WOD(Workout Of the Day·매일 새롭게 제공되는 운동 프로그램)를 수행하는 과정이 상승 효과를 불러일으킨다는 장점이 있다.
윤 원장은 크로스핏을 하면서 체력에 자신감이 생겼다. 건강 상태가 나아지고 있다는 느낌도 확실히 받지만 소위 '에이징 커브'라 해서 나이가 들수록 체력이 떨어지는데 그게 미뤄지는 느낌을 확실히 받고 있다고.
부상 위험이 높지 않느냐는 걱정도 많이 듣는다. 하지만 실제로는 빈도가 높은 편은 아니라는 게 윤 원장의 설명이다. 농구가 시간당 6, 7건의 부상이 발생하고 달리기도 시간당 3건 이상이 발생하는 데 비해 크로스핏은 2건 안팎에 불과하다는 것.
최근에는 '하이록스'에도 도전하고 있다. 하이록스는 8가지 기능성운동과 1㎞달리기를 번갈아하며 기록을 재는 운동으로 최근 많은 운동 마니아들이 도전하고 있는 종목이다. 윤 원장도 최근 이 대회에 도전했다. 윤 원장은 "크로스핏이 여러 동작을 배움으로써 다양한 신체적 능력을 기르는 게 장점이라면 하이록스는 여기에 기록 경쟁까지 더해지며 또 다른 재미를 준다"고 구별하기도 했다.
◆ 취미를 넘어 프로 복서가 된 이진규 씨
지난달 13일 서울 관악구민종합체육센터에서 열린 KBF 웰터급 타이틀매치 결정전에서 20대 복서들을 꺾은 40대 복서가 화제가 됐다. 영남권투체육관 소속 이진규(40) 씨가 바로 그 주인공.
이 씨는 대구에서 학원 강사로 일하고 있던 중 복싱을 접하게 됐다. 처음에는 취미처럼 시작한 복싱이었지만 이 씨가 지금의 체육관을 선택한 이유가 "스파링을 많이 하는 분위기 때문"이라고 했을 만큼 어느순간부터 복싱에 푹 빠져버렸다.
복싱을 지도한 영남권투체육관의 이오형 관장과 심보석 트레이너는 이 씨의 장점을 성실함과 영리함에서 찾는다. 그도 그럴것이 카이스트를 졸업했을만큼 우수한 지능과 몸에 밴 성실함이 복싱에 그대로 적용되더라는 것.
이오형 관장은 "훈련이나 경기장면을 보면 권투를 지능적으로 하는 게 보인다"며 "여기에 생업도 줄이고 매일 훈련하는 성실성까지 더해지니 젊은 선수들을 꺾고 승리하는 게 가능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프로 복서 타이틀을 얻은 뒤 이 씨는 원래 일하던 학원 강사일을 줄이고 복싱에 좀 더 매진하고 있다. 생업을 잠시 뒤로 미룰 정도로 복싱이 어떤 매력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 씨는 "개인 운동 같지만 팀 단위로 돌아가는 데 대한 소속감, 훈련하며 배운 기술을 링 위에서 실현시켰을 때와 그 힘든 과정을 넘기고 나서 느끼는 쾌감"이라고 답했다.
가계는 아내인 김수정(41) 씨가 좀 더 맡고 있다. 이 씨의 초등학교 동창이기도 한 김 씨는 "어릴 때부터 지는 걸 싫어하고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성격이었다"며 "그게 복싱과 잘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도전할 때만해도 타이틀까지 딸 줄 몰랐다"는 이 씨는 아직도 아쉽다고 한다. 이 씨는 "계속 더 훈련하고 갈고 닦아 실력을 올리고 싶다"며 지금의 승리에 안주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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