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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가정폭력 신고 하루 1145건…평시보다 44%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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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추석 연휴 신고 8017건, 최근 5년 중 최다 나흘 연휴에 몰린 일정…통보식 조율이 부부싸움 불씨

추석 연휴 첫날인 24일 서울 경복궁이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국가유산청은 이달 24∼27일 나흘간 경복궁·창덕궁·덕수궁·창경궁 등 4대 궁과 종묘, 조선왕릉을 무료로 개방한다고 밝혔다. 다만 창덕궁 후원은 기존처럼 유료로 관람이 진행된다. 연합뉴스
추석 연휴 첫날인 24일 서울 경복궁이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국가유산청은 이달 24∼27일 나흘간 경복궁·창덕궁·덕수궁·창경궁 등 4대 궁과 종묘, 조선왕릉을 무료로 개방한다고 밝혔다. 다만 창덕궁 후원은 기존처럼 유료로 관람이 진행된다. 연합뉴스

추석 연휴 하루 평균 가정폭력 112 신고가 1천145건으로 연간 평균(793건)보다 44.4% 많았다. 경찰청이 국정감사를 앞두고 2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임호선·김준환 의원실에 제출한 명절 연휴 신고 현황에서다. 명절 갈등의 방아쇠는 청년이 듣는 취업·결혼 같은 추석 잔소리 하나가 아니다. 부모는 자녀의 재촉과 육아 훈수에, 자녀 부부는 "또 언제 오느냐"는 일정 강요에 각각 베인다. 나흘뿐인 올해 연휴는 그 양쪽을 한꺼번에 조인다.

◆ 지난해 추석 연휴 신고 8017건, 5년 중 최다

같은 자료를 보면 지난해 추석 연휴 7일간 접수된 가정폭력 신고는 8천17건이었다. 최근 5년 가운데 가장 많았다. 하루 평균으로는 4년 새 914건에서 1천145건으로 25.3% 늘었다.

신고의 처리 양상도 달라졌다. 경찰이 현장에서 상황을 정리하고 끝낸 비율은 12.9%로, 2022년 53.1%에서 40.2%포인트 떨어졌다. 그만큼 분리·입건으로 이어진 사건이 늘었다.

아이들도 그 자리에 있다. 김준환 의원실에 제출된 자료에서 지난해 추석 연휴 아동학대 112 신고는 690건으로 직전 연휴(400건)보다 72.5% 많았다. 하루 평균은 2023년 72건에서 99건으로 늘었다. 연휴 하루 평균 주취자 신고도 2021년 1천68건에서 지난해 1천364건으로 늘었다.

◆ 갈등 소재 1위는 '비교' 27.9%, 간섭 개선 요구 48.5%

피앰아이가 전국 성인 1천 명을 상대로 한 추석 연휴 인식 조사를 22일 공개했다. 응답자들은 개선할 명절 문화 1위로 친척의 사적인 간섭과 질문(48.5%)을 꼽았다. 가족 대화에서 갈등을 부르는 소재로는 형제·자매 등 타인과의 비교(27.9%)가 첫손에 꼽혔고 연봉 비교(26.6%)가 뒤를 이었다.

스트레스의 방향은 결혼 여부에 따라 갈린다. 사람인이 2023년 9월 내놓은 조사에서 기혼자가 명절에 가장 스트레스를 받는 대상 1위는 친인척이 아니라 배우자(36.2%)였다. 비혼자는 친인척(48%)을 꼽았다.

같은 조사에서 미혼층이 부담스러워하는 것이 질문이라면, 기혼 부부를 흔드는 것은 일정이다. 지난 2월 비에나래 등의 조사에서 돌싱 남성이 꼽은 명절 최대 부담 1위는 아내와의 일정 조율(30.5%)이었다. 듀오라이프컨설팅 조사에서는 기혼 여성 58.1%가 시댁 방문을 어렵고 불편한 일로 꼽았다.

◆ 부모도 상처받는다…60대 이상 67.5% "집에서 쉰다"

명절을 기다리는 쪽이 부모라는 통념도 흔들린다. 피앰아이 조사에서 60대 이상 응답자의 67.5%는 추석에 집에서 쉬겠다고 답했다. 자녀를 맞는 일보다 휴식을 택한 셈이다. 한국리서치가 지난 15일 발표한 조사에서는 30대의 64%가 이번 연휴에 친척을 만나지 않겠다고 했다.

자녀 부부가 부모에게서 가장 부담스러워하는 말은 "또 안 오느냐"는 일정 강요다. 여기에 살림과 육아를 향한 평가가 따라붙으면 갈등이 커진다는 분석이 가족 상담 현장에서 나온다. 반대로 부모 세대는 자녀가 도착 시간과 출발 시간을 일방적으로 통보할 때 소외감을 호소한다.

갈등은 연휴가 끝난 뒤 수치로 드러난다. 여성가족부가 지난 11일 여성긴급전화1366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명절 직후 가족 갈등 상담은 하루 평균 1천251건으로 평시(832건)보다 50.4% 많았다.

◆ "말버릇만 바꿔서는" 구조 문제 남는다

가족 상담 현장에서는 출발 전 부부가 먼저 순서와 체류 시간을 합의하고, 부모에게는 통보 대신 두세 가지 선택지를 제시하는 방식을 권한다. "언제 오느냐" 대신 "점심에 갈까, 저녁에 갈까"로 묻는 식이다.

다만 한계도 지적된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는 대화 방식을 다듬는 것만으로는 가사 분담 불균형과 제사 의무를 둘러싼 갈등을 풀기 어렵다고 본다. 노년·가족관계 상담 쪽에서는 정형화된 질문법이 사무적인 태도로 비쳐 부모 세대에게 더 큰 소외감을 준다는 우려도 나온다. 신고 증가 자체도 폭력이 늘어난 것인지, 신고 민감도가 높아진 것인지를 함께 봐야 한다는 진단이 경찰 안팎에서 제기된다.

여성가족부는 연휴 기간 가족상담전화 1577-4206을 정상 운영한다. 아이돌봄서비스는 휴일 50% 가산 없이 시간당 1만2천790원의 평일 요금을 적용한다. 경찰청의 명절 관계성 범죄 특별 치안 활동은 27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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