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고속도로 휴게소 운영 구조를 '카르텔'로 규정하며 반드시 청산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2일 낮 12시 55분쯤 X(엑스, 구 트위터)에 "우리 사회에는 극복해야 할 온갖 카르텔들이 남아 있다"며 "고속도로 휴게소 카르텔도 만만치 않지만 반드시 청산한다"고 적었다.
이어 "국민 여러분, 이용하기 즐거운 휴게소 곧 만나시게 될 것"이라며 "#국민주권정부는_합니다"라는 해시태그를 덧붙였다.
◆도로공사 퇴직자·운영사 얽힌 구조…감사서 특혜 정황 적발
이재명 대통령이 지목한 '휴게소 카르텔'은 단순히 음식값이 비싸다는 문제만을 뜻하지 않는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5월 한국도로공사 퇴직자 단체인 도성회와 도로공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감사에서 도성회 자회사의 휴게소 운영 참여, 수의계약 특혜, 입찰정보 유출 정황 등을 적발했다.
도성회는 1984년 설립된 도로공사 퇴직자 단체로, 자회사를 통해 휴게소 사업에 참여하면서 최근 10년간 연평균 약 8억8000만원의 배당금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상당액은 회원들의 생일축하금 등으로 지급됐다.
국토부는 도로공사와 퇴직자, 휴게소 운영사 사이에 수십 년간 굳어진 구조를 '카르텔'로 규정하고 수사·세무조사를 의뢰했다.
운영 구조 자체도 문제로 지적됐다.
기존에는 도로공사-중간 운영업체-입점업체로 이어지는 다단계 구조가 일반적이었는데, 입점업체가 운영업체에 내는 수수료율은 평균 33%, 최대 51%에 달했다. 도로공사가 받는 임대료까지 더해지면서 음식값 인상과 서비스 저하로 이어졌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李 "맛없는데 왜 비싸냐" 문제제기 뒤 감사·개편
이재명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 이후 고속도로 휴게소 문제를 여러 차례 직접 거론해왔다.
지난해 12월 국토교통부 업무보고에서는 휴게소 음식과 관련해 "맛이 없는데 왜 이렇게 비싸냐"는 취지로 문제를 제기했고, 이후 정부 감사와 운영구조 개편이 본격화됐다.
정부는 지난 7월부터 도로공사와 입점업체가 직접 계약하는 방식으로 구조를 단순화하고, 도로공사 퇴직자와 가족의 입찰 참여를 제한하는 개편안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8개 휴게소에서 24시간 편의점, 저가 커피, 청년 매장 등을 도입하고 직계약 방식을 시험한 뒤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경기지사 때는 '계곡 카르텔' 정비…불법시설 99.7% 철거
이재명 대통령의 이번 메시지는 경기지사 시절 추진했던 계곡 불법영업 정비를 떠올리게 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경기도지사 재임 당시인 2019년부터 계곡과 하천을 점유한 불법 음식점과 평상, 시설물 철거를 강하게 추진했다.
당시 경기도 계곡에서는 일부 업소가 하천 부지를 사실상 사유화하고 평상을 설치한 뒤 자릿세를 받거나 음식을 주문해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관행이 수십 년간 이어져 왔다.
경기도는 2019년 9월부터 2021년 7월까지 25개 시·군 234개 하천·계곡에서 1601개 업소의 불법 시설물 1만1727개를 적발했고, 이 가운데 1만1693개를 철거해 99.7%의 복구율을 기록했다.
자진철거에 응하지 않은 업소에는 행정대집행을 실시하고 철거 비용까지 징수했다. 이재명 당시 지사는 "일벌백계"를 언급하며 형사처벌과 강제철거까지 예고하기도 했다.
◆계곡은 '불법 점유', 휴게소는 '이권·수수료'…구조는 달라
물론 두 사안을 동일선상에 놓을 수는 없다. 계곡 정비는 하천을 불법 점유하고 영업하던 시설물을 행정력을 동원해 철거한 것이었다.
반면 휴게소 문제는 도로공사 퇴직자와 운영업체 사이의 특혜 의혹, 높은 수수료와 다단계 계약구조 등 제도와 시장 구조를 손보는 문제다.
다만 공통점은 있다. 수십 년 동안 이어져 관행처럼 굳어진 구조를 '카르텔' 또는 불공정으로 규정한 뒤 정부가 직접 개입해 구조 자체를 바꾸려 한다는 점이다.
경기지사 시절 계곡 불법영업 정비가 이재명 대통령의 대표적인 '공정 행정' 사례로 남았다면, 이번에는 국민이 자주 이용하는 고속도로 휴게소가 그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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