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이태수 논설위원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산업 재해'라는 말이 낯설지 않아 진지는 오래다. 1987년 이래 사회 민주화에 힘입어 이 문제는 봇물 터지듯 드러났다. 경제 성장의 이면엔 많은 노동자의 희생이 따랐다는 사실이 알려졌고,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라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경제 위기를 겪으면서 산업 재해 문제는 다시 악화의 길을 걷는 느낌이다. '회사가 망할 판인데 건강은 무엇이고, 안전은 무엇이냐'는 분위기 때문이기도 하다.

▲IMF 체제 이후 직업 환경 변화로 직장인들이 과로와 업무상 스트레스 등에 시달리면서 '스트레스성 직업병'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노동부에 따르면 1997년 이후 지난해 11월 현재 직업병으로 죽은 사람은 2천945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뇌혈관이나 심장 질환으로 사망한 경우가 전체의 53%인 1천547명이며, 신체 부담 작업·요통 등 근골격계 질환자도 1년 사이 3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망 원인의 1위를 차지한 뇌·심장 관계 질환은 98년 이후 2년 사이 2배 이상이나 늘어났다. 이들 사망자 중에는 건물·창고 관리직 등 용역서비스업 종사자들의 사망률이 상대적으로 높아 근무 환경 악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말해 준다. 또 계속적인 단순반복 작업으로 기계적인 스트레스가 신체에 누적돼 '죽음에 이르는 병'을 피하지 못하는 근로자들도 급증하는 추세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정확한 실태 파악이나 예방책은 초보 단계에도 못미치고 있어 실제로는 이보다도 심각한 상황이라고 봐야 한다. 노동부는 이 점을 인식하면서 전문의를 전국 지방노동청의 근로감독관으로 채용하고, 공중보건의를 산업안전보건연구원에 근무시키는 방안도 마련하는 중이라지만 한심하기 그지없다. 이 조치와 함께 근로자 스스로도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스트레스성 직업병은 결코 노동자 소수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생산과 유통·서비스가 이뤄지는 모든 산업현장의 노동자들이 이 피해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더구나 그 가족까지 염두에 둔다면 노동자의 건강은 곧 국민의 건강과 직결된다고 할 수 있다. 기업들이 이윤 추구에 급급한 현실에서 노동자의 건강을 지키는 일은 정부와 노동자 스스로가 먼저 감당해야겠지만 기업들의 인식의 전환도 따라야만 할 때가 아닐까.

이태수 논설위원

최신 기사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국민의힘은 9일 의원총회를 통해 윤석열 전 대통령의 정치적 복귀 주장에 명백히 반대하며, 내부 갈등을 중단하고 대통합을 선언하였다. 송언석 ...
미국-이란 전쟁의 장기화로 9일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고, 이는 3년 8개월 만에 발생한 일이다. 유가 급등은 원·달러 환율을...
SBS 시사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가 다룬 전남 여수의 생후 4개월 영아 학대 사망 사건에 대해 용인세브란스병원 이재현 교수가 의료 ...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공격으로 인해 인도네시아 선박 '무사파 2호'가 미사일에 맞아 침몰하면서 3명의 선원이 실종되었고, 이란의 공습에 대응..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