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90분간 정상회담을 했지만, 무역 휴전 2개월 연장 외에 인공지능(AI)·대만 등 핵심 현안에서 뚜렷한 합의를 내놓지 못했다.
시 주석은 미 동부시간으로 이날 오전 10시 7분 백악관에 도착해 낮 1시 29분 떠났다. 3시간 22분에 걸친 일정을 마친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좋은 회담을 했다"고 평가했지만, 대만과 AI 등 핵심 현안에 어떤 합의를 이뤘는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두 정상의 회담은 트럼프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에서 열렸으며, 시작 시 촬영이 허용됐을 뿐 모두 비공개로 진행됐다. 취재진이 대만, AI, 수감 중인 반중 언론인 지미 라이 등에 대해 논의했는지 질의했으나 두 정상 모두 답변하지 않았다.
의전은 최고 수준이었다. 시 주석 도착 직후 B-1 폭격기 2대가 시범 비행을 하고 예포가 발사됐으며 미 공군 군악대가 국가를 연주했다. 두 정상은 회담 후 백악관 남쪽 잔디밭을 산책하며 새로 완공된 헬기 이착륙장을 함께 둘러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 전용헬기 '마린원' 내부와 백악관 연회장 건설 현장도 직접 안내했다.
이번 회담은 시진핑 주석의 워싱턴 국빈 방문으로, 중국 지도자의 미국 국빈 방문은 2015년 이후 11년 만이다. 이번 방문은 2025년 10월 부산 회담, 2026년 5월 베이징 회담에 이은 세 번째 대면으로, 약 11개월 사이 세 차례 정상 회동이라는 이례적으로 빠른 외교 속도다.
실질 성과는 제한적이었다. 무역 분야에서는 양국 경제 수장이 미중 무역 휴전을 내년 1월 10일까지 연장하기로 합의했지만, 중국의 산업 보조금·지식재산권 침해·희토류 시장 독점 등 구조적 문제는 손대지 못했다. 첨단 기술 통제를 두고는 두 정상 사이에 시각차가 드러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AI 의제와 관련해 "이 문제를 현 상태 그대로 두고 싶다"고 밝혔다. 반면 시 주석은 사람이 AI 발전을 통제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미중이 충돌하지 않는 마지노선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대만 문제에서는 시 주석이 "미국이 '대만 독립'에 반대하는 올바른 입장을 견지하고 대만 문제를 신중히 처리하기 바란다"며 "국가 통일과 영토 완전성을 지키려는 중국의 입장은 매우 분명하다"고 밝혔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전했다. 미국 측의 구체적인 입장은 공개되지 않았다.
외신들은 의전과 실질 성과의 간극을 지적했다. 화려한 의전의 이면에서 무역·대만·AI 등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세계 최대 두 경제 대국 사이에서 해결된 것은 거의 없다는 평가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회담에 대해 "상징성은 강했지만 실질적 내용은 빈약했다"며 AI와 무역, 대만, 이란 전쟁 등 까다로운 현안에 돌파구가 마련됐다는 징후는 없다고 지적했다.
대니얼 러셀 전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이번 정상회담을 외교(diplomacy)와 오락(entertainment)을 합친 '디플로테인먼트'(diplotainment)라고 규정하며 "미중 관계의 심각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AP통신에 밝혔다.
미 의회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진 샤힌 상원 외교위원회 간사를 비롯한 민주당 상원의원 19명은 공동 성명에서 "오늘 정상회담은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첨단 AI 반도체와 제조 장비 판매를 허용해 미국의 AI 우위를 위협했다고 지적하며, 의회가 승인한 대만 무기 판매를 즉각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두 정상은 이날 저녁 국빈 만찬에도 참석했다. 만찬 참석자 명단에는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테슬라 최고경영자(CEO), 팀 쿡 애플 CEO,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샘 올트먼 오픈AI 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등 미국 주요 기술 기업 수장들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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