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3일 개봉한 영화 '암살자(들)'에 대한 비판론이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창작이라는 미명 하에 의도적으로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는 게 핵심인데, 영화 관계자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각계서 우려, 규탄 목소리
문제의 영화가 박정희 전 대통령을 음해하는 듯한 시선을 제기하면서 박 전 대통령의 고향인 대구경북(TK) 지역민들은 더욱 분개하고 있다.
정재화 사단법인 박정희대통령생가보존회 이사장은 "창작의 자유는 존중하지만, 이는 역사적 사실과 고인의 명예에 대한 책임이 따를 때 유효하다. 오늘의 상상이 내일의 역사적 사실로 굳어져선 안 된다"면서 "직접 반론할 수 없는 고인을 다루는 만큼 상상보다 사실이, 의혹보다 명확한 증거가 앞서야 한다"고 성토했다.
정 이사장은 아울러 ▷역사적 사실과 허구의 명확한 구분 ▷제기된 의혹에 대한 객관적 근거 공개 ▷고 박정희 대통령·육영수 여사 및 유가족 명예 존중 ▷영화 상영 즉각 중단 등 4개 항을 공식 요구했다.
지역 경제계 원로 노희찬 전 대구상의 회장은 "아무리 영화라고 하더라도 역사적 사실을 전제로 만들었어야 했다"며 "지나친 왜곡이 있어서는 안 된다. 진실을 사실대로 밝히고 잘못이 있다면 책임을 물어야 같은 일이 반복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적 목적 있나
문제의 영화가 보수 진영의 상징인 박 전 대통령에게 흠집을 내려는 정치적 목적까지 깔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도 강해지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과(過)도 적지 않지만, 세계 최빈국 수준이던 한국을 압축적 고속 성장 궤도에 올려 오늘날의 번영을 이끈 공(功)이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원배 육영수여사기념사업회 이사장은 "수사 및 재판 기록에 문세광이 조선총련 관계자에게 포섭돼 범행을 저지른 과정이 명백히 나타나 있다"며 이번 영화가 "사자 명예훼손과 정치적 목적을 담고 있다"고 분석했다.
문희갑 전 대구시장도 "박정희 전 대통령이 '가장 위대한 인물'로 평가받으니, 좌파 진영에서 시기와 질투를 느껴 계속 깎아내리려고 하고 있는 것"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피습 사건에 대한 북한의 시각을 그대로 답습한 영화라는 지적도 나왔다. 북한 고위급 외교관 출신인 태영호 전 국민의힘 의원은 매일신문에 북한 영화 '민족과 운명'에서 해당 사건을 묘사한 방식을 언급하며 '암살자(들)'이 이를 사실상 그대로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태 전 의원은 "1968년 김신조 청와대 습격사건(1·21 사태)이나 1983년 아웅산 묘역 테러사건 같은 사례들만 봐도 북한의 대통령 암살 시도들을 알 수 있지 않나"면서 "한반도 8천만 인구 중 북한 2천600만 명은 세뇌 교육으로 박 전 대통령이 육 여사를 살해한 걸로 알고 있다. 이것만으로도 대단한 비극인데, 북한의 주장과도 같은 음모론을 우리가 그대로 받아들여선 안 된다"고 했다.
◆학생들도 비판, 12세 관람가 적절한가
학생들로부터도 이번 영화에 대한 비판적 인식이 감지됐다. 심창섭 영남대 총학생회장은 "영화인 만큼 어느 정도 각색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전제하면서도 "실제 역사를 다루는 만큼 사실과 크게 다른 부분은 조심할 필요가 있다. 한쪽으로 편향된 내용의 영화를 제작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정윤하 경북대 사회과학대 학생회장도 "이번 역사 왜곡 논란을 접하며 큰 안타까움을 느꼈다. 영화 역시 대중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역사적 사실을 다룰 때에는 그에 걸맞은 엄숙한 책임감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동시에 '암살자(들)'이 12세 관람가로 책정된 탓에 보다 어린 청소년들이 무비판적으로 음모론을 받아들이고 왜곡된 역사관을 형성할 우려도 제기된다.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구미갑)은 "이 영화는 12세 관람가다. 사건의 실체와 사실관계를 정확히 알기 어려운 미래세대들도 이 영화를 보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한편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복심'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은 "진실을 이길 수 있는 거짓은 없다"며 관련 자료 공개를 예고했다. 유 의원은 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곧 너희들의 교활한 거짓이 얼마나 터무니없는 것인지를 온 세상이 알게 할 자료를 공개할 것"이라며, "판도라 상자를 열면 어떤 참혹함이 기다리고 있는지를 곧 알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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