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의 아민 나세르 최고경영자(CEO)가 세계 석유 공급 시스템이 한계에 다다랐으며, 떨어진 재고를 되돌리는 데 최대 2년이 걸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나세르 CEO는 5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에너지정보포럼에서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대면 연설에 나서 이같이 밝혔다. 로이터·블룸버그 통신이 전한 내용이다.
나세르 CEO는 "시스템은 이미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며 "세계가 공급을 위해 눈을 돌릴 수 있는 곳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공급 충격을 흡수할 완충 여력은 무서울 정도로 얇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호르무즈 해협이 완전히 재개방되고 시장의 신뢰가 회복될 때까지 석유시장의 압박이 심화할 것이라는 게 냉혹한 현실"이라며 "설령 그렇게 되더라도 수요를 충족시키면서 재고까지 다시 채우는 데는 최대 2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나세르 CEO는 이란전쟁 이후 약 30억 배럴의 석유 공급이 사라졌다고 추산했다. 이는 같은 기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통상 운송됐을 원유와 석유제품의 약 절반에 해당하는 양이다.
전쟁 발발 당시 전 세계 석유 재고는 약 100억 배럴이었다. 공급 부족을 메우기 위해 지금까지 비축유 10억 배럴 이상이 인출됐다. 현재 상업용 재고는 60억 배럴 미만으로 줄었으며, 대부분은 사실상 접근하기 어려운 물량이다. G7은 10월 2일 국제에너지기구(IEA)를 통해 비상 비축유 1억 배럴을 방출하기로 결정했으며, 나세르 CEO의 이날 발언은 그 직후 나왔다.
나세르 CEO는 모든 재고를 다시 채우는 건 향후 18개월 동안 하루 200만 배럴의 추가 수요가 발생하는 것에 맞먹는다고 설명했다. 세계 석유 수요는 하루 1억 배럴 수준이다.
나세르 CEO는 공급 부족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만의 문제가 아니라고도 지적했다. 아람코 시설을 포함한 육상 지역에 대한 광범위한 공격과 오만만, 홍해, 바브엘만데브 해협에서의 친이란 후티 반군 공격이 충격을 증폭시켰다는 설명이다. 그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동서 파이프라인이 없었다면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200달러까지 치솟았을 것이라고도 밝혔다.
나세르 CEO는 아람코가 최대 지속 생산 능력인 하루 1200만 배럴을 수일 내 가동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람코는 단일 수출 경로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대체 원유 수출 경로를 모색하고 있으며, 해외 저장시설 용량을 두 배에서 세 배로 늘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날 포럼에서는 다른 에너지 기업 수장들의 경고도 잇따랐다. 쿠웨이트 석유공사(KPC)의 셰이크 나와프 알샤바 CEO는 전쟁 여파로 부족한 정제유 규모가 하루 600만 배럴이라며 중동 걸프지역에서 막힌 물량을 만회할 전 세계 정제 능력이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미국 에너지 업체 코노필립스의 라이언 랜스 회장은 글로벌 석유 수요 회복에 2028년이나 2029년은 돼야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말레이시아 페트로나스의 텡쿠 무함마드 타우픽 CEO는 연말, 아마도 2027년까지도 공급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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