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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올해 두 번째 대구 무대…임윤찬만의 모차르트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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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수성아트피아서 '모차르트 순례' 첫 여정
소나타·환상곡에 담긴 모차르트의 밝고 어두운 면
특유의 해석으로 연주…허밍·땀 흘리며 곡 집중
객석 기립박수·환호…"함께 긴장하고 몰입한 시간"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지난 5일 대구 수성아트피아 대극장에서 리사이틀을 열었다. 수성아트피아 제공 ⓒKim Taehyeon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지난 5일 대구 수성아트피아 대극장에서 리사이틀을 열었다. 수성아트피아 제공 ⓒKim Taehyeon
지난 5일 오후 7시. 공연 시작까지는 30분이나 남았지만 수성아트피아 로비는 피아니스트 임윤찬의 연주를 기다리는 관객들로 북적였다. 최현정 기자
지난 5일 오후 7시. 공연 시작까지는 30분이나 남았지만 수성아트피아 로비는 피아니스트 임윤찬의 연주를 기다리는 관객들로 북적였다. 최현정 기자

지난 5일 오후 7시. 공연 시작까지는 30분이나 남았지만 수성아트피아 로비는 피아니스트 임윤찬의 연주를 기다리는 관객들로 북적였다. 대극장 1천100여 석은 일찌감치 매진됐다.

오후 7시30분. 기대할 틈도 길지 않았다. 무대에 등장한 임윤찬은 관객에게 인사한 뒤 곧바로 피아노 앞에 앉았고, 뜸들임 없이 타건을 쳤다. 관객들도 그를 따라 순식간에 모차르트의 세계로 들어갔다.

이번 리사이틀은 모차르트 탄생 270주년을 맞아 피아노 소나타와 환상곡으로 프로그램을 채웠다. 특히 임윤찬이 뉴욕 카네기홀과 런던 위그모어홀에서 선보일 예정인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전곡 사이클' 프로젝트의 첫 여정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1부에서는 '피아노 소나타 제1번 다장조'와 '피아노 소나타 제6번 라장조'를 연주했다.

유려한 선율은 부드럽게 흘려보내다가도 경쾌한 대목에서는 자유롭게 강약을 조절했다. 그러면서도 빠르게 지나가는 음 하나까지 또렷하게 살아있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건 음악의 변화에 따라 달라지는 움직임이었다. 희미하게 들리는 작은 음을 연주할 때 그는 몸을 피아노 가까이 숙였고, 빠르게 치닫는 구간에선 온몸을 사용했다. 움직임의 폭이 커질수록 음악의 감정적 대비 역시 선명하게 다가왔다.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지난 5일 대구 수성아트피아 대극장에서 리사이틀을 열었다. 수성아트피아 제공 ⓒKim Taehyeon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지난 5일 대구 수성아트피아 대극장에서 리사이틀을 열었다. 수성아트피아 제공 ⓒKim Taehyeon

인터미션 후 2부에서는 '환상곡 라단조'를 시작으로 '피아노 소나타 제12번 바장조', '피아노 소나타 제8번 가단조'를 차례로 들려줬다.

이날 유일하게 소나타가 아닌 환상곡에서는 흔히 모차르트 음악에서 떠올리는 우아하고 명랑한 분위기와 달리 우울과 불안이 교차했다. 음악의 흐름을 쉽게 예측하기 어려운 작품인 만큼 임윤찬 특유의 해석도 더욱 두드러졌다. 예상하지 못한 순간 호흡을 두고 다시 나아가는 등 예측불가한 매력이 있었다.

오페라글라스를 꺼내 들면 연주를 즐기는 그의 모습을 더 잘 볼 수 있다. 연주 도중 허밍을 하고, 음악에 동화된 듯한 표정을 짓다가 격정적인 대목에서는 땀을 흘리며 건반에 집중했다. 음악을 관객에게 보여준다기보다 자신이 먼저 그 안으로 들어가는 듯했다.

공연의 절정은 마지막 '피아노 소나타 제8번 가단조'였다. 모차르트의 단 두 곡뿐인 단조 소나타 중 하나로, 익숙한 선율을 지닌 이 작품은 모차르트가 구직의 어려움과 생활고를 겪고 어머니마저 세상을 떠난 시기에 탄생했다.

앞선 소나타들과는 분위기부터 달랐다. 어두운 에너지가 분출되며 불안과 긴장이 객석까지 밀려왔다. 2악장에서는 잠시 평온을 되찾는 듯했지만 3악장에 이르자 다시 긴장의 격랑으로 빠져들었다.

지난 5일 대구 수성아트피아 대극장에서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리사이틀을 마친 뒤 관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최현정 기자
지난 5일 대구 수성아트피아 대극장에서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리사이틀을 마친 뒤 관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최현정 기자
지난 5일 대구 수성아트피아 대극장에서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리사이틀을 마친 뒤 관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최현정 기자
지난 5일 대구 수성아트피아 대극장에서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리사이틀을 마친 뒤 관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최현정 기자

연주가 끝나고 객석에서는 기립박수와 환호가 이어졌다. 임윤찬은 여러 차례 무대로 나와 관객들에게 인사했다. 앙코르로는 이날 1부에서 들려준 '피아노 소나타 제1번 다장조' 3악장을 다시 연주하며 마무리했다.

어머니와 함께 공연을 찾은 장진아(28) 씨는 "임윤찬의 강렬한 에너지를 기대하고 왔다"라며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멈추는 등 자기만의 스타일로 곡을 해석하는 연주자라는 평가를 받는데, 확실히 그런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김희정(50대) 씨는 "본인 스스로 곡에 빠져드는 모습을 보면서 관객도 함께 긴장하고 빠져들게 된다. 늘 상상 그 이상의 감동이 있다"라며 "올해 대구를 두 번이나 찾았는데 앞으로도 자주 볼 수 있으면 너무 좋겠다"고 했다.

이날 공연은 입장 전부터 객석에 들어선 뒤까지 휴대전화 전원을 꺼달라는 안내가 여러 차례 이뤄졌고, 악장 사이 박수도 나오지 않는 등 안정적인 관람 환경도 이어졌다.

임윤찬은 올해 상반기 대구콘서트하우스에 이어 이번 수성아트피아 리사이틀까지 두 차례 대구 관객과 만났다.

임윤찬의 무대는 자신의 색깔을 관객에게 설명하는 공연이라기보다, 관객을 그 안으로 불러들이는 공연에 가까웠다. 다시 그의 연주를 공연장에서 만나고 싶게 만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지난 5일 대구 수성아트피아 대극장에서 리사이틀을 열었다. 수성아트피아 제공 ⓒKim Taehyeon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지난 5일 대구 수성아트피아 대극장에서 리사이틀을 열었다. 수성아트피아 제공 ⓒKim Taehy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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