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람이 반가운 세상

집근처에 공원이 있다. 가족이 함께 시간을 낼 수 있는 주말에는 어깨를 부딪치지 않고 걸을 수 없을만큼 사람들이 많다. 그다지 편히 쉴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니지만 그런대로 시민의 휴식공간 역할을 충분히 한다고 생각된다.그늘이 좋고 푸르름이 아쉬워서 찾아든 도시인들을 큰 품에 안아주니 정말고맙다.사람들이 제자리에서 제할일에 여념이 없는 평일에는 공원은 조용해진다. 그러기에 더욱 신선한 쉼터로 다가온다. 마음을 몹시 써야 하는 일을 끝냈을 때면 공원에 가고 싶어진다. 그렇지만 마음이 간다고 발걸음을 옮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아름다운 풍경을 마음껏 향유하지 못하는 이유가 좀 엉뚱하다.그곳이 걸핏하면 우범지대라 불리워지기 때문이다. 우리가 들어서, 특히 여성들이 들었을때 대단히 슬퍼지는 사건들이 일어났다고 전해 들어서이다. 모처럼 틈이 나서 나설까하면 겁부터 난다. 그러니까 한폭의 풍경화를 바라보듯할 수 밖에 없다.

숲속을 거닐며 무성한 잎새들이 사각거리는 소리를 듣거나 긴의자에 앉아서헝크러진 마음을 빗질할 기회는 좀체로 닿지 않는다.

혼자서도 공원을 거리낌없이 찾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으랴! 한두사람 서로지나치면 눈인사를 나누어도 조금도 무섭지 않고 의심스럽지 않은 그런 쉼터가 될 수는 없을까.

지하주차장에서 혹은 밤길 후미진 모퉁이에서 이러저러한 사건이 발생했다는보도를 듣지 않았으면 좋겠다. 치안부재라고 당국을 향해 눈흘길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더욱 좋겠다.

언제 어느곳에서라도 사람이 제일 반가운 세상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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